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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스토리가 아닌 세계관에 주목할 때 – 브런치
산타 클로스가 코카콜라에 처음 등장한 게 1920년도다. 브랜드=스토리텔링이라는 공식을 그만 놓아줄 때가 된지도 모르겠다. 브랜드 스토리텔링 실패 사례.
Source: brunch.co.kr
Date Published: 5/23/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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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이슈] 캐릭터와 브랜드의 시너지 효과 – 캐릭터 브랜딩 …
하지만 브랜드 캐릭터를 사용한다면, 기업이 원하는 브랜딩의 목표에 맞추어 그 캐릭터의 이미지를 형성 … 지역 마스코트의 실패원인은 무엇일까?
Source: www.jungle.co.kr
Date Published: 7/5/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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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조 캐릭터 시장②] “지속가능한 스토리가 곧 경쟁력” – 데일리안
신세계면세점도 ‘심삿갖’이라는 브랜드 캐릭터를 내놓았다. … 성공 사례 못지않게 실패 사례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대표적으로 캐릭터 마케팅 …
Source: m.dailian.co.kr
Date Published: 9/5/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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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2] 캐릭터를 활용한 국내외 브랜드 마케팅 사례
그러나 캐릭터를 활용한 브랜드 마케팅은 실패하는 경우도 많은데, 그것은 캐릭터 마케팅에 대한 선입견에서 비롯된다. 첫째, 캐릭터가 회사 또는 브랜드 …
Source: www.adic.or.kr
Date Published: 3/17/2022
View: 7428
[트렌드&이슈] 너도 나도 ‘캐릭터 상품’에 풍덩…성공 … – 데일리팝
하지만 이미 캐릭터 마케팅을 이용해 성공한 사례가 뚜렷하게 존재하는 탓인지, 현재 시장에는 수많은 캐릭터들이 생기고 실패하며 또 사라지고 있다.
Source: www.dailypop.kr
Date Published: 2/5/2022
View: 8810
[Special 2] 캐릭터를 활용한 국내외 브랜드 마케팅 사례
그러나 캐릭터를 활용한 브랜드 마케팅은 실패하는 경우도 많은데, 그것은 캐릭터 마케팅에 대한 선입견에서 비롯된다. 첫째, 캐릭터가 회사 또는 브랜드가 지향하는 …
Source: www.ad.co.kr
Date Published: 12/11/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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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에 대한 기사 평가 브랜드 캐릭터 실패
- Author: 노우티Know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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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ate Published: 2021. 8. 16.
- Video Url link: https://www.youtube.com/watch?v=N9fYpG9vLEY
브랜드, 스토리가 아닌 세계관에 주목할 때
산타 클로스가 나무 의자에 앉아 녹색 배경에서 탄산음료를 벌컥벌컥 마신다. 눈치챘겠지만 코카콜라 광고의 한 장면이다. 과거만 해도 탄산은 여름에만 소비하는 음료라는 인식이 강했다. 이를 타파하기 위해 코카콜라는 ‘산타 클로스’라는 겨울을 상징하는 캐릭터와 브랜드의 스토리를 엮었다. 이러한 접근은 소비자의 감성을 건드리는 데 성공했고 오늘날까지 브랜드=스토리텔링이라는 문법을 만드는데 크게 일조했다. 하지만 매일 새로운 스토리가 범람하는 오늘날 브랜드 스토리텔링 기법이 과거만큼 유효한지에는 의문이 든다. UGC {User-Generated Content}로 대변되는 새로운 소비자의 정체성은 더 이상 엉성하게 엮인 브랜드 스토리를 수동적으로 소비하지 않는다. 산타 클로스가 코카콜라에 처음 등장한 게 1920년도다. 브랜드=스토리텔링이라는 공식을 그만 놓아줄 때가 된지도 모르겠다.
브랜드 스토리텔링 실패 사례
1) 마몽드 토탈 솔루션
아모레퍼시픽의 화장품 브랜드 마몽드는 ‘토탈 솔루션’이라는 가치를 표현하기 위해 스토리텔링 기법을 활용했지만, 큰 실패를 맞았다. 총 5편의 광고가 시리즈로 제작되었고 소녀시대 ‘유리’가 모델이었다. 그런데 시리즈 중 ‘명품백’편이 문제가 되었다. 유리는 명품백을 사고 싶어 여러 가지 고민을 한다. ‘잠을 줄여 투잡을 한다’, ‘친구와 만남을 끊고 돈을 모은다’등을 떠올리지만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느낀다. 그러다 명품백을 갖는 방법으로 ‘남자 친구를 사귄다’를 떠올린다. 즉, 마몽드 토탈 솔루션 제품으로 다양한 피부 고민을 해결해 예뻐지면 남자 친구가 쉽게 생기고 명품백도 자연스레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스토리로 엮은 것이다. 당시 20대 여성들을 명품만 밝히는 이미지로 추락시킨 마몽드와 유리는 그간 쌓아온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스토리텔링의 안 좋은 사례인 마몽드 토탈 솔루션 광고
2) 프루덴셜 생명
KB금융의 생명보험사인 프루덴셜 생명의 광고 하나는 “10억을 받았습니다.”라는 문구로 시작한다. 남편이 갑작스레 사망한 한 가족에게 10억 원의 보험금이 지급된다는 스토리다. 이 광고는 실제 사연을 기초로 만들어졌지만 오해를 부르는 연출로 인해 여론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 가장 문제가 되었던 연출은 남편이 사망한 여성의 집에 프루덴셜 생명을 상징하는 남자 직원의 방문과 함께 “남편의 라이프플래너였던 이 사람, 이젠 우리 가족의 라이프 플래너입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연출된 씬이었다. 이러한 연출은 보는 이에게 부정적인 해석의 여지를 주었고, 이후 다양한 밈을 형성할 만큼 논란거리가 되었다.
문제가 된 프루덴셜 생명의 광고
두 브랜드의 스토리텔링에서 우리는 스토리라는 것 자체가 제작자의 의도와 전혀 다르게 해석될 여지가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만약 의도였다면 그건 더 큰 문제다). 그만큼 브랜드의 스토리텔링 기법은 꼭 필요할 때 정교하게 활용되면 좋지만 만약 오해의 여지가 생긴다면 그간 쌓아놓은 이미지에 막대한 타격을 입힌다. 지금부터는 브랜드 스토리텔링이 아닌 브랜드의 세계관에 주목해보고자 한다. 세계관을 말하기 전 우선 문학에서의 ‘핍진성’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브랜드와 핍진성
핍진성이란 문학에서 온 용어다. ‘그럴듯한’, 혹은 ‘있음 직한’이라는 개념의 연장선상에 있는 말이다. 진실과 거짓의 구분이 모호한 서사 예술에서 보는 이로 하여금 진실처럼 받아들일 수 있는 정도 혹은 장치를 나타내는 것을 뜻한다. 바꿔 말하면 특정 세계관에 스며들어 충분히 이해하는 정도라고 할 수 있다. 핍진성은 개연성과는 구별되는데 다음은 개연성에 대한 예시다.
반란은 중범죄다. 도모하기 위해서는 큰 결단이 필요하다.
> 반란을 모의하다 잡힌 사람은 큰 처벌을 받는다.
쓰레기를 버리면 경범죄에 속한다.
> 쓰레기를 버리다 걸리면 벌금을 문다.
두 예시 모두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데 상식처럼 여겨지는 것들이다. 이를 개연성이라고 하며 핍진성과는 구분된다. 지금부터는 예시를 통해 핍진성에 대해 알아보자.
자연을 모시고 사는 부족은 폭력을 싫어한다.
> 인간이 숲을 파괴한 행위에 자연을 모시는 종족은 크게 분노한다.
눈치챈 사람도 있겠지만 모노노케 히메의 예시다. 모노노케 히메의 세계는 현실에 존재하지 않지만 우리는 이 설정을 마치 사실처럼 받아들인다. 자연을 모시는 종족이 폭력적인 인간에게 갖는 분노에 대해 우리는 익히 배워왔기 때문이다. 아마존의 눈물 같은 다큐멘터리나 아메리카 원주민인 인디언의 이야기가 대표적이다.
숲을 파괴하는 인간과 자연을 모시는 부족 사이의 대립 구도에서 느껴지는 핍진성
즉, 모노노케 히메는 현실의 있음 직한 설정을 매개해 대중에게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다음 예시는 마블 유니버스의 시빌 워라는 작품이다.
이상주의자와 현실주의자는 서로 상반된 가치를 가진다.
> 슈퍼 히어로인 캡틴 아메리카(인간의 정의로움을 믿는 이상주의자)와 아이언맨(인간의 불완전성에 대한 통찰을 가진 현실주의자)은 서로 다른 입장 차이를 가진다.
특히 슈퍼 히어로물의 경우 핍진성이 결여될 시 감정 이입이 어려워진다. 하지만 시빌 워는 우리가 현실에서 자주 보는 이상주의자와 현실주의자의 갈등 구도를 통해 그럴싸한 핍진성을 만들어냈다. 나는 이 영화를 보고 주니어 시절 디자인 팀장(이상주의자)과 옆 팀 마케팅 팀장(현실주의자)의 갈등이 떠오르기도 했다.
서로 다른 철학이 빚는 갈등 구조로 만든 핍진성
이러한 핍진성은 현실과 동떨어진 세계관인 경우 더 적극적으로 활용된다. HBO에서 방영된 왕좌의 게임 같은 드라마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와 동떨어진 가상의 중세 시대를 배경으로 하지만, 현실적인 인간 군상과 그들이 엮어내는 갈등 구조를 통해 높은 핍진성을 만들었다. 반대로 지극히 현실적인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몰입이 안 되는 작품이 있다면 핍진성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오늘의 주제인 브랜드에도 핍진성이라는 게 존재한다.
브랜드와 핍진성
브랜드나 서비스가 세상에 막 출시했다면 소비자에게 받아들여질 현실감 있는 맥락이 필요하다. 이 맥락은 브랜드가 지탱할 수 있는 뼈대 역할을 한다. 만약 기존에 없던 새로운 가치나 형태라면 다른 영역에서 사용되는 유사 맥락을 빌려와 소비자의 이해를 돕는 것이 도움이 된다. 과거 Head of Design으로 재직했던 신선 식재료 브랜드 정육각은 “신선한 육류”라는 가치를 표방했다. 당시만 해도 “신선함”이라는 가치는 주로 채소에 사용했지 육류에는 잘 사용하지 않았다. ‘육질이 부드럽다’처럼 식감에 관련된 가치가 주를 이루었다. 때문에 육류에도 신선함이 필요한 이유에 대한 브랜드 차원의 설득작업이 부단히 필요했다. 다음 예시는 신선한 육류를 표현하기 위해 {갓 잡은 돼지고기 맛}이라는 문장으로 만든 광고 소재다. 이는 ‘갓 지은 쌀’ 같이 다른 영역에서 사용되는 맥락을 빌려, 보는 이의 이해를 높이고자 한 것이다.
신선한 육류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제작된 광고 소재
다음은 당시 육류 광고에서는 잘 사용하지 않던 디자인 기법인 누끼 컷을 활용해 가볍고 신선한 인상을 주고자 했던 삼겹살데이 이벤트 광고의 모습이다.
새벽 배송 시대를 연 마켓컬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다음은 동아 비즈니스 리뷰의 마켓컬리와 관련한 아티클 중 일부다.
“진짜 내일 아침에 배송이 와요? 이거 사기 아니에요? 업체 이름도 처음 들어봐요. 아무래도 이상한데…” 2015년 5월 말, 마켓컬리가 서비스를 시작하자 한 30대 여성은 의심 가득한 목소리로 전화를 걸어 이렇게 따져 물었다. 유기농 채소를 소량으로 산지에서 직접 가져와 하루 만에 소비자의 집 현관문 앞까지 가져다준다는 발상은 이런 의심까지 불러일으켰다. 그들이 배달하는 채소보다 더 신선한 발상이었지만 현실에는 난관이 가득했다. 신선식품은 본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콜드체인’을 갖춰야 한다. 사소한 문제만 생겨도 식품의 질이나 안전성 논란이 생길 수 있다….
눈부신 성장을 이뤄낸 마켓컬리 역시 처음에는 밤 11시까지 주문하면 다음날 아침 7시 이전 배송하는 ‘샛별 배송’이나 상품 입고부터 배송까지 유통 전반을 일정 온도로 유지하는 ‘풀 콜드체인(Full Cold-Chain)’에 대한 부단한 설득 과정이 필요했다.
박스에서 냉기가 올라오는 풀 콜드 샛별 배송 광고
풀 콜드 체인 광고
비대면 세탁 서비스 런드리고가 세상에 막 출시했을 때 나는 반신 반의 했었다. 빨래를 하고 널어서 말린 후 개서 집 앞에 가져다주는 것이 클릭 한 번으로 가능한 것에 대한 신뢰도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과연 세탁기로 돌리는 것만큼 깨끗할까?, 없어지는 빨래는 없을까? 다른 사람 빨래랑 섞이지는 않을까? 하는 고민들이 생겼다. 하지만 앱 설치 후 나한테 맞는 요금제를 선택하고, 세탁물 수거를 위한 ‘런드렛’이라는 거대한 옷장 같은 것이 집 앞에 배달되자 조금씩 현실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런드렛이 가지는 옷장이라는 메타포가 비대면 세탁 서비스에 대한 핍진성을 부여한 큰 요인이 된 것이다.
런드렛(=옷장)을 통해 핍진성을 부여한 런드리고
런드렛 안에는 물빨래를 위한 세탁망과 신발주머니, 이불 팩, 드라이를 위한 옷걸이 등이 준비되어있었다. 이러한 구성이 나한테는 매우 현실감 있게 다가왔다. 밤 11시 전 앱을 통해 수거 신청을 하니 그날 밤 12시쯤 수거했다는 알림을 받았다. 밖에 나가보니 런드렛은 없었고 다음날 깨끗이 세탁된 빨래를 받을 수 있었다.
나는 런드리고를 사용하기 전 웹에서 한 장의 이미지를 먼저 접했다. 자동화 공장 같은 곳에 빨래가 널려있는 모습이었다(런드리고는 이를 스마트팩토리라고 한다). 한 장의 사진을 통해 런드리고라는 서비스에 현실감을 더할 수 있었는데, 알리바바나 아마존 같은 기업들의 물류 자동화 현장에서 익히 봐온 풍경이었기 때문이다. 적어도 나에게는 브랜드 스토리가 빽빽이 적힌 브로슈어보다 이 한 장의 이미지가 더 효과적인 설명법이었던 셈이다.
런드리고의 핍진성을 높여준 한 장의 이미지
핵심 사용자들이 만드는 브랜드 세계관
글 서두에 나는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일방적으로 주입하는 스토리 텔링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구축된 세계관에 집중하자고 말한 바 있다. 그렇다면 브랜드의 세계관은 누가 만드는 것일까. 바로 브랜드에 충성도가 높고 문화로써 향유하는 핵심 사용 집단이다.
할리 데이비슨을 상징하는 마초 집단과, 베스파를 상징하는 모드족
위 예시는 ‘오토바이’라는 같은 계열 상품이지만 브랜드 별 핵심 사용자를 상징하는 집단이 매우 다른 이미지를 가진 것을 알 수 있다. 좌측은 할리 데이비슨을 상징하는 마초의 전형적인 모습이고, 우측은 베스파를 상징하는 모드족의 모습이다. 하지만 할리 데이비슨이나 베스파를 이용하는 모든 사용자가 저런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은 당연히 아니다. 단지 해당 브랜드에서 열성적으로 문화를 만들어가는 특정 집단을 확대해서 대상화한 것일 뿐이다. 그럼에도 이들이 중요한 것은 핵심 사용자의 이미지가 브랜드의 세계관을 직접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베스파의 핵심 사용자인 모드족은 주로 YOLO {You Live Only Once}를 실천하는 젊은 노동 계급이다. 이들은 힘들게 번 돈으로 고가의 이태리 슈트를 구입하고 베스파를 멋으로 타고 다닌다. 하지만 베스파를 타다 보면 먼지 때문에 비싼 슈트가 오염되자 이를 방어하기 위해 m-65 피쉬테일을 걸치게 되었다. 이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에서 ‘삶이 힘들어도 단정한 모습을 지향하는’ 그들의 가치를 엿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가치는 베스파라는 브랜드에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여기에는 브랜드에게 일방적으로 스토리를 주입받는 수동성 대신 한 발 떨어져 브랜드의 핵심 사용자로 대변되는 세계관을 관조하는 느슨한 능동성이 존재한다.
[부록 1 – 세계관과 배타성]핵심 사용자들이 문화를 형성해가는 브랜드들은 세계관이 강한 만큼 그들만의 배타성을 가진다. 다음 사진은 내가 아디다스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풀 착장 한 날의 모습이다. 만약 이런 모습으로 대기업 프레젠테이션 자리에 들어갈 수 있을까? 할 수야 있겠지만 성의가 없는 사람으로 낙인찍힐 확률이 높다. 하지만 장소가 힙합 페스티벌이라면 어떨까? 아마도 매우 잘 어울릴 것이다. 이처럼 세계관이 확실한 브랜드들은 배타성 역시 강하다. 바꿔 말하면 브랜드의 세계관을 수용할 수 있는 자리나 환경 역시 한정적이라는 말이기도 하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아디다스로 코디한 날
[부록 2 – 파타고니아 핵심 사용자 인터뷰]아웃도어 제품을 생산하는 파타고니아는 유독 고객 충성도가 높은 브랜드 중 하나다. 이를 잘 나타내는 캠페인이 2011년에 있었다.
2011년 블랙프라이데이 때 파타고니아는 <뉴욕타임스>에 “Don’t Buy This Jacket”이라는 광고를 걸었다. 자신들의 제품이 꼭 필요하지 않다면 환경을 위해 구매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는 당시 SPA 브랜드가 내세우던 가치와 완벽히 역행하는 메시지였다. 놀랍게도 해당 광고 후 파타고니아 매출은 수직 상승했다.
Don’t Buy This jacket
나는 문득 파타고니아를 소비하는 핵심 사용자들은 어떤 기호를 가졌길래 이런 광고에 열광할까 하는 궁금증이 일었다. 그러다 우연히 플리스나 피시 티셔츠를 즐겨 입고 파타고니아 제품을 매달 구매하는 지인 한 명을 심층 인터뷰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그는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30대 중반 남성이며 미니멀리즘적인 삶을 지향한다. 인터뷰를 통해 알게 된 그의 기호를 *세분화했더니 다음과 같았다.
미니멀리즘적인 삶을 지향하는 30대 남자. 그는 최소한의 물건만 가지려 주기적으로 물건을 버린다. 옷걸이에도 최소한의 옷만 걸려있고 옷걸이를 늘리지 않는다. 약 10년 동안 인테리어 디자인을 하고 있다. 서울에 있는 4년제 대학을 졸업했지만 인테리어 디자인을 전공하지는 않았다. 심리학을 전공했다.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카메라는 없다. 대신 사진 촬영은 아이폰으로 한다. 서울의 성수동에서 24평 전세에 거주 중이다. 고양이를 키우는 집사다. 차는 없고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환경에 관심이 많다. 플라스틱 용기를 가급적 사용하지 않는다. SPA보다는 값이 더 나가는 기능성 브랜드를 선호한다. 이성애자지만 LGBTQ를 지지한다. 퀴어 퍼레이드에 참여해 본 경험이 있다. 결혼은 했지만 아이 생각은 없다. 아내는 10살 연상이다. 채식을 선호하고 술은 잘 마시지 않는다. 최근 샐러드 배달 서비스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커피에 심각하게 중독되어 있다. 스타벅스보다 블루보틀을 좋아한다. 일회용 컵은 사용하지 않고 테이크아웃 시 커피를 보온병에 담아달라고 한다. 2년째 실천 중이라고 한다. 한 달에 한번 독서 모임에 나간다. 자기 계발서보다는 인문학을 선호한다. 그의 휴대폰에는 여행, 일본어, 사진 필터와 관련된 앱이 잔뜩 깔려있다. 주기적으로 아이폰 사진들을 클라우드로 백업한다. 이것도 디지털 다이어트 즉, 미니멀리즘에 포함된다고 한다.
*세분화/세그멘테이션{Segmentation}
마케팅 용어로 ‘세분화’라는 뜻. 줄여서 Seg.라고도 쓴다. 크게 인구 통계적(연령, 성별, 가족수, 소득, 직업 등), 지리적(나라, 지역, 주, 도시 등), 심리 묘사적(가치와 라이프스타일, 사회계층, 개성 등), 행동적(제품에 대한 태도, 사용률, 충성도, 추구하는 혜택 등) 세분화가 있으며 이를 모두 활용하는 복합적 세분화도 있다.
인터뷰를 마친 뒤 그와 함께 커피를 마시며 “파타고니아를 의인화하면 어떤 사람일 것 같아요?”라고 물었다. 그랬더니 그는 다음과 같이 답했다. 그리고 미래에 꿈꾸는 중년 이미지와 자신이 의인화한 파타고니아가 닮은 구석이 있다고 덧붙였다.
자연을 정말 사랑하는 사람. 클라이밍, 서핑, 스키 등의 전문가. 활동적인 사람. 정직함을 최고의 가치로 여긴다. 인위적인 것을 극도로 싫어한다. 흰머리가 생겨도 염색하지 않는 사람. 외골수 기질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철학가.
파타고니아 창립자 이본 쉬나드
브랜드, 스토리텔링이 아닌 세계관에 주목할 때 (끝)
참고 자료
[디자인 이슈] 캐릭터와 브랜드의 시너지 효과 – 캐릭터 브랜딩 성공사례
컬쳐 | 리뷰
2021-12-02
최근 기업들 사이에서 캐릭터를 활용한 브랜딩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캐릭터 브랜딩이란, 기업을 대표하는 캐릭터를 활용하여 기업의 이미지를 알리고 상품을 홍보하는 브랜딩 방법을 말한다.
던킨과 EBS 캐릭터 ‘펭수’의 콜라보레이션
신협은행의 ‘어부바’캐릭터
기업은 캐릭터를 통해 친근한 브랜드 이미지를 형성하게되고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수 있으며, 잠재 고객들의 범위까지도 확장이 가능하게 한다. 보통의 광고나 캠페인에는 유명연예인들을 모델로 쓰는 경우가 많지만, 비용에 대한 부담과 브랜드와 모델의 이미지가 부합해야 하기 때문에 제한적인 부분이 많다.
하지만 브랜드 캐릭터를 사용한다면, 기업이 원하는 브랜딩의 목표에 맞추어 그 캐릭터의 이미지를 형성하고 자유자제로 통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다 효과적이고 계획적인 브랜딩이 가능하다.
에쓰오일 캐릭터 ‘구도일’
최근에는 캐릭터를 이용해 콜라보한 상품도 많이 볼 수 있다. 바로 신선하고 독특한 콜라보레이션으로 고객들의 감성을 자극해 상품을 사고 싶게 만드는 것. 브랜드에 생기를 불어넣어 고객의 관심을 새롭게 이끌어내는 것. 이것이 캐릭터 콜라보의 경쟁력이다. 이처럼 콜라보를 통해 고객의 소유욕을 자극하여 매출까지 상승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브랜드 캐릭터 개발 효과이다.
카카오프렌즈 x 더페이스샵 콜라보레이션 제품
캐릭터 브랜딩 성공사례들을 통해 캐릭터와 브랜드의 시너지효과를 알아보고자 한다.
# 뉴트로를 활용한 캐릭터
소주 캐릭터하면 진로 두꺼비를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다. 1924년 진로의 첫 등장부터 꾸준히 두꺼비를 활용했던 하이트진로에서 ‘참이슬’을 출시하며 두꺼비 캐릭터의 영향력은 점차 잃어갔지만, 다시 ‘진로이즈백’을 출시하며 두꺼비 캐릭터를 활용해 여러 브랜드와 콜라보레이션을 펼치며 브랜드의 인지도를 빠르게 구축해나갔다.
하이트진로 캐릭터 ‘두꺼비’와 굿즈
이것은 뉴트로를 통한 MZ세대의 옛감성을 자극하여 새롭고 흥미있게 느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것이 바로 캐릭터 브랜딩의 성공사례라고 볼 수 있다.
뉴트로를 활용한 캐릭터 브랜드들의 특징은 모두 레트로라는 컨셉에 맞추어 다양한 굿즈와 상품들로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해 열풍을 이끌었다는 점이다.
대한제분의 ‘곰표’ 캐릭터
오비맥주의 ‘랄라베어’ 캐릭터
장기화된 코로나로 인해 ‘집콕’과 ‘혼술’을 겨냥한 슬기로운 집콕생활이라는 컨셉을 가지고 랄라베어 캐릭터를 활용해 다양한 굿즈를 선보인 오비맥주 역시 소비자의 소비욕구를 자극했다. 시기와 상황에 알맞은 굿즈 제품은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다.
기업들이 지향하는 가치와 컨셉에 맞게 굿즈를 제작하는 경향도 보인다.
당근마켓 캐릭터 ‘당근이’가 그려진 쇼핑백
중고 직거래의 불편한 점을 줄이고 실용적이고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당근마켓의 직거래 쇼핑백 굿즈는, 당근마켓만의 눈에띄는 색감과 캐릭터를 활용하여 직거래 당사자들로 하여금 쉽고 빠르게 거래를 진행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렇듯 캐릭터 브랜딩은 어떠한 목적을 가지고 어떻게 굿즈를 만들것인가 역시 중요한 고려사항이다.
# 이모티콘 활용사례
오프라인 굿즈 이외에도 온라인 소통수단으로서의 캐릭터 또한 열풍이다. 캐릭터를 활용해 자신의 감정을 보다 풍부하게 대신 표현해주는 캐릭터에 매력을 느낀다는 것이다. 카카오톡 메신저의 사용고객을 대상으로 연구조사결과, 이모티콘을 구매한 적이 있다는 고객은 전체 2000명중 80프로나 차지한 만큼, 이모티콘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카카오톡 이모티콘 ‘카카오프렌즈’
# 브랜드 이미지를 상승시킨 사례
딱딱해보이는 브랜드의 이미지도 캐릭터를 활용한다면 부드럽고 친근한 이미지로 전환이 가능하다.
에쓰오일의 ‘구도일’캐릭터
에쓰오일의 구도일은 좋은기름을 뜻하는 ‘Good oil’에서 이름을 따왔으며 좋은기름을 실체화하여 기름방울 형태를 표현한 캐릭터이다. ‘주유’라는 딱딱한 브랜드의 이미지에 ‘기름방울’ 이라는 소재를 활용해 귀엽고 둥근 캐릭터로 탄생한 에쓰오일의 ‘구도일’ 캐릭터는 소비자들에게 친근한 이미지로 각인되었다. 에쓰오일은 구도일 캐릭터로 대한민국 브랜드 대상 수상에 일조했고, 다양한 매체와 온오프라인 브랜딩으로 꾸준한 인지도를 올렸다.
이외에도 금융기업의 딱딱한 이미지에 캐릭터를 활용해 신뢰감있고 친근한 이미지로 전환시킨 사례도 있다.
신한카드 ‘판귄’캐릭터
신협은행 ‘어부바’ 캐릭터 영상 이미지
다소 어려운 브랜드의 이미지를 귀여운 결과물로 대중들이 공감할 수 있는 브랜드 이미지를 만든 사례등도 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캐릭터 ‘이음이와 마음이’
# 지역 마스코트 브랜딩 사례
우리나라 각각의 지역에서도 지자체의 홍보와 이미지 제고를 위해 각 지역의 고유 특징들을 마스코트에 담아내어 효과적인 홍보활동을 진행중이다. 하지만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의 마스코트 존재를 모르는 경우도 다수 존재한다. 지역 마스코트의 실패원인은 무엇일까?
성공하는 지역의 마스코트는 개발하고 일시적으로 노출하는데에 그치지않고 지속적으로 관리를 하며 노출시키기위해 노력한다. 일시적인 노출은 그 당시에만 많은 이목을 끌 수 있어도, 그 기간이 오래가지 못하여 결국 시민은 자신의 지역의 캐릭터에 대한 존재 조차 알지 못하게 된다.
부산을 대표하는 상징물 갈매기 캐릭터 ‘갈매’는 온라인 오프라인에서 다양하게 활동중이다.
인천을 상징하는 등대와 천연기념물 점박이 물범을 소재로한 캐릭터 ‘등대를 사랑하는 점박이물범친구들’의 다양한 굿즈와 체험존
# 캐릭터의 콜라보레이션
최근 MZ세대를 공략하는 이색 콜라보레이션 마케팅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콜라보레이션 브랜딩은 MZ세대가 상품을 구매할 때 재미를 중요시하는 소비자인 ‘펀슈머(Fun+Consumer)를 고려하여 이색적이고 재미있는 협업 마케팅을 진행하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브랜드의 정체성과 속성에 잘 맞는 제휴업체를 선정할 수 있어야한다. 각자의 특성과 장점을 살려서 새로운 제품으로 이목을 끄는 것이 성공적인 콜라보레이션 마케팅이라고 할 수 있다.
‘곰표’와 ‘말표’의 개별 콜라보레이션 제품들
토니모리x 불닭볶음면 콜라보레이션
캐릭터를 통해 고객들의 선호도와 충성도를 높이기 위해선 단순히 귀엽고 예쁘기만 하기보다 브랜드의 스토리를 잘 담아내야한다. 브랜드가 무엇을 추구하고자 하는것인지, 캐릭터 개발을 통해 어떠한 이미지를 담아내려고 하는것인지 파악해야한다. 성공적인 캐릭터 브랜딩이란, 결국 고객들의 감성을 자극하고 공감을 이끌어 내어 브랜드와의 교감을 형성할 수 있어야 한다.
글_ 김수연 취재기자([email protected])
두꺼비, 곰, 피자 도우까지…브랜드 캐릭터 쏟아지는 이유
28일 오후 6시 유튜브에서 피자 가게가 오픈했다. 가게 이름은 ‘도미노피자 유튜브점’. 주문을 받고 피자를 배달해 주는 곳이 아니라 도미노피자 캐릭터가 BJ로 등장해 브랜드 소식을 알리고 소비자와 소통하는 공간이다.
최근 들어 유통업계 브랜드 사이에 자체 캐릭터 열풍이 불고 있다. 연예인·모델 등 유명인이 아닌 귀여운 캐릭터로 이용자에게 친숙하게 다가가면서 인지도나 호감도를 높이는 전략이다. 가격 대비 성능(가성비)이 높은 마케팅 전략이자 소비 과정에서 재미를 추구하는 ‘펀슈머'(fun+consumer)를 공략하려는 시도인데, 치밀한 전략 없이 캐릭터를 쏟아내는 것만으로는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28일 도미노피자에 따르면 피자 업계 최초의 자체 캐릭터인 ‘도디’가 진행하는 도미노피자 유튜브는 점장인 도디가 도미노피자 메뉴를 재미있게 소개하는 식으로 운영된다. 매월 첫째, 셋째 주 금요일마다 신규 콘텐츠가 등록될 예정이다. 도디는 피자 도우를 연상시키는 하얗고 동그란 얼굴에 큰 손을 가진 모습을 하고 있는데, 도미노피자가 설정한 콘셉트는 ‘만능 재주꾼’이다.
외식업계의 자체 캐릭터 개발은 활발히 진행 중이다. 패밀리 레스토랑 브랜드 애슐리는 시즌별 대표 식자재인 치즈, 딸기, 마늘, 새우 등을 모티브로 4종의 캐릭터를 만들었다. 4개 캐릭터가 음식이 가득한 섬에서 겪는 다양한 이야기를 소개한다는 계획이다. 설렁탕 브랜드인 한촌설렁탕은 브랜드 로고인 도깨비를 형상화한 캐릭터를, 차돌박이 전문 브랜드 이차돌은 차돌박이, 쫄면, 육회 등 대표 메뉴를 캐릭터화한 ‘이차돌 프렌즈’로 이모티콘을 만들거나 인형, 손난로 등 굿즈(Goodsㆍ기획상품)를 팔기도 했다.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하곤 있지만 지금까지 성공적으로 평가 받는 경우는 하이트진로의 두꺼비, 오비맥주 곰 캐릭터 ‘랄라베어’ 정도다. 캐릭터를 활용한 굿즈는 완판 행진을 보였고 패션 브랜드 등 다른 산업과의 협업도 활발하다.
두 성공 사례의 공통점을 찾자면 1970~80년대 브랜드 탄생부터 함께한 대표 마스코트가 버티고 있다는 점이다. 수십 년 동안 소비자들에게 각인돼 있어 캐릭터만 봐도 브랜드가 떠오르는 직관성이 높다. 중장년층에게는 향수를, 젊은이에게는 뉴트로로 다가가는 효과도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1952년 처음 출시된 대한제분 ‘곰표 밀가루’의 백곰 캐릭터를 활용해 최근 CU가 내놓은 맥주 신제품이 인기를 끈 것도 캐릭터의 높은 인지도가 확보됐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반면 최근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콘셉트를 잡는 수준일 뿐 구체적인 소구 전략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도미노피자의 도디를 활용한 유튜브 콘텐츠에 대해 회사 측은 “사람이 도디 인형탈을 쓰고 진행하게 되며 고객과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보이는 라디오, 브이로그(일상 소개 영상)등 콘셉트의 짧은 영상 콘텐츠를 기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미 소비자들이 많이 알고 있는 캐릭터에 재미 요소를 결합하는 것과 없던 캐릭터를 만들어 내는 것은 마케팅 효과에서 차이가 클 수밖에 없다”며 “새 캐릭터는 소비자와 공감대를 형성하기 힘들기 때문에 단순히 캐릭터를 개발하고 캐릭터를 새긴 물건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서 가치관, 세계관 등을 섬세하게 설계해 소구하는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맹하경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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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조 캐릭터 시장②] “지속가능한 스토리가 곧 경쟁력”
영화·게임서 활용되던 세계관 마케팅이 유통업계까지 주소비자층인 MZ세대 공감·친밀감 형성해야
ⓒ빙그레
과거 다소 진부한 마케팅으로도 여겨지던 캐릭터 마케팅은 최근 주소비층으로 떠오른 MZ세대들을 중심으로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다. MZ세대들은 자기만의 독특한 서사를 구축한 캐릭터에서 흥미를 느끼고 열광한다. 이는 곧 캐릭터의 인지도로 이어진다.
대표적으로 펭수도 교육방송 EBS에서 교육적 목적을 두고 빚었지만, 기존의 아동을 위한 캐릭터와는 사뭇 다른 성격을 보인다. 여기엔 펭수에게 부여된 스토리가 바탕이 된다. 펭수는 인기 크리에이터를 꿈꾸며 남극에서 헤엄쳐온 펭귄이라는 세계관을 기본으로, MZ세대의 정서와도 맞아떨어지는 펭수의 발언이 큰 인기를 모았다. 여기에 펭수의 자유분방함을 담을 수 있는 유튜브 플랫폼을 공략한 것이 성공의 중요한 ‘키’(Key)가 됐다.
세계관 마케팅은 과거 영화나 게임 등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주로 활용됐다. 이후 아이돌 그룹들이 저마다의 세계관을 형성하며 ‘팬덤’을 구축했고, 최근에는 유통업계까지 세계관이 적극 활용되고 있는 셈이다. 탄탄하게 짜인 세계관을 통해 브랜드 스토리와 방향성을 전달하면 브랜드 몰입을 높이는 동시에 구매를 유도해 매출 성장까지 견인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카카오 프렌즈는 유통업계의 캐릭터 마케팅 롤모델로 꼽히는 만큼, 재미있는 세계관과 스토리는 물론 이를 바탕으로 한 게임·영상 등 다른 콘텐츠로 만들어내면서 캐릭터 IP의 확장성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캐릭터 사업의 일등 공신으로 꼽히면서 ‘라이언 전무’로 불리는 라이언은 곰으로 착각하기 쉽지만, 실상은 ‘갈기 없는 수사자’다. 아프리카 둥둥섬 왕위 계승자로 자유로운 삶을 동경해 탈출했다는 배경을 갖고 있다.
또 2017년 11월 공개된 카카오의 새로운 자체 캐릭터인 니니즈는 벌레라는 오해를 받지만 사실은 취업준비생 신분의 공룡인 ‘죠르디’ 등 7종류의 동물 캐릭터로 구성되어 있다. 지난해엔 콘텐츠 플랫폼 카카오페이지에 웹툰 ‘죠르디24’가 연재되며 인기를 끄는 등 제2의 국민 캐릭터로 도약하고 있다.
ⓒ심삿갖의 보물지도, 제이릴라 SNS
식품업계 대표적인 이색 세계관에는 빙그레 유니버스가 있다. 빙그레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 ‘빙그레 왕국’의 후계자라는 콘셉트로 팔로워들과 소통하는 가상의 캐릭터 ‘빙그레우스 더 마시스’를 등장 시킨 것이다. 빙그레 대표 제품으로 의상과 소품을 스타일링하며 MZ세대들의 재미를 돋웠다. 실제 빙그레우스 등장 이후 빙그레 SNS 팔로워는 급증했고, 빙그레우스 세계관의 인기가 높아지자 투게더, 메로나 등 자사 제품을 의인화한 제품을 잇달아 내놓으며 ‘빙그레 왕국 세계관’을 구축해 나갔다.
센세계그룹도 캐릭터 마케팅에 뛰어들었다. 먼저 신세계푸드의 고릴라 ‘제이릴라’는 요리와 야구를 좋아해 지구의 삶을 꿈꾸며 고향인 화성을 떠났다. 제이릴라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을 연상케 한다. 신세계면세점도 ‘심삿갖’이라는 브랜드 캐릭터를 내놓았다. 심삿갖은 조선시대에서 타임슬립한 가상의 인물로, 이름은 신세계면세점의 초성(ㅅㅅㄱㅁㅅㅈ)을 활용했다. SSG닷컴도 ‘장보기 반장’ ‘할인 감독관’이라는 페르소나를 부여한 ‘오반장’을 탄생시켰다.
이밖에도 승승장구하는 캐릭터들이 늘었지만, 모든 캐릭터들이 성공하는 건 아니다. 성공 사례 못지않게 실패 사례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대표적으로 캐릭터 마케팅의 인기에 공공기관, 지자체들도 저마다의 캐릭터를 내놓았지만 성공 사례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업계 홍보 관계자는 이 같은 캐릭터 마케팅 실패 이유로 “평면적인 캐릭터에 입체적인 생명력을 불어넣으려면 절대적으로 캐릭터의 스토리텔링이 필요하다. 아이돌 그룹들이 세계관을 내세우면서도 모두가 성공하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캐릭터 마케팅의 실패 사례들을 보면 이런 스토리텔링이 존재하지 않거나, 대중을 설득시키지 못한 세계관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했다.
이어 “성공하는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선 대중이 이해할 수 있는, 몰입 가능한 스토리텔링을 입혀야 한다. 뿐만 아니라 지속 가능한 이야기, 즉 대중들이 다음 스토리에 호기심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스토리가 이어지면서 결국 하나의 세계관이 만들어지는 것”이라며 “이는 MZ세대와의 친밀감을 형성하는 가장 중요한 과제이고, 곧 브랜드 충성도로도 이어진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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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이슈] 너도 나도 ‘캐릭터 상품’에 풍덩…성공하는 캐릭터 사업의 비결은?
BT21의 노트북 파우치 (사진=라인프렌즈 스토어에서 캡처)
최근 소비자들의 가방에는 귀여운 캐릭터 상품이 하나둘 자리를 잡고 있다. 이처럼 캐릭터를 활용한 비즈니스는 소비자의 다양한 구매 욕구과 감각적인 소비 형태에 부합한다는 점에 있어 최근 기업들의 주요한 마케팅 기법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특히 캐릭터 비즈니스의 경우 시각적인 이미지를 통해 고객의 구매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은 물론, 소비자와의 교감을 나누고 심미적인 만족도까지 채울 수 있다는 점에 있어 ‘고도의 감성마케팅’이다.
과거 캐릭터는 TV 애니메이션 기반으로 주로 아동 완구나 문구류에만 국한돼 사용되곤 했지만, 최근에는 스마트폰의 대중화와 맞물려 이모티콘 등으로 활용범위를 확대해 ‘보조적 관계’에서 ‘대등적 관계’로 변화하기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처럼 캐릭터 시장은 미디어 채널의 트렌드 변화에 따라 ▲TV 애니메이션 캐릭터는 ‘인기 주도’ ▲모바일 이모티콘 캐릭터는 ‘시장 확장’ ▲SNS 및 유튜브 캐릭터는 ‘새로운 트렌드 생성’을 이끄는 쪽으로 그 양상이 변화하고 있다.
국내 캐릭터 산업은 카카오와 라인을 필두로 성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진=라인프렌즈 스토어, 카카오프렌즈샵에서 캡처)
국내 캐릭터 산업은 카카오와 라인을 필두로 성장했다고 하더라도 과언이 아니다. 두 회사를 필두로 매년 지속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레트로 감성과 함께 과거 어린시절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어른아이, 즉 ‘키덜트(Kidult)’ 문화가 부상하는 것과 동시에 20~30대 중심의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추구하는 소비 성향이 확산되며 캐릭터 소비자 층은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실제로 국내 캐릭터산업 매출액을 살펴보면, 2013년 8조 3070억 원 수준이었던 국내의 캐릭터산업 시장은 2017년 11조 9220억 원으로 급증한 것을 알 수 있었다. 해외 수출액 또한 2013년 4억 4622만 달러에서 2017년 6억 6385만 달러로 연 평균 10.4%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캐릭터 마케팅의 경우 유명 모델 대비 저렴한 비용으로 남녀노소 구분 없이 폭넓은 소비자층에 친밀감을 줄 수 있으며, 비교적 흥미와 관심을 유도하는 것 또한 쉽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하지만 이미 캐릭터 마케팅을 이용해 성공한 사례가 뚜렷하게 존재하는 탓인지, 현재 시장에는 수많은 캐릭터들이 생기고 실패하며 또 사라지고 있다.
그렇다면 캐릭터 산업의 포화 속에서도 굳건히 성공한 캐릭터의 특징은 무엇일까?
성공한 캐릭터들의 공통점은 ▲스토리텔링 활용 ▲캐릭터를 입체감 있게 표현 ▲캐릭터의 노출도 증가로 고객과의 소통을 증대하는 것처럼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체계적으로 접근한다는 것이다.
BT21은 뚜렷한 스토리텔링과 팬들과의 소통으로 승승장구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BT21 유튜브 채널에서 캡처)
그 일례로 카카오프렌즈에서 기록적인 매출 상승을 기여했던 ‘라이언’은 ‘갈기가 없는 수사자’라는 독자적인 이야기를 입혀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어낸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올해 4월 EBS에서 첫 방송한 ‘자이언트 펭TV’의 주인공인 ‘펭수’는 최고의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EBS 연습생이라는 설정을 바탕으로 초등학생을 겨냥해 제작된 캐릭터였으나, 필터링 없는 발언과 거침없는 유머로 오히려 직장 생활에 지친 20~30대 사회 초년생들에게 ‘라이징 스타’로 떠오르고 있다. 유튜브의 자이언트 펭TV는 이미 구독자 57만 명을 돌파하는 것은 물론 사인회를 개최하는 등 기존 EBS캐릭터와 달리 초등학생부터 어른까지 전 세대를 아우르는 팬덤을 형성하고 있다.
또한 라인프렌즈와 방탄소년단의 콜라보레이션으로 탄생된 캐릭터 ‘BT21’은 스케치부터 세계관, 제품 기획 등 전 과정에 BTS멤버들이 직접 참여하고 그 과정을 유튜브로 공개해 팬들과 함께 캐릭터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한 캐릭터이다. BT21은 BTS 멤버들이 각각 만든 7개의 캐릭터와 팬클럽 ‘A.R.M.Y’를 뜻하는 ‘VAN’을 추가해 총 8개의 캐릭터로 구성돼 있으며, ‘BT행성의 왕자 TATA가 우주여행 중 불시착한 지구에서 친구들과 함께 우주 최고의 스타를 꿈꾼다’는 설정을 갖고 있다.
뚜렷한 스토리텔링과 꾸준한 소통의 결과, BT21 캐릭터의 숨겨진 이야기를 담은 단편 애니메이션 ‘BT21 UNIVERSE’는 4주 만에 117만 조회수를 돌파했다. 더불어 모바일 게임 ‘퍼즐스타 BT21’은 400만 건이 넘는 다운로드 수를 기록했으며, 카페 투썸플레이스는 BT21과 협업을 진행하며 팬들의 큰 호응을 얻으며 승승장구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금융사들 역시 캐릭터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사진=카카오페이)
이렇듯 캐릭터 제품은 ▲뷰티 ▲패션 ▲교육 ▲식품 ▲음료 등 그 영역을 넓히며 다양한 산업과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다양한 고객층을 확보하고, 큰 폭의 매출 성장세를 견인 중에 있다. 특히 명품 브랜드에서도 캐릭터와의 협업을 거치며 기존 브랜드가 가진 올드하고 권위적인 이미지를 희석시키면서도 고급스러움과 희소성은 그대로 유지한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얻고 있다.
특히 캐릭터와 기존 브랜드의 콜라보레이션은 ‘한정 판매’라는 마케팅적인 요소를 추가해 기존 상품에 새로운 가치를 더하고, 감성소비 시대에 맞춘 상품의 차별성을 부각시킬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
최근에는 국내 금융사들 역시 어렵고 딱딱한 이미지를 탈피하고 젊은 고객층의 관심을 금융사로 유인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으로 캐릭터를 적극 활용 중에 있다. 금융사들의 캐릭터 마케팅은 ▲대중적으로 친숙하고 선호도 높은 외부 캐릭터와의 협약을 통해 이벤트성으로 활용 ▲자체 캐릭터를 직접 제작해 각종 행사 혹은 광고 등에 중장기적으로 꾸준히 이용하는 ‘투트랙(two-track) 전략’으로 사용하기에 나선 것이다.
이처럼 캐릭터 마케팅은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하고 함께 느끼는 공감 비즈니스로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마케팅 시장에서 지속 가능하고 경쟁력 있는 분야로 그 영역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더불어 캐릭터는 소비자 트렌드에 편승되기보다 오히려 트렌드를 주도하며 산업 간 경계선을 허무는 매체로 성장할 것으로 보이며, 앞으로도 기업뿐만 아니라 공공의 영역에서도 캐릭터를 활용한 마케팅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자료=KB경영연구소 지식비타민 ‘스토리로 말하는 캐릭터 마케팅, 펭하’ 보고서를 바탕으로 재구성)
(데일리팝=이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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