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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택 「선생님도 울었다」, 이성복 「사랑은 사랑만을 사랑할 뿐」, 김종길 「성탄제」, 김경주 「어머니는 아직도 꽃무늬 팬티를 입는다」, 기형도 「엄마 걱정」, 문정희 「부부」, 마종기 「바람의 말」, 유안진 「눈사람 아저씨」, 정호승 「밥값」, 나희덕 「못 위의 잠」등 50편의 시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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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반찬, 엄마, 형의 중2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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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을 생각하는 시 모음> 이기철 시인의 ´네 켤레의 신발´ 외
아버지가 왔다. 아니 十九文半의 신발이 왔다. … 존재한다. … 내 얼굴을 보아라. … 나의 사랑 나의 아이들이 있는 곳입니다. … 나의 아이들. … 사랑을 주겠습니다.
Source: www.joungul.co.kr
Date Published: 4/21/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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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달 특집 시 모음> – 당당뉴스
빨래 마르는 것만 봐도 안다. … 우리 가족. … 새로이 찾아내는 맛이 있다. … 젓가락 몇 쌍이 한꺼번에 달려든다. … 그렇게 모여서 집이 됩니다. … 한 집이 …
Source: www.dangdangnews.com
Date Published: 9/2/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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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족시 모음 -김용화 – 시 사랑 시의 백과사전
딸에게 너는 지상에서 가장 쓸쓸한 사내에게 날아온 천상의 선녀가 하룻밤 잠자리에 떨어뜨리고 간 한 떨기의 꽃 딸 시집보내고 신발장에 벗어놓은 네 …
Source: www.poemlove.co.kr
Date Published: 1/14/2022
View: 6649
가족 관련 시
가족 관련 시. 고독을 즐길 줄 모른다 · 고마운 딸아이 · 세월 가는 소리 · 어머니의 손자 사랑 · 어머님이 또 해소를 하신다 · 일곱 살 딸아이. ※이밖의 가족 관련 …
Source: jiyoha.ivyro.net
Date Published: 10/11/2021
View: 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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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에 대한 기사 평가 가족 관련 시
- Author: 박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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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ate Published: 2020. 4. 30.
- Video Url link: https://www.youtube.com/watch?v=ZXsz3Pac748
금요일에 읽는 가족의 시, 저자 : 김태훈 ,아르테(arte)
이 시대 모든 가족을 향한 가슴 찡한 응원의 책!
ㆍ 여기 50편의 가족의 시를 읽는 동안 자주 눈가가 뜨거워지는 나를 만났다. _문정희 시인
ㆍ 이것은 한 아버지의 혼잣말이 아니라 이 시대 모든 아버지들을 향한 가슴 찡한 응원이다. _유안진 시인
ㆍ 사랑을 잃고 사는 우리들에게 가족은 누구이며 어떻게 사랑해야 내 인생이 깊어질 수 있는지를 깊이 깨 닫게 해준다. _정호승 시인
◎ 출판사 서평
한국 대표시인이 선사하는 감동의 시 50편
오늘밤 내 가족에게 차려주고 싶은 따뜻한 시 밥상!
『금요일에 읽는 가족의 시』는 25년간 문화부에서 문학 이야기를 취재해온 김태훈 기자가 가족을 소재로 한 한국 현대시 50편을 소개하고, 시에 얽힌 뒷이야기를 감상으로 풀어나간 에세이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50편의 시’는 가족을 노래한 시 중에서도 특히 많은 사람이 애송하거나 이해하기 쉽고 낭독하기에도 좋은 작품이다.
모두의 마음이 넉넉해지는 금요일 저녁, 일주일 내내 바쁘다는 핑계로 전하지 못했던 마음을 ‘시’를 통해 전달할 수 있도록 ‘가족에게 읽어주고 싶은 시, 가족에게 듣고 싶은 시’를 선별하였다. 김용택 「선생님도 울었다」, 이성복 「사랑은 사랑만을 사랑할 뿐」, 김종길 「성탄제」, 김경주 「어머니는 아직도 꽃무늬 팬티를 입는다」, 기형도 「엄마 걱정」, 문정희 「부부」, 마종기 「바람의 말」, 유안진 「눈사람 아저씨」, 정호승 「밥값」, 나희덕 「못 위의 잠」등 50편의 시와 해설이 가족에게 표현하지 못한 마음과 위로의 말을 전한다.
이 시를 통해 만나게 되는 것은 삶 속에서 어렴풋이 느꼈던 가족에 대한 감정을 절묘한 시어로 포착해낸 배려과 위로의 이야기이다. 시 속에서 부모님에게 감사하는 마음, 아내와 남편과 아이들을 향한 사랑을 확인할 수 있다.
가족은 우리가 만드는 첫 번째 세상
가족도 가족이 되기 위한 연습이 필요하다!
‘가족도 가족이 되기 위한 연습이 필요하다’는 것은 이 책을 관통하는 주제다. 엄마, 아빠, 우리 딸, 우리 아들! 이 말들 속에는 우리가 사랑하며 살았다는 증거가 고스란히 녹아있다. 우리가 처음으로 만든 세상 속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난생처음인 관계를 시행착오를 통해 겪어간다. 기쁨과 아픔, 행복함과 미안함의 시간 속에서.
시간이 흘러 자식들은 부모에 대한 감정적 전환을 부닥뜨리게 된다. 장석주 시인의 말을 빌려 표현하면 내 가족이 ‘환멸의 문장’이었다가 어느새 ‘비를 맞고 서 있는’ 연민의 문장으로 변하는 순간을 온몸으로 느끼는 때이다.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철드는 순간, 나만 생각하며 살던 시절을 벗는 순간이다.
어제까지 보이지 않던 아버지의 흰머리가 갑자기 많아 보이고, 어머니의 얼굴에 난 주름이 더 깊어 보일 때, 이런저런 단어로 형용키 어려운 감정 속에서 부모님이 초라해 보일 때, 우리는 이 시와 에세이를 의지하듯 꺼내 볼 것이다.
부모의 사랑을 경험하는 것과 그 사랑을 깨닫는 것 사이에 긴 시차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 때 우리는 뒤늦은 후회 속에서도 묘한 위안을 얻는다. 그것은 세상에 부모와 자식의 이야기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사실이다. 몇 번이나 우여곡절을 겪으며 담금질 된 이 시어들이 우리 마음에 더욱 애틋하게 느껴지는 연유다.
詩와 함께하는 가족의 행복연습
우리의 괴로움이 ‘혼자 지는 등짐’이 아닌 ‘함께 맞는 비’와 같기를 바란다!
저자는 이 책을 쓰기 위해 가족을 테마로 한 시를 모으며 새삼 시의 효용에 대해 느꼈다고 고백한다. ‘행복 연습’의 매개로 시를 활용하고 있는데 이 활용의 지점이 적확하게 주제와 연결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가족을 이루어 살며 기쁘고 아프고 행복할 때, 사랑과 배려, 온정과 응원의 말을 시에서 찾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50편의 시를 통해 ‘가족은 어떤 존재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물음을 던진다. 가족이 존재하는 이유에 대한 통찰의 깊이와 힘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가족이라는 공동체는 합리와 효율을 추구하는 집단이 아니라 사랑과 정을 나누는 공동체라는 것이다. 이 당연한 말이 새삼 신선한 메시지로 받아들여지는 까닭은 우리가 가족을 오래 잊고 살았던 이유 때문일 것이며, 이 사회에는 웃음이 넘치는 가정 못지않게 원망과 눈물범벅인 가정도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은 ‘인간이 흙으로 돌아갈 때까지 생을 버티게 하는 것은, 누군가를 사랑하고 누군가에게 사랑받았던 기억이었음’을 깨닫게 한다. 지금 행복을 연습하고 사랑하라! “시시하고 말도 아닌 그 말”을, “발끝에서 타고 올라와 가슴에서 쾅하고 울려오는 그 말”을 하라! “안고 비비고 입술 대고 싶은 이”에게 삶 속의 돌다리 같은 말을 하라! 이 에세이는 바로 그 힘을 준다. 시의 힘을 빌려서 너무 무겁지도 않고, 그렇다고 가볍지도 않게. 그리고 깨닫게 한다. 우리는 가족을 이해하기 때문에 사랑하는 게 아니라, 사랑하므로 인정하고 받아들인다는 사실을.
◎ 추천사
이 세상에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석’이 자식의 수만큼 존재한다. 또한 이 세상에는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되어버린, 아버지 어머니를 그리는 뒤늦은 자 식의 후회가 존재한다. ‘부부’라는 이름으로 새겨진 암각화같이 아프고 깊은 사 랑이 존재한다. 여기, 50편의 가족의 시를 읽는 동안 자주 눈가가 뜨거워지는 나를 만났다. – 문정희 시인
“우리를 버티게 하는 것, 그것은 누군가를 사랑하고 누군가에게 사랑받았던 기 억”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내가 가족들의 미소를 지켜주는 튼튼한 울타리가 되어야 하는 이유”라고 나직이 다짐한다. 그의 다짐은 한 아버지의 혼잣말이 아니 라 이 시대 모든 아버지들을 향한 가슴 찡한 응원이다. – 유안진 시인
사랑은 가족에서 시작되고 가족에서 완성된다. 가족은 사랑의 최소 단위이자 최 대 단위이다. 우리는 가족을 사랑하지 않고는 단 하루도 살아갈 수 없다. 오늘이 지 나면 다시 못 볼 사람처럼 가족을 대하라고 하지 않는가. 이 에세이는 사랑을 잃고 사는 우리들에게 가족은 누구이며 어떻게 사랑해야 내 인생이 깊어질 수 있는지를 깊이 깨닫게 해준다. – 정호승 시인
<가정의 달 특집 시 모음>
<가정의 달 특집 시 모음> 이기철의 ‘네 켤레의 신발’ 외
+ 네 켤레의 신발
오늘 저 나직한 지붕 아래서
코와 눈매가 닮은 식구들이 모여 앉아 저녁을 먹는 시간은
얼마나 따뜻한가
늘 만져서 반짝이는 찻잔, 잘 닦은 마룻바닥
조금만 바람이 불어도 소리 내는 창문 안에서
이제 스무 해를 함께 산 부부가 식탁에 앉아
안나 카레리나를 이야기하는 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누가 긴 휘파람으로 불어왔는지, 커튼 안까지 달려온 별빛으로
이마까지 덮은 아들의 머리카락 수를 헬 수 있는
밤은 얼마나 아늑한가
시금치와 배추 반 단의 저녁 식사에 초대하고 싶은 사람의 전화번호를
마음으로 외는 시간이란 얼마나 넉넉한가
흙이 묻어도 정겨운, 함께 놓이면 그것이 곧 가족이고 식구인
네 켤레의 신발
(이기철·시인, 1943-)
+ 가정
지상에는
아홉 켤레의 신발.
아니 현관에는 아니 들깐에는
아니 어느 시인의 가정에는
알전등이 켜질 무렵을
文數가 다른 아홉 켤레의 신발을.
내 신발은
十九文半.
눈과 얼음의 길을 걸어,
그들 옆에 벗으면
六文三의 코가 납짝한
귀염둥아 귀염둥아
우리 막내둥아.
미소하는
내 얼굴을 보아라.
얼음과 눈으로 壁을 짜올린
여기는
지상.
연민한 삶의 길이여.
내 신발은 十九文半.
아랫목에 모인
아홉 마리의 강아지야
강아지 같은 것들아.
굴욕과 굶주림과 추운 길을 걸어
내가 왔다.
아버지가 왔다.
아니 十九文半의 신발이 왔다.
아니 지상에는
아버지라는 어설픈 것이
존재한다.
미소하는
내 얼굴을 보아라.
(박목월·시인, 1916-1978)
+ 아버지의 마음
바쁜 사람들도
굳센 사람들도
바람과 같던 사람들도
집에 돌아오면 아버지가 된다.
어린것들을 위하여
난로에 불을 피우고
그네에 작은 못을 박는 아버지가 된다.
저녁 바람에 문을 닫고
낙엽을 줍는 아버지가 된다.
세상이 시끄러우면
줄에 앉은 참새의 마음으로
아버지는 어린것들의 앞날을 생각한다.
어린것들은 아버지의 나라다 아버지의 동포(同胞)다.
아버지의 눈에는 눈물이 보이지 않으나
아버지가 마시는 술에는 항상
보이지 않는 눈물이 절반이다.
아버지는 가장 외로운 사람이다.
아버지는 비록 영웅(英雄)이 될 수도 있지만…….
폭탄을 만드는 사람도
감옥을 지키던 사람도
술가게의 문을 닫는 사람도
집에 돌아오면 아버지가 된다.
아버지의 때는 항상 씻김을 받는다.
어린것들이 간직한 그 깨끗한 피로…….
(김현승·시인, 1913-1975)
+ 어머니는 가정의 정원사
늘 자식 걱정에
수심이 깊으시던 어머니 얼굴
생활에 여유가 생겨
삶의 고통이 잦아지기 시작했을 때
어머니의 얼굴과 손등엔 주름살이
허리도 구부정하게 되셨습니다
살기 힘든 세상일지라도
아들아! 잘 이겨내라
너만 믿는다
나의 아들아! 하시는 어머니
때로는 아무 말 하시지 않아도
어머니의 마음을 알 것만 같습니다
어머니의 아들이 시인이 되어
어머니의 사랑을 노래할 수 있으니
행복합니다
어머니는 자식을 키우시고 가꾸어 주시는
가정의 정원사이십니다
어머니 건강하게 오래 오래 사시기 바랍니다
(용혜원·목사 시인, 1952-)
+ 햇빛 좋은 날
엄마가 널어놓은
베란다 건조대 위의
촘촘한 빨래들.
아빠 와이셔츠 어깨에
내 런닝 팔이 슬며시 기대어 있고
형 티셔츠에 내 한쪽 양말이
마치 형 배 위에 올려놓고 자는
내 무엄한 발처럼 느긋이 얹혀있다.
엄마 반바지에 내가 묻혀놓은
파란 잉크펜 자국.
건조대 위에서
보송보송 마르는
촘촘한 빨래들.
빨래 마르는 것만 봐도 안다.
햇빛 좋은 날의
우리 가족.
(권영상·아동문학가, 1953-)
+ 식구
매일 함께 하는 식구들 얼굴에서
삼시 세끼 대하는 밥상머리에 둘러앉아
때마다 비슷한 변변치 않은 반찬에서
새로이 찾아내는 맛이 있다.
간장에 절인 깻잎 젓가락으로 잡는데
두 장이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아
다시금 놓자니 눈치가 보이고
한번에 먹자니 입 속이 먼저 짜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데
나머지 한 장을 떼어내어 주려고
젓가락 몇 쌍이 한꺼번에 달려든다.
이런 게 식구이겠거니
짜지도 싱겁지도 않은
내 식구들의 얼굴이겠거니
(유병록·시인, 1982-)
+ 집
비바람 막아주는 지붕,
지붕을 받치고 있는 네 벽,
네 벽을 잡아주는 땅
그렇게 모여서 집이 됩니다.
따로 떨어지지 않고,
서로 마주보고 감싸 안아
한 집이 됩니다.
아늑한 집이 됩니다.
(강지인·아동문학가)
+ 둥근 우리 집
내 생일날
피자 한 판 시켰다.
열어보고
또 열어봐도
일하러 간
우리 아버지
아직 안 오신다.
형의 배가 꼬로록
나는 침이 꼴깍
그래도 보기만 하고 참는다.
다섯 조각
모두 모여야
피자 한 판
아버지 오셔야
다섯 식구
피자같이 둥글게 되지.
(안영선·아동문학가)
+ 가정·1
핏줄 하나로도
별이 되고
달이 되며
해가 되는
정 하나로도
울타리 되고
세계 되며
우주 되는
온기와
사랑과
행복이 새어나오는
신비한 궁전
(김지호·시인)
+ 가정
성년이 되면 마련하는 가정
남, 여 하나되어
일구는 사랑의 쉼터
가정 작은 단위 국가
엄연한 질서와 법이 있어
법 따라 사랑, 존경, 함께하는 쉼터
내일 위한 에너지 충전소
함께 손을 맞잡아
새롭게 만들어 가는 나눔의 안식처
배려하는 마음
효하고 우애하는 마음
훌륭한 가정에서 나오고
훌륭한 가정은
끝없는 노력과 위함과
무한한 인내로써 이룩되는 것
훌륭한 가정에
아름다운 새싹이 터고
무한한 사랑 웃음 피어나나니.
(박태강·시인, 1941-)
+ 가족
우리집 가족이라곤
1989년 나와 아내와
장모님과 조카딸 목영진 뿐입니다.
나는 나대로 원고료(原稿料)를 벌고
아내는 찻집 ‘귀천(歸天)’을 경영하고
조카딸 영진이는 한복제작으로
돈을 벌고
장모님은 나이 팔십인데도
정정하시고…
하느님이시여!
우리 가족에게 복을 내려 주시옵소서!
(천상병·시인, 1930-1993)
+ 오늘은 일찍 집에 가자
오늘은 일찍 집에 가자
부엌에서 밥이 잦고 찌개가 끓는 동안
헐렁한 옷을 입고
아이들과 뒹굴며 장난을 치자
나는 벌 서듯 너무 밖으로만 돌았다
어떤 날은 일찍 돌아가는 게
세상에 지는 것 같아서
길에서 어두워지기를 기다렸고
또 어떤 날은 상처를 감추거나
눈물자국을 안 보이려고
온몸에 어둠을 바르고 돌아가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는 일찍 돌아가자
골목길 감나무에게 수고한다고 아는 체를 하고
언제나 바쁜 슈퍼집 아저씨에게도
이사 온 사람처럼 인사를 하자
오늘은 일찍 돌아가서
아내가 부엌에서 소금으로 간을 맞추듯
어둠이 세상 골고루 스며들면
불을 있는 대로 켜놓고
숟가락을 부딪치며 저녁을 먹자
(이상국·시인, 1946-)
+ 죽겠다 가족
마을 정자를 찾은 팔순 노모
지팡이에 끌려온 엉덩이
바닥에 털썩 주저앉히며 죽겠다 죽겠다
오십 후반 아들
애인 기다리듯 문짝에 두 눈 박아 놓고
가게세도 못 건진다며 죽겠다 죽겠다
삼십 초반 손자
벼룩시장 이 잡듯 뒤적이다
오라는 곳 없어 죽겠다 죽겠다
열살 먹은 증손자
책상에 영어몰입교육 책 펴놓고
뻣뻣한 혓바닥에 휘말려
죽겠다 죽겠다
데엥 데엥
소불알시계 열 두 시를 알리면
앞 다투어
배고파 죽겠다 죽겠다
점심 후 짬 내어
아들은 팔순 노모 팔다리 주무르고
손자는 아버지 등 두드려 준다
증손자 손자 어깨에 올라가
목청 큰 기마병 된다
이구동성 쏟아내는 말
좋아 죽겠다 죽겠다
(전정아·시인, 1973-)
+ 행복의 바다로
이 드넓은 세상에서
‘가족’이라는 이름의 한 배를 타고
세월의 파도를 함께 넘는
우리 어깨동무 네 사람
창숙, 진교, 민교
그리고 나.
이따금 출렁이는 파도에
우리의 배가 기우뚱하더라도
우리의 작은 힘과 용기와 소망
하나로 모아
저 망망한 행복의 바다로
힘차게 노 저어 가요.
(정연복·시인, 1957-)
+ 이것 하나만으로도
나에게는 사랑하는 가족이 있습니다.
나는 우리 가족을 언제라도 만날 수 있습니다.
이 하나가 나에게 얼마나 큰 기쁨인 줄
이제야 알았습니다.
나에게는 사랑하는 가족이 있습니다.
나는 우리 가족과 언제라도 전화를 할 수 있습니다.
이 하나가 나에게 얼마나 큰 즐거움인 줄
이제야 알았습니다.
나에게는 사랑하는 가족이 있습니다.
내가 우리 가족 중 한 사람에게 편지를 보내면
곧 답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하나가 나에게 얼마나 큰 위로인 줄
이제야 알았습니다.
나에게는 사랑하는 가족이 있습니다.
나는 우리 가족에게 언제라도 선물을 보낼 수
있습니다.
이 하나만으로도 내가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 줄
이제야 알았습니다.
나에게는 사랑하는 가족이 있습니다.
나는 우리 가족과 언제라도 같이 식사를 할 수
있습니다.
이 하나만으로도 내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 줄
이제야 알았습니다.
나에게는 사랑하는 가족이 있습니다.
나는 우리 가족에게 나의 아픔을 낱낱이
이야기 할 수 있습니다.
이 하나만으로도 내가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 줄
이제야 알았습니다.
(정용철·시인)
+ 가정을 위한 기도
주님, 보소서
여기에 우리의 온 가족이 모여 있습니다
우리가 거처하는 이 장소를
우리를 일치시키는 사랑을
그리고 내일을 기다릴 수 있는 희망을
우리에게 주셨습니다
건강과 음식과
그리고 우리의 생활을 즐겁게 만드는 맑은 하늘과
우리의 참된 벗들을 주신 주님
이 모든 것에 대해서 감사 드립니다
우리의 조그만 가정에
평화가 넘치게 하옵소서
마음 한 구석에 도사리고 있는
악한 생각을 말끔히 씻어주옵소서
모든 것에 인내할 수 있는
은총과 용기를 주옵소서
우리의 마음에 상처를 준 이들을 용서하고
너그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힘을 주옵소서
우리 자신을 잊고 다른 이의 소홀함을
기꺼이 감내할 수 있도록 도와주옵소서
우리에게 용기와 유쾌함과
조용한 마음을 주옵소서
하고자 하는
우리의 순수한 노력을 보시고
축복하여 주옵소서
앞으로 다가올 것들에
대항할 수 있는 용기를 주시어
위험 중에서 용감하게
시련 중에서 항구하게
분노와 모든 변화 안에서 온화하게
그리고 죽음의 문에 이르러서도
서로 사랑하고 성실할 수 있도록 도와주옵소서
(이해인·수녀 시인, 1945-)
* 엮은이: 정연복 / 한국기독교연구소 편집위원
• 가족시 모음 -김용화
딸에게
너는
지상에서 가장 쓸쓸한 사내에게 날아온 천상의
선녀가
하룻밤 잠자리에 떨어뜨리고 간 한 떨기의 꽃
딸 시집보내고
신발장에 벗어놓은 네 조그만 구두
오늘은
보이지 않는다
베란다에 적막하게 걸려 있던 이쁜
네 팬티들
오늘은
보이지 않는다
하늘에서 하얀 눈 내린다
먼지처럼
허공을 떠돌다
조금씩 내려서 쌓인다
늙은 아내, 빈 둥지를
지키고 앉아
시집간 딸 걱정할 만큼만 눈이 내린다
세월 속에서
눈이 와서 마을이 박속처럼 화안한 날
고향에 돌아와서 밥을 먹는다
80을 바라보는 엄마가 해준 흰 쌀밥 먹는다
90을 코앞에 둔 아버지가
50이 넘은 아들 밥 먹는 모습 지켜보다
귀 밑에 흰 머리 하나를 뽑아 준다
눈꽃이 전설처럼 피어나는 동화 속 마을에서
비 오다가 갠 날
젊은 엄마가 옥양목 앞치마
반듯하게 매고
부엌에서 손님 맞을 준비하고
있을 것 같은,
젊은 아버지가 원추리꽃 꺾어
소 귓등에 꽂아주고
무지개 뜬 산길 넘어
소 앞세우고 돌아올 것 같은,
가족사진
계급장도 없는 훈병 모자 눌러쓴
삼십 중반 아버지가
세 살짜리 고추를 안고
박꽃처럼 환하다
할머니랑 엄마랑
광시, 청양, 부여 백마강을 배 타고 건너 꼬박
이틀 만에 당도한 논산훈련소
스물다섯 분꽃 같은 엄마는
내외를 하는지
다소곳이 고갤 숙인 채
새촘한 표정,
무슨 생각 저리도 골똘한 것일까
사진 밖에 서 있는
할머니 환한 얼굴도, 내 눈에는 환하다
그 여름
홍수로 깊어진 대흥내를 건너
한낮의 뙤약볕 속을
열무단 이고 늙은 노새처럼 걸어오시는
할머니, 낮은 어깨엔
여치 풀무치 기름챙이도 함께 붙어왔다
소낙비에 전 베적삼에선 눅눅한 쉰내가 피어났다
보릿짚 후둑이며 아궁이 불 지피면
부뚜막에 쪼그리고 앉아 할머니
수제비를 뜨셨다
해꽃은 꺾여 시드는데
쇠품팔러 간 엄마는 돌아오지 않고
아버지의 짐 자전거
한평생 버겁던 짐 다 내려놓고
타이어도 튜브도
안장도 짐받이도 떨어져 나간 채
고향 집 앵매기 집 짓는 헛간
구석에 처박혀
예산장- 홍성장- 삽다리장-
새벽안개 가르며 씽씽
내달리던
푸른 시절, 푸른 날들 추억하다가
장꽝에
감꽃 구르는 소리…
가슴 허무는
아버지의 짐 자전거
모과
못생긴 모과 하나
방안 가득
눈물 같은 향을 내더니
썩어가며 더욱 깊어지누나
암꽃처럼 피어나는
반점
그대,
누워서도
성한 우리를 걱정하시더니
아름다운 일요일
일요일이면 아내는 교회로 가고 난
늦잠을 잔다
잠을 깨도 그냥 누워서 생각을 한다
하늘나라에서 천사 옷 걸친 아내는
얼마나 아름답고 행복할까
지금쯤 믿음 없는 남편 위해
성경책 위에 얼굴을 묻고 있을 시간,
싸늘하게 식은 찬밥 앞에서
난 또 한 덩이 찬밥이 된다
아름다운 일요일, 그래 난 참 행복해-
아내
눈길만 마주치고 살자며
첫날밤
잠도 안 자고
창밖에 별만 쳐다보던 그 여자
아들 군대 보내 놓고
오늘은
밥도 안 하며
먼 산만 바라보는 저 여자
꼬마시인
엄마- 달님이가 자꾸 나를 쳐다봐
괜찮아, 우리 애기 예뻐서 그래
엄마- 달님이가 나를 따라와
괜찮아, 우리 애기 함께 놀자고 그래
엄마, 엄마- 달님이 물에 빠지려 해
울지 마, 달님이는 옷이 젖지 않아
세 살짜리 꼬마가 달밤
엄마 등에 업혀 소래포구를 건너간다
귀가
인제는 가리, 은하 강 푸른 물결
하얀 쪽배 타고
청보리밭 사잇길 우마차 타고
필릴리- 필릴리-
하루 반나절 들어가면
우물가에 흰 닭이 울고
저녁연기 하늘로 긴 머리 풀어 올리는
탱자꽃 달밤에 화안한 그 집,
흰 무명 저고리 어머니가
아랫목에 더운밥 묻어 놓고
밤마다 젖은 눈 깜박이는 곳으로
마중
비가 오는 날마다
할머니는
삼거리까지 마중을 나오셨다
세시차가 있고
다음은
다섯 시 반이었다
헌 우산은 쓰고
새 우산은 접고
세시차에 안 오면 다음 차가 올 때까지
비에 젖어,
해오라기처럼 서 계시었다
아버지는 힘이 세다
아버지는 힘이 세다
세상 누구보다도 힘이 세다
손수레에 연탄재를 가득 싣고
가파른 언덕길도 쉬지 않고 오른다
꼭두새벽 어둠을 딛고 일어나
국방색 작업복에 노란 조끼를 입고
통장 아저씨를 만나도
반장 아줌마를 만나도
허리 굽혀 먼저 인사를 하고
이 세상 구석구석
못쓰게 된 물건들을 주워 모아
세상 밖으로 끌어다 버린다
나를 키워
힘센 사람 만들고 싶은 아버지,
아버지가 끌고 가는 높다란 산 위에
아침마다 붉은 해가 솟아오른다
가장의 밤
잠든 아내 이불 끌어다
미운 발
덮어주는 일
딸 자는 방 살짝 들어가
지폐 한 장
찔러주는 일
아들놈 우산 갖다주고
책가방
들어주는 일
창밖 밤비 소리 들으며
쓴술
삼키는 일
그 시절
종점에서도 한참을 걸어야 닿는 변두리의 변두리
내 새끼들 잠들어 있는 연탄 냄새 다정한 집에는
방안 가득 하얀 기저귀가 마르고
젖살 포동한 갓난애기 배냇짓하며 나비잠을 잤다
날개옷 잃어버린 가련한 천사는
전설 속에 갇혀
날아가지 못하고
밤 되면 수지웁게 하늘 같은 지아비를 맞아들였다
아버지
지난겨울 온 세상이 하얀 눈 속에 묻힌 날,
아버지는 호올로 세상을 떠났다
대학병원, 요양병원 수차례 전전하다
끝끝내 고향 집에 내려가 보지 못하고
요양병원 집중치료실에서
거인처럼, 차력사처럼, 온몸에 바늘을 꼽고
고무호스 주렁주렁 늘어뜨린 채
이승의 마지막 끈을 놓아 버렸다
생전 아버지는 개미 한 마리 밟지 않으려고
고갤 숙이고 땅만 보고 다녔다
짐 자전거를 많이 끌어
왼쪽 어깨는 주저앉고 오른쪽은 솟아올랐다
영하 18도 살뚱맞은 추위 속에
하늘은 연사흘째 사카린 같은 눈을 뿌렸다
적막하디적막한 새벽 한 시-
비보를 받고 달려간 요양병원 집중치료실
하얀 칸막이가 쳐진 시트 위에 반듯이 누워
아버지는 단 한마디 말이 없고
고향에서 올라온 홍시 하나, 머리맡에
빨간 조등을 밝히고
아버지의 마지막 밤을 꺼질 듯 비춰주고 있었다
장구미 고모
아버지 상을 치르고, 친정 조카가 보고 싶다는
고모를 뵈러
신양면 황계리 노인 요양원을 찾았다
-아버지가 저 전달에……
말문을 열려는 순간 고모는 빨간 목젖을 떨며
어린아이처럼 목을 놓았다
89살 먹은 동생이 91살 오빠
비보를 접하자
오빠를 부르며 부르며 송아지처럼 머리를 부딪쳐 울었다
할머니가 다섯 살 난 딸을
삽다리 제재소 집 애 보는 아이로
주고 온 날 그 밤에도
모녀는 다른 지붕 아래서 저렇게 울었을 것이다
밤 되면 호랑이가 찾아와 무섭다며
정신 줄 놓으시는 고모
지금도,
눈 쌓인 봉수산 쳐다보며 그 밤 생각하시는 걸까
할머니
돌아가시기
전날 밤
밤새
큰손주 이름 부르셨단다
할머니-
지후가 오는 날
지후가 온다, 강남제비 앞장세우고
지후가 돌아온다
꼭두서니 빛으로 동터오는 새벽
창밖 미루나무 참새 떼 모여 앉아
햇살을 굴리며 쪼으며
조잘거린다, 재잘거린다, 쪼잘거린다
백일도 갓 지난 것이
살에서 오이풀 내 나는 어린것이
먼 경상도 영천 외가에 가 있다
일 년 만에 돌아오는 날이다
꼬까옷도 사놓고 방 청소도 해 놓고
얼굴에 뭔가 찍어 발라도 보며
어린 손님 맞이할 준비로
집안이 온통 어린아이처럼 들떠 있다
희고 자그만 깡충거미 한 마리
천정에서 사뿐-
탁자 위 나비란 잎새에 내려앉는다
혜준이
내 딸의 젖을 물고 곤하게 잠든 아가야
녹두 알 같은 아가야
지구에서 먼먼 안드로메다 성운 어디쯤
세 필 조랑말이 이끄는
작은 별자리에서 떨어져 나온 아가야
메밀대처럼 여린 늬 에밀 지켜주려고
길동무 하나 없이
멀고 험한 길 찾아오느라 참 고생도 많이 했구나
그렇다고, 그렇다고,
잠에서 막 깨어나 눈물 글썽이며
아직 세상에 나오지 못한 천상의 아가들
메시지라도 전하려는 듯
통 알아들을 수 없는 외계의 말
옹알거리며
진땀을 빼고 있는
요놈-
밤낮 즤 에밀 파먹어 통통 살이 올랐구나
고비사막으로 떠난 낙타
할머니 등에는 항상 혹이 붙어 있었다
고비처럼 굽은 할머니,
코를 벌룽거리며 날숨을 내쉴 때마다
고비사막 바람 소리가 났다
터벅터벅 마실 갔다 돌아올 때나
눈꺼풀 껌벅이며 꾸벅잠 잘 때도 악착같이
달라붙어 있던 혹,
혹이 점점 자라 버거워질 때가 되면
절로 꼭지가 떨어져 나가고
예쁘고 자그만 새 혹이 알살을 드러낸 채
자라나고 있었다
우리 칠 남매는 낙타 등에서 떨어져 나왔다
마지막 혹이 떨어져 나오고
늙은 낙타는
시름시름 앓다 다리를 끄을며
고비사막으로 떠났다
은하의 별들이 폭우처럼 쏟아져 내리는 밤이었다
할머니와 엄마 사이에서
수리봉 허릿길을 숨차게 넘어서야
상리 고모집이었다
할머니 손잡고 할딱대며
고갯마루 오르다 보면
마음은 하릴없이 엄마 쪽에 가 있었다
할머니를 따라갈지
엄마한테 돌아갈지
마음을 저울질하다 보면 어느새
고모집이었다
잠자리에 누워서도
할머니 힘없는 젖꼭지만 만지작거리다
밤을 환히 밝혔다
날이 밝자 아침밥도 안 먹고
할머니를 졸라댔다
내 유년은 그랬다, 기울기가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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