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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최대 동굴 베트남 손둥 동굴 여행기 첫번째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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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박 4일, 선둥(Sơn Đoòng) 동굴투어
선둥(Sơn Đoòng) 동굴 관광을 단독적으로 주최하는 Oxalis 1인 유한책임회사에서 매력적인 새 여행 투어상품을 내놓았다.
Source: vietnam.vnanet.vn
Date Published: 7/22/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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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최대 동굴군 풍냐께방을 가다
베트남 퐁냐께방 국립공원에는 세계 최대 동굴인 ‘손등 동굴’뿐 아니라 400 … 투어가 필요없는 동굴이 바로 어둠의 동굴로 알려진 항떠이 동굴이다.
Source: www.chaovietnam.co.kr
Date Published: 11/8/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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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여행 – 5. 동굴 투어 – 네이버 블로그
우연치 않게 알게 된 이 동굴이 나를 베트남으로 이끌었고 퐁냐라는 … 조금 아쉬웠던 건 손둥 동굴 투어처럼 동굴 내에서 하는 캠핑은 없었다는 것.
Source: m.blog.naver.com
Date Published: 1/10/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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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동굴 – 퐁냐케방투어 – 베트남여행 – Phong Nha Explorer
다크 케이브는 입구부터 특별한 이벤트가 기다리고 있다. 동굴 속의 어둠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동굴 입구까지 가려면 짚-라인을 타고 가야 하는 것이다. 400m 나 되는 …
Source: phongnhaexplorer.com
Date Published: 9/11/2022
View: 4173
베트남 퐁나께방국립공원, 동굴 트레킹의 성지를 만나다
손둥동굴 트레킹은 미래의 로망으로 남겨 두고 베트남에서 두 번째,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동굴 ‘항은동굴’ 트레킹 프로그램에 도전하기로 했다.
Source: magazine.hankyung.com
Date Published: 8/9/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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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에 대한 기사 평가 베트남 항 손둥 동굴 투어
- Author: 프베마 _프랑스식베이컨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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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ate Published: 2020. 2. 9.
- Video Url link: https://www.youtube.com/watch?v=2VvI68A6t4c
【손둥 동굴】베트남, 세계 최대 동굴단지 단독관광 재개
손둥 탐방과 관광을 허가받은 유일한 민간기업 옥살리스(Oxalis)는 베트남의 코비드-19 상황이 개선되면서 5월 15일부터 서비스를 재개할 수 있게 됐다.
앞서 현지 당국은 베트남 ‘동굴의 왕국’으로 불리는 중부 지방의 모든 관광지를 폐쇄했었다.
올해 6~8월 사이에 기획된 손둥 관광 등록은 단지 생태계를 보전하기 위해 엄격한 규제가 내려져 사전에 잘 이루어져야 한다. 옥살리스에 따르면 2020년 나머지 기간에 사용할 수 있는 슬롯은 약 240개이다.
올해 출발하는 나흘간 원정은 1인당 2500달러에 그쳐 종전 가격(3000달러)보다 16.6퍼센트 하락했다. 하노이에서 꽝빈 수도 동호이까지, 그리고 거기서 공원까지 버스로 이동한다.
옥살리스의 CEO인 윙옌 차우 아는 약 500명의 직원이 있는 이 회사는 꽝빈 동굴 탐험을 위한 모험 여행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고객 중) 20퍼센트가 베트남인이고 나머지 해외 방문객의 대부분은 미국인이며 3월에 꽝빈의 모든 관광지 폐쇄로 고객들에게 최대 400억 동(173만 달러)를 환불했다”고 말했다.
5월 15일부터 12월 31일까지 꽝빈성의 동굴(En, Hang Va, Tu Lan, Tien)여행을 예약하는 관광객은 20퍼센트의 할인을 받게 된다.
손둥은 2013년 관광객들에게 개방했다. 그것은 적어도 150개의 개별 동굴, 울창한 지하 정글 그리고 몇 개의 지하 강으로 이루어져 있다. 영국 잡지 콘데 나스트 트래블러(Conde Nast Traveler)는 손도옹을 2020년 꼭 탐험해야 할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선정했다.
베트남은 지난달 23일부터 사회적 거리제한을 완화했고, 관광명소도 장기간 폐쇄됐다가 다시 문을 열었다.
베트남은 1월부터 4월까지 370만 명의 외국인 방문객을 받았는데, 이는 전년대비 38퍼센트가 감소한 것으로 대유행의 직접적인 영향이다. 관광수입은 45퍼센트 감소한 7조9000억 동(3억37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아직 국제선 항공편과 외국인들의 입국이 중단된 가운데 국내 업체들은 국내 관광 활성화에 주력하고 있다.
VnExpress가 1,7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Covid-19 여행 후 동향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6% 가까이 유행병이 호전됨에 따라 올해 여행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답했다.
-출처:VnExpress
아시아 여행 – 5. 동굴 투어
퐁냐 케방 국립공원의 손둥 동굴. (Hang son doong)
손둥 동굴. 선동 동굴이라고도 하고 영어로는 Son Doong Cave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동굴이고 퐁냐 케방 국립공원에 위치해 있다.
구글에 검색하면 이 동굴의 환상적인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우연치 않게 알게 된 이 동굴이 나를 베트남으로 이끌었고 퐁냐라는 지역을 알게 해주었다.
그런데 문제는 이 동굴의 방문 비용이다. 동굴이 워낙 크고 길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방문이 불가하고 Oxalis라는 투어 회사를 이용해야지만 갈 수 있는데 3박 4일동안의 투어가 무려 7천만동, 우리나라 돈으로 약 3백 5십만원의 가격인 것이다.
물론 이해가 안가는 가격은 아니다. 가이드와 포터, 아침부터 저녁, 트레킹과 암벽등반, 수영에 필요한 각종 장비를 모두 대여해주는 데다 인생에 한번 있을까 말까한 경험이니 결코 비싸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문제는 그 돈이 내 동남아 여행 전체 예산보다도 많다는 것에 있다.
아쉬움에 몸서리 치던 중 Oxalis 사이트에서는 손둥 동굴 외에도 많은 동굴 투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많은 종류의 투어 중 투란 케이브 익스플로러라는 2박 3일짜리 투어가 있었다.
한화로 약 40만원 정도의 도전해 볼 만한 합리적 가격이었고, 관련 사진들 또한 손둥 동굴 못지 않게 환상적으로 보였다.
비록 암벽등반 코스는 없지만, 동굴 내부에서 수영하는 시간이 꽤나 길어 보였고, 색다른 경험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이 투어를 예약하게 되었다.
파라다이스 케이브처럼 갖가지 색의 조명이 설치되어 있고 구경하기 편하게 길이 나있는 것이 아니라 마치 탐험가 처럼 아무것도 없는 동굴 안을 헤드라이트와 구명조끼에 의지해 탐험한다…비록 가이드들이 붙기는 하지만, 와일드 라이프를 살지 못해 환장한 나에게는 어찌 구미가 당기지 않으랴.
이것이 내가 퐁냐를 방문한 이유였고, 베트남을 방문한 이유였다.
2017년 2월 6일
투 란 케이브 투어 1일차
투어 회사는 호스텔까지 픽업을 왔다.
악샐리스 투어는 다른 싸구려 어중이 떠중이 투어 회사들과는 사뭇 달라보였다.
제대로 된 유니폼도 갖춰 입었고, 픽업나온 밴 또한 너무나 깔끔하기 그지 없었다.
뭔가 모르게 전문적으로 느껴졌다고 해야하나.
투어 인원은 나까지 포함해 총 8명에 가이드 2명까지 해서 10명이었다.
미국, 캐나다, 호주등에서 온 영미권 나라들이 대부분이었고 대부분이 부부 또는 커플이었고 혼자 온 사람은 나와 중국에서 영어 강사를 하고 있는 엄청난 장신의 미국인 여성 하나.
모두들 영어가 너무 유창해 나는 대화에 낄 수도, 끼고 싶지도 않았다.
여행을 다니면서 느끼는 점은 영어를 모국어로 쓰는 사람보다 오히려 나와 비슷하거나 약간 잘 하는 사람이 대화하기 훨씬 편하고 알아 듣기도 쉽다. 영어를 잘하는 사람들은 너무나 빨리 말하고 관용어구도 많이 사용해서 집중하지 않으면 무슨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기 때문.
물론 영어 공부를 게을리 한 나의 탓이 가장 크겠지만 말이다.
아무튼 퐁냐 마을에서 차를 타고 1시간 가량 달렸다.
가이드인 히우와 썻이라는 이름의 두명의 가이드는 우리가 하게 될, 해야할 일들을 대략적으로 브리핑 해주었다.
관광객이 많은 퐁냐 마을과는 또 다른, 정말 리얼 현지인들이 사는 듯한 모습의 장소까지 와버렸다.
지도를 확인해 보니 마을과 굉장히 멀리 떨어져 있는 곳이었다.
실제로 악샐리스 투어사는 수익금의 일부를 가난한 현지인들을 돕는데 쓴다고 한다. 학교나 편의 시설을 지어주는 등…
그런말을 들으니 내가 낸 40만원이 아깝지 않다고 느껴졌다.
많은 사람들이 아는 사실이지만 동남아, 베트남의 계절은 크게 건기, 혹서기, 우기로 나뉘어 진다.
한국에 겨울에는 베트남에서는 건기, 한국의 봄에는 덥다가 7~9월에는 비가 많이 온다.
투란 케이브가 위치해 있는 이 지역은 우기만 되면 전체가 물에 잠긴다고 한다. 거의 매번 홍수가 난다고.
그래서 집들 밑에 빈 드럼통이 달려 있는 것을 볼 수가 있었는데 홍수가 나면 집이 물위로 둥둥 떠서 홍수가 없어질 때 까지 그 위에서 갇혀 산다고 한다.
워낙 외진 곳이라 지도상에는 아무것도 표시되어 있지 않아 이름도 알 수 없었다.
일정 브리핑을 받았다.
퐁냐 마을에도 악샐리스 사무실이 있었는데, 이곳 역시 사무실과 투어를 준비할 수 있는 일종의 포인트가 존재했다. 이곳에서 2박 3일동의 일정을 꼼꼼하게 브리핑 받았다.
조금 아쉬웠던 건 손둥 동굴 투어처럼 동굴 내에서 하는 캠핑은 없었다는 것.
갖가지 식량들. 한국의 초코파이도 보였다.
다른 포터들은 우리 투어에서 쓸 식량들을 이렇게 준비해놓은 상태였다.
브리핑이 끝난 후 준비물을 챙기는 와중에 전방의 풍경은 역시 일품.
분지 형태로 보였는데 아마 왼쪽에 있는 강이 우기가 되면 홍수가 나나 보다.
분주하게 짐을 챙기는 포터들과 여행자들.
2박 3일동안 문명과 동떨어지기에 돈이나 귀중품, 쓸데없는 짐들은 챙길 필요가 없어서 사무실에 맡겨 놓는다.
수영할 일이 많아서 그런지 몰라도 모든 짐을 비닐과 방수가방에 이중 삼중으로 보관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마땅한 신발이 없는 나는 투어사에 구비해놓은 신발을 빌렸다.
착용감은 나쁘지 않았지만 물이 다 샐것 같은 재질.
이런 저런 설명과 함께 투어 1일차 시작.
가이드 히우(Hieu)의 모습.
상기에 언급했던, 지역의 개괄적 설명을 하는 중이다.
이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다른 지역의 베트남인들과 많이 다르다고, 소수민족에 가깝다는 설명.
종교에 대한 질문을 했다. 역시나 퐁냐 사람들은 기독교인들이 대부분이라고. 어제 본 십자가 무덤과 교회가 그러한 연유에서 였다.
게다가 이곳 사람들은 불교도 기독교도 아닌 그들만의 특이한 종교를 믿는다고.
하긴 차로 1시간 이상을 달려온 정도의 외진 거리이니 이상할 것도 아니다.
사진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소똥 냄새가 가득한 흙길을 걸었다.
대략적인 브리핑의 내용으로는 첫날은 동굴 1개를 방문하고 트레킹 위주가 될 것이며, 두번째 날은 4개 정도의 동굴을 수영하면서 구경하고 마지막 날에 추가로 약간의 수영과 2개의 동굴, 총 7개의 동굴을 경험할 것이라고 한다.
트레킹을 미치도록 싫어하는 나로서는 첫날이 가장 고비가 될 것이다.
산으로 둘러쌓인 분지 형태의 풍경.
현지인의 무덤.
이상하게 생긴 작은 언덕들이 뭐냐고 한 여행객이 묻자 현지인들이 쓰는 무덤이라고.
저렇게 묻었다가 홍수가 나고 어쩌고 하면 그냥 다시 밭으로 쓴단다.
정말 베트남다운 풍경이 아닐 수 없겠다.
얼마전에 비가 왔는지 길 상태는 그렇게 좋지 못했다.
물 웅덩이를 피하느라 땅을 계속 보고 걸어야 했다.
어딘가인지 모를 동굴을 거쳐 흐르는 강.
저 멀리 동굴 입구가 보였다.
첫날 방문하는 동굴들은 강이 없는 마른 동굴들. (Dry cave)
농사가 한창인 현지인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적은 수의 기계만 운영되고 있었고 대부분의 농사는 사람 손으로 이루어 지는 듯 했다.
그러나 이곳도 수많은 오토바이는 여전했다.
강을 건너야 했다.
우리가 타야 하는 배는 너무 좁고 길어서 배를 탄 사람 중 한명이 마음만 먹으면 바로 뒤집어 엎어버릴 수 있을 정도였다.
물살도 상당히 거셌기에 긴장 빠짝 하고 배를 탔다.
근데 가이드들은 그냥 걸어서 옴.
생각보다 와일드한 투어에 익숙하다는 듯 웃음을 짓는 또다른 가이드 썻.
이번 투어의 첫번째 동굴, 쥐 동굴(Rat cave)되시겠다.
랫 케이브의 입구.
어제 본 파라다이스 케이브처럼 관광객 편의 용이 아닌, 정말 날 것 그대로의 동굴이었다.
사실 이정도 규모의 생짜 동굴을 구경하는 일은 절대 쉬운일이 아니다.
일단 그런곳이 없거니와, 있어도 상당히 위험한 일이니.
장비가 부족한 현지인들도 무서워서 동굴 끝까지는 가지 않는다고 한다.
근데 애초에 현지인들이 이 동굴을 방문하는 목적에 대해서는 물어보지 못했다.
현대 사회에서 SNS를 하며 지인들과 부대끼려면 인증샷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다들 헤드라이트와 장갑을 착용했다.
본격적으로 동굴탐험에 나서나 보다.
초입에서 본 예쁘게 생성되어진 돌 하나.
이름과는 달리 그렇게 많은 박쥐를 보지는 못했다.
다만 여기저기서 찍찍 거리는 소리는 들을 수 있었다.
인증샷은 필수 – 2.
동굴 내부에는 이렇게 천장에 달려있던 기둥들이 떨어져 나간 흔적들을 볼 수 있었다.
투어중에 내가 이 기둥에 맞고 머리통이 터지면 어쩌나 걱정이 되긴 했지만 차라리 로또 두번되는게 확률이 더 높겠지..
사진을 찍고 설명이 끝난 후 좀 더 안쪽으로 이동한다.
내부에서 바라본 입구의 모습.
좀 더 안쪽에서 본 동굴 입구의 모습은 자연적인 그라데이션이 형성되어 풍경이 정말 기가 막혔다. 사실 여기서 인증샷을 찍어야 했는데, 다들 발걸음이 빨라서 시간이 없었다.
와우~ 고져스~ 를 연발하는 미국인.
안으로 들어갈수록 빛하나 없는 어둠이 계속되었다. 가이드가 중간에 모두의 헤드라이트를 끄라고 했는데 정말 아~무것도 안보인다.
조명빨을 받으며 서있던 어제의 기둥들과는 또다른 모습이다.
무식하게 큰 거미를 보았다. 이런 빛 하나 없는 동굴에서도 생명은 유지되고 있었다. 사람들의 방문이 아마 큰 방해가 되고 있진 않을까.
가이드로부터 이런저런 설명을 들었지만 워낙 어려운 단어들이 많아 제대로 이해한 것이 별로 없다.
뭐 이러면 어떻고 저러면 어쩌랴. 자연환경일 뿐인데 복잡한 이해가 없어도 그만일 것이다.
점심식사.
아무튼 랫 케이브를 가볍게 돌파했다.
랫 케이브는 들어가는 곳 따로, 나오는 곳 따로, 입구가 두개였다.
물가 근처에서 점심을 가졌다. 바게트와 과자, 물 등이 구비되어 있었고 워낙 양이 많아 음식 대부분을 남겼다.
나중을 대비해 남은 과자들을 챙기라고 가이드가 권유했지만 발전된 현대사회 문명의 혜택을 받고 자라 먹을 것 귀한줄 모르는 서양 제국주의자들 가운데는 간식거리를 챙기는 이는 하나도 없었고 가난함이 뭔지 잘 아는 동양 변방의 나라 헬조센인인 나 혼자만이 눈치를 보며 주섬주섬 초코파이와 바나나를 가방에 쑤셔넣을 뿐이었다.
켄 동굴.(Ken cave)
랫 케이브 이후에 약 4시간을 더 걸었다.
상당한 시간을 걸었지만 생각보다 좀 힘들어서 사진 찍을 여력이 없었다.
4시간 끝에 우리는 첫번째 캠핑 장소에 도달할 수 있었다.
커다란 소리를 내며 동굴 안쪽에서 흘러나오는 켄 케이브라는 곳 앞이였고 저 동굴은 내일 우리가 아침에 방문할 예정이었다.
사진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거대하고 웅장한 동굴과 산 앞에 있는 캠핑 사이트에 모두들 감탄사를 자아냈고 나 또한 그러했다.
근데 생각보다 트레킹이 빡쎘다.
한쪽에서는 미리 와있던 포터들이 저녁준비에 한참이었다.
‘혼자 여행온 찐따는 저기 저 작은 텐트를 쓰도록 하렴’
사진찍느라 여념이 없는 커플.
화장실의 모습.
악샐리스는 꽤나 선진국의 눈높이에 맞춰진 회사였다.
현대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현지인을 위한 도움이나 친환경 투어에 대해 어느정도 생각을 하는 모습이었다.
라기보다는…이런 오지에서 물을 끌어올 방도가 없으니 화장실에서는 볼일을 보고 그 위에 톱밥따위를 끼얹어 자연적으로 처리하는 모습이었다.
요리를 준비하는 쪽에서는 맛있는 냄새가 계속됐다.
저녁먹기 전 수영을 할 수 있었는데, 그전에 기념으로 한장.
어차피 내일 방문할 예정이니 수영은 하되 가이드는 동굴 입구에는 왠만하면 가지 말라고 했지만, 나를 포함한 여행객들은 말을 듣지 않았다.
거센 물살을 거치며 다른 여행객들은 바위 위에 올라가서 사진을 찍었고, 그 모습에 자극받은 나 또한 바위 위에 올라가려다 생각보다 훨씬 강력한 물살에 휩쓸려 떠내려가 바위에 부딪히고 말았다.
명치를 정말 세게 부딪혔는데, 수영에 익숙하지 않은 터라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고, 덕분에 크게 다치진 않았지만, 구명조끼를 입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그 뾰족한 바위에 부딪혔다면…아마 당신이 이 여행기를 보고 있을 일도 없었을 것 같았다.
아무튼 운동신경도 없는 놈이 남들 하는건 다하려고 한다.
와인을 곁들인 베트남식 식사는 정말 꿀맛이었다.
하노이나 다른 도시에서 미처 먹어보지 못한 여러가지 베트남 음식을 이것저것 먹어볼 수 있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가장 맛있어 한것은 다름아닌 칠리소스…그냥 밥이나 빵에 뿌려먹어도 그렇게 흡족스러울 수 없었다.
다른 여행객들은 저녁식사가 끝나고 모닥불에 둘러앉아 이런저런 얘기를 했고, 무지 피곤하기도 했고 어차피 알아먹지도 못했을 나는 잠깐 앉아있다 내일 보자며 텐트안으로 들어왔다.
2017년 2월 7일
투 란 케이브 투어 2일차
살짝 흐린날씨의 아침이 밝았다.
가만히 보트근처에서 풍경을 감상하고 있는데 가이드인 히우가 배를 타보겠냐고 물어본다.
노까지 저어주는 과잉 친절을…
아니 안그래도 되는데;;;
별 일은 없겠다만은 깊은 곳에 오니 구명조끼를 안입어서 불안하다.
가까이서 들으면 훨씬 소리가 우렁차다.
그렇게 강해보이지 않지만, 물살이 정말 거세다.
가까이에서는 계속 노를 젓지 않으면 배가 밀려나갈정도.
가벼운 상처를 치료하고 있었다.
켄 케이브는 입구가 하나이기 떄문에 짐을 캠핑사이트에 두고 수영으로 방문했다 다시 돌아와서 점심을 먹는다고 한다.
시간이 지나자 다시 날이 밝아졌다.
다들 어제처럼 장비를 챙겨입고 바로 앞의 켄 케이브로 향했다.
이해를 돕기 위해 플리커에서 퍼온 사진. 입구로 가는 과정은 저 사진과 완벽하게 동일했다.
당시 방수가 되는 카메라가 없었기에 켄 케이브로 수영하는 도중에 찍은 사진은 없었다.
그점이 너무나 아쉬울 정도로 켄 케이브 내부에서 하는 수영은 정말 잊지 못할 경험이었다.
엄청나게 높은 천장에서는 계속 물이 한방울 한방울 떨어졌고 내부에서 본 입구의 모습은 환상적이었다.
물이 조금 차긴 했지만 충분히 견딜만 했고 모두들 감탄하기 그지 없었다.
파라다이스 동굴의 네이밍은 오히려 여기가 더 어울리지 않나 싶을 정도.
베트남에 배낭여행을 갈 일이 있다면…그리고 이런 와일드 라이프를 즐겨한다면 강력하게 추전한다.
사진과 설명으로는 이 경험을 전달할 길이 없음이 분할 뿐이다.
수영을 못하는 미국인은 중간에 정박되어 있던 보트를 타고 내부로 향했다.
이번에 새로 알게된 사실인데 나는 생각보다 수영을 잘 못한다는 것이었다.
계속 물살에 떠내려 가는 것을 미국인 여자 영어강사가 계속 잡아주어서 언덕으로 올라갈 수 있었다.
켄 케이브도 그렇고 퐁냐에 위치한 대부분의 동굴들은 베트남의 우기가 되면 물에 잠긴다고 한다. 그래서 투어들 또한 우기에는 운영되지 않는다고 한다. 곳곳에 기둥이 떨어져 있고 천장에 나뭇가지나 천조각 따위가 매달려 있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 였다.
동굴내부는 놀랍게도 층층의 단계가 있었다.
맨 아래, 우리가 수영해온 동굴 내부의 강에서 한단계 올라가면 이렇게 걸을 수 있는 모래바닥의 공간이 있었고, 거기서 또 위로 조금 올라갈 수 있었다. 규모또한 파라다이스 못지 않게 엄청나게 컸고, 역시 내부는 투어를 통해 온 사람들이 남긴 발자국 외에는 어떠한 사람의 흔적도 없었다.
역시 이해를 돕기 위해 구글에서 퍼왔다.
대략 저런 구조였다. 저 사진은 켄 케이브다.
용의 모습을 닮았다고 해서 찍었는데 지금 보니 용보다는 악마나 켈베로스에 더 가깝다.
자연적으로 형성된 물계단.
지금은 건기라 물이 남아있진 않았다.
너무 어두워 사진 찍는 것이 불가능.
왜 플래시 터트릴 생각을 못했는지에 대해서는 묻지 않도록 하자.
기괴하게 형성된 바위들이 이곳저곳에 있었다.
너도 나도 어두운 와중에 어떻게든 사진을 찍어보려고 하고 있었다.
버섯이나 화산구름처럼 생겨난 돌들.
이 커플은 프로포즈 하는 사진을 찍어대고 난리났다.
제일 친절하게 나를 대해줬던 두사람.
방수되는 360도 카메라로 사진 엄청 많이 찍어줬는데 정작 보내준다 해놓고 메일 하나 없다. 부들부들…
그 후 몇개의 동굴을 더 방문했다.
나름 사진 찍는 포인트로 보이는 동굴의 모습.
사진 찍어달라고 부탁하더니…너무나 정직한 포즈를 취해서 나를 당황하게 만든다.
트레킹 와중에 만난 개미떼. 바글바글하다.
가이드는 위험하다고 만지지 말라고.
이 외에도 중간중간 위험한 요소가 꽤 많았다. 스치면 무지 가렵다는 독초들도 피해야 했다.
포인트 포인트마다 잠시 멈춰서서 사진찍을 충분한 시간을 주었다.
정말 멋있는 장소였는데, 이곳에서 사진 찍을 시간을 전혀 주지 않았다.
사람들이 저녁이 되니 다들 피곤해하고 빨리 다음 캠핑사이트에 가고 싶어하는 것 같았다.
이 사진을 찍는 포인트였는데…
나 이거 찍고싶었다고…
아무튼 그렇게 몇개의 동굴 탐험과 수영을 마치고 두번째 캠핑 사이트에 도착.
뷰는 어제보다는 별로이긴 했지만 배고프고 힘든 와중에 그런게 신경쓰이진 않았다.
다만 오늘 일어난 안좋은 사건…
가지고 있던 베트남에서 구입한 방수 가방을 맹신하고 가이드가 카메라나 휴대폰을 맡기라고 한 조언을 무시한 채 내 가방에 넣었는데 수영하면서 안에 물이 다들어갔다. 카메라는 다행히 잘 작동했지만 보조배터리와 폰은 맛탱이가 가버렸다.
절망에 빠진 나를 본 가이드 희우는 베트남에서는 핸드폰이 침수되면 핸드폰을 쌀 안에 넣어 놓는다고 한다.
그게 뭔 말도 안되는 짓이야…라고 생각했지만 날도 흐릿흐릿해서 습하고 딱히 방법도 없기에 밑져야 본전 식으로 히우의 말을 들어 배터리와 휴대폰을 쌀독 안에 넣어놓았다.
내일 무사히 작동하기를 바랄 뿐.
저녁의 일과는 어제와 비슷했다. 다만 수영을 많이 한 오늘의 일정 상 옷이 많이 젖어서 불을 쬐며 조금 말렸다.
오늘도 보닥불을 피우고 서로 얘기를 했고 이번에는 대화에 한번 동참해보려 했으나 영어 실력의 문제로 자연스럽게 왕따가 되어 다시 1시간을 채 못버티고 쭈구리처럼 텐트로 돌아왔다.
2017년 2월 8일 투어 3일차, 마지막 날.
마지막 날에는 두개 정도의 동굴을 더 탐험하고 원래 출발지로 돌아왔다. 두개의 동굴중 하나는 시크릿 케이브라고 여태까지 본 동굴중 가장 입구와 통로가 비좁은 곳이었다. 폐쇄공포증이 있는 사람이라면 죽어버릴 정도로. 현지인들도 찾아내지 못한, 불과 1년전에 발견한 동굴이란다.
사진이 없는 이유는, 귀찮기도 하고 어제 침수 사건으로 불안감이 엄습해서 투어가 끝나기 전까지 카메라를 꺼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행히 쌀독에 넣어둔 핸드폰과 베터리가 신기하게도 작동을 했다. 살짝살짝 물을 먹은 탓에 작동이 오락가락 했지만, 전원이 들어오는 것 만으로도 다행이었다.
마을에서 현지인 식당에서 쌀국수를 먹는것을 끝으로 2박 3일 일정의 투어는 마무리 되었다.
비록 세계에서 가장 큰 동굴은 아니었지만, 어디서도 보지못한 압도적 규모의 동굴들을 헤드라이트와 구명조끼에 의지해 탐험하는, 마치 자신이 과거의 탐험가가 된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 투어였다. 조명하나 없는 곳이라 사진을 많이 찍지 못한 것이 한이지만, Oxalis사이트에 가면 내가 갔던 멋있는 장소들의 사진을 제대로 볼 수 있어서 크게 후회는 없다.
몇몇은 투어 후 악샐리스 투어사에서 운영하는 홈스테이 숙소로, 몇몇은 다시 퐁냐 마을로 되돌아 갔다.
나의 경우는 굳이 퐁냐에 더 머무를 필요가 없는 것 같아 라오스로 넘어가기 위해 동허이(Dong hoi)라는, 퐁냐와 그리 멀지 않은 도시로 이동하기로 했다.
썻과 히우는 저렴한 로컬버스가 있으니 그걸 사용하면 된다고 타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그런데 영어찐따인 내가 제대로 이해를 하지 못하자 답답했는지 그냥 같이 버스를 기다려 주기로 했다.
세계적인 민폐남 클라쓰.
그들은 퐁냐 마을에서 내가 갈때까지 기다려주었다.
사실 퐁냐 자체에 마땅히 버스정류장이랄게 없어서, 아마 그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설명을 제대로 이해 했어도 로컬버스는 이용하지 못했을 것이다.
마지막까지 웃으며 배웅해주는 두 가이드.
베트남의 로컬 버스를 탔다.
그동안 베트남에서 버스를 탔던 과정들은 안좋은 기억들만 있었다.
구구절절히 여행기에 다 적지는 않았지만, 그 기억들은 내가 아직도 베트남에서 여행관련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들, 특히 버스기사와 오토바이 기사 얘기만 나오면 썅욕을 지껄이는 이유였다. 그러나 이번 로컬버스는 달랐다. 가격도 착하고 현지인 한명이 내가 내려야 할 곳을 맵을 보며 알려주었고, 버스기사는 무슨 택시기사 마냥 버스를 루트를 벗어나 호스텔 바로 앞에 세워 더 걸을 필요 없게 해주었다. 역시 베트남인들도 착하고 친절하다. 여행자 등쳐먹으려는 몇몇 나쁜 새끼들이 항상 문제지.
퐁냐에서 버스로 40분정도를 걸려 온 동허이라는 도시는 정말정말 평범한 사람들이 평범하게 동네였다.
호스텔도 많지 않고, 여행객 대부분도 퐁냐 투어나 다른 도시로 향하기 위해 며칠 묵는 정도 였다.
하지만 오히려 그런 조용한 도시의 모습이 마음에 들었다.
호스텔의 밤. 생각을 정리했다.
이로써 베트남 여행은 마무리 되었다.
긴 시간을 여행하진 못했고, 몇 군데만 가보고 베트남을 판단하는 것은 굉장히 섣부르겠지만, 퐁냐 투어와 오토바이 드라이브를 제외하고는 사실 성에 차지 않았던 여정이었던 건 사실이다. 두번째 나라인 라오스도 크게 기대하는 지역이 없어서 걱정이 된다. 하지만 여행의 묘미가 무언가. 어디서 무슨일이 생길지 모르는 기대감이 가득하다는 것 아닌가. 베트남에서 처럼 회의감에 빠지는 일이 많이 없기를 바랄뿐이다.
라오스로는 동허이에서 하루 더 묵은 후 이동할 예정이다. 빡세게 트레킹을 했으니 1일 쉬는 것 쯤이야. 여유를 두었다.
어둠의 동굴
어둠의 동굴
다크 케이브는 1990년에 발견되었으며 동굴 길이가 5,258m이다. 다크 케이브는 입구부터 특별한 이벤트가 기다리고 있다.
동굴 속의 어둠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동굴 입구까지 가려면 짚-라인을 타고 가야 하는 것이다. 400m 나 되는 짚-라인을 타고 수영으로 강을 건너 동굴로 이동한다.
빛 하나 들어오지 않는 어둠 속을 헬멧에 랜턴 하나 달고 가이드의 인솔하에 더듬거리며 간다. 동굴 속 1Km쯤 갔을 때 진흙으로 이루어진 머드 바쓰가 만들어져 있다.
밀도가 높아서 몸이 저절로 진흙 위에서 뜨는 상상도 못한 경험을 하게 된다.
헬멧에 랜턴 불빛을 끄고 어둠 속에서 머드 파이팅을 한 기억을 잊지 못할 추억거리가 된다.
세계 최대 선동동굴, 내년부터 10년간 개장 허가
– 2013년부터 1년단위로 허가 갱신…3박4일투어 7,000만동(3,027달러)
1년단위로 갱신되던 선동동굴 관광영업이 내년부터 10년짜리 허가가 난다. 세계최대 동굴은 연간 입장허용원이 3,400여명을 제한되고 있다. (사진=oxalis)
[인사이드비나=다낭, 임용태 기자] 베트남 중부 꽝빈성(Quang Binh)에 있는 세계 최대의 동굴인 선동동굴(Son Doong)이 2030년까지 10년간 관광으로 개장을 처음으로 허가받았다. 그동안에는 1년단위로 허가가 갱신돼왔다.5일 꽝빈성 인민위원회는 2030년 말까지 쭈어메덧(Chua Me Dat) 유한책임회사에 ‘세계에서 가장 큰 동굴 정복’이라는 관광상품에 대한 라이센스를 부여했다고 밝혔다. 선동동굴이 10년짜리 면허를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쭈어메덧은 또한 이 기간에 ‘자연동굴 트엉-엔(Thuong-En)동굴의 발견’이라는 관광상품도 라이센스를 받았다.
꽝빈성은 라이선스 허가와 함께 회사가 관광객을 위해 관광상품을 홍보하고 소개하는 것 외에도 절대적으로 안전한 투어가 될 것을 요구했다.
선동동굴은 지난 2010년에 세계 최대의 동굴로 발표됐다. 동굴은 2013년 8월부터 매년 제한된 수로 처음으로 관광객을 들였다. 매년 3400명 이상의 관광객이 동굴을 방문하며 예산에 860억동(372만달러)을 기여했다. 현재 선동동굴을 탐험하는 3박4일짜리 투어는 비용이 7000만동(3027달러)이 소요된다.
이 투어는 500명 이상의 회사 직원과 포터 등으로 일하는 125명의 지역주민들에게 매달 평균 600만~900만동의 안정적인 소득을 주고, 더 이상 삼림을 벌채하지 않게 해 자연보호에도 좋은 효과를 거두고있다.
꽝빈성에는 약 400개의 크고 작은 동굴이 있는데, 그 중 40개의 동굴이 관광 개발에 이용되고 있고, 선동동굴과 같은 일부 동굴은 방문객 수를 제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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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 배 속 같은 2㎞ 원시 동굴서 ‘고요한 밤’
지난해 1~11월 베트남을 방문한 한국인은 311만 명에 이른다. 최근 한국인 여행자가 몰리는 곳이 다낭·나짱 같은 바닷가 휴양 도시여서 베트남 하면 ‘가성비 좋은 휴양지’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바다만 즐긴다면 베트남을 절반만 본 것이나 다름없다. 베트남은 국토 절반이 산과 정글이어서다.
베트남 산악지대의 매력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여행지가 중부 꽝빈(Quang Binh) 주다. 이곳에 2003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퐁나께방(Phong Nha Ke Bang) 국립공원’이 있다. 동굴 트레킹 성지로 꼽히는 이곳에서 여행자는 빽빽한 정글을 헤집고 깊숙한 석회 동굴에 찾아 들어가는 수고를 무릅쓴다. 그리고는 기기묘묘한 동굴 안에서 잊지 못할 밤을 보낸다.
아세안의 유산③베트남 퐁나께방 서울보다 넓은 석회암 국립공원
정글 뚫고 거머리 떼내며 전지 동굴 바위 틈새로 달빛 밀려들어
지상의 소란 벗어나 평온함 만끽
폭우가 빚은 유네스코 자연유산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500㎞ 떨어진 꽝빈 주의 벽촌, 퐁나(Phong Nha) 풍경은 1970년대 우리 농촌을 촬영한 자료 화면을 보는 듯했다. 둥그스름한 동산이 사위를 두르고 있고, 산 밑자락엔 정성껏 빚어놓은 논밭이 펼쳐졌다. 도로 위에 달구지를 끄는 소도 이따금 출몰했다. 3000명이 사는 이 평화로운 농촌에 무슨 근심이 있을까 싶었는데, 퐁나에서 나고 자란 가이드 ‘윰’은 “내 고향은 10여 년 전만 해도 베트남에서 손꼽히는 빈촌이었다”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퐁나를 가난하게 만든 건 ‘비’예요. 해마다 홍수가 나서 애써 기른 곡식을 수확하지 못하는 일이 다반사거든요.”
연 강수량은 2270㎜로 한국(1200㎜)보다 두 배 많은데, 이 많은 비가 9~11월 석 달 동안 집중적으로 쏟아진다. 폭우는 많은 것을 파괴했지만, 선물을 안겨주기도 했다. 바로 퐁나가 자랑하는 세계 최대 면적(2000㎢)의 카르스트(석회) 지대다. 퐁나는 바다에 잠겼다가 5만 년 전 융기한 땅이다. 석회암 틈 사이로 빗물이 줄기차게 파고들어 곳곳에 널찍한 동굴을 뻥뻥 뚫었다. 지금껏 발견된 석회 동굴이 400개에 이르고, 동굴의 길이를 모두 합치면 100㎞가 넘는다. 2000년 베트남 정부는 카르스트 지대이자 원시림인 퐁나의 산간을 퐁나께방 국립공원으로 지정했다. ‘께방’은 퐁나의 옆 동네다. 서울(605㎢)보다 더 넓은 국립공원(857㎢)은 2003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도 등재됐다.
정글과 동굴을 탐험하려는 여행객이 퐁나께방 국립공원에 모여들자, 빈궁한 농부였던 퐁나 주민 대다수는 여행 가이드, 홈스테이 운영 등으로 생계 수단을 바꿨다. 그리고 퐁나의 주민은 월 평균 25만원을 벌게 됐다. 베트남 농촌 지역 평균 소득은 1인 월 10만원 수준이다. 윰은 “퐁나 주민은 이제 비가 쏟아져도 하늘을 원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퐁나께방 국립공원을 개별적으로 여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베트남 정부가 허가한 지역 여행사를 통해서만 접근할 수 있다. 400개 동굴 중 여행객에게 개방된 동굴은 딱 15곳인데 이 중에는 길이 9㎞, 높이 200m, 폭 150m인 세계 최대 석회 동굴 ‘손둥(Son Doong) 동굴’도 포함됐다. 현지 여행사 ‘옥자일스(Oxails)’가 손둥 동굴을 비롯해 베트남에서 두 번째,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동굴 ‘항은(Hang En) 동굴’ 트레킹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손둥 동굴은 강물의 수위가 높아 3월께나 개방한다는 말에 항은 동굴 트레킹에 참여하기로 했다. 트레킹에 동행한 여행객은 4명. 여기에 가이드 2명, 안전 가이드 1명, 포터 2명, 요리사 1명이 가세해 모두 10명의 동굴 원정대가 꾸려졌다.
백사장에 텐트, 활짝 열어도 모기 없어
항은 동굴 트레킹의 첫 여정은 해발 300m에서 해발 10m까지 이어진 가파른 산길을 내려가는 것이었다. 길 끝에 동굴 트레커의 베이스캠프 역할을 하는 반둥(Ban Doong) 마을이 나타난다. 표고 차가 300m 밖에 안 되는데 뭐가 힘들겠나 싶어 호기롭게 첫발을 뗐지만, 태곳적 원시의 세계로 들어가는 일이 녹록하지 않다는 걸 절감했다. 물기를 가득 머금은 산길은 말 그대로 진창이었다. 바닥이 찐득찐득해 등산화가 벗겨지기 일쑤였다.
습기가 가득한 정글의 주인은 거머리였다. 거머리는 자신의 영역에 들어온 인간을 호시탐탐 노렸다. 행여 미끄러질세라 발바닥에 힘을 주며 걷고, 사방에서 공격해오는 거머리를 부지런히 떼어내느라 정신없이 산에서 내려갔다. 동굴 트레킹에 이런 장애물이 있는 줄 몰랐다는 말에 가이드 ‘다이’는 “모든 게 모험의 일부라고 생각하라”며 웃었다. 원시림 한복판에서 이 고비를 잘 넘기자고 마음을 다잡았다.
1시간 비탈진 산길을 내려와 반둥 마을에서 간식을 먹고 다시 길을 나섰다. 평탄한 길을 3시간만 걸으면 동굴 입구에 다다른다는 말에 가벼운 마음으로 발을 뗐지만, 곧 계곡물이 앞을 막았다. 가이드가 아무렇지 않게 계곡을 건너갔다. 등산화와 양말을 벗고 따라나서려는데 “지금부터 숱하게 계곡을 만나니까 벗을 필요 없다”는 충고만 들었다.
하릴없이 계곡물에 첨벙첨벙 발을 담그자 얼음장처럼 차가운 물이 신발 속으로 파고들었다. 물을 뚝뚝 흘리며 정글을 헤치고, 계곡을 건너는 일을 반복했다. 서른 번 물길을 가로질렀더니 어느덧 계곡 앞에서 머뭇거렸던 마음이 사라졌다. 몸은 점점 녹초가 돼가고 거머리와의 싸움도 힘에 부칠 즈음, 원정대원들이 “동굴! 동굴!”을 외쳤다. 절벽 아래 아가리를 쩍 벌리고 있는 항은 동굴 입구가 드러났다. 땀과 계곡물에 푹 젖어 온몸이 무거웠는데도 드디어 동굴에 다다랐다는 반가움에 펄쩍펄쩍 만세를 불렀다.
항은 동굴 안에는 인공조명이 없어 랜턴을 머리에 달고 암벽을 기어 내려갔다. 목구멍 같이 좁은 터널을 통과하자 폭 200m, 높이 100m, 길이 2㎞에 달하는 거대 동굴의 속살이 드러났다. 피노키오가 제페토 할아버지를 만났던 고래 배 속이 이런 광경일 거라 짐작했다. 수심 7m의 호수도 고여 있었다. 동굴 틈 사이로 햇빛이 쏟아지자 호숫물이 퍼렇게 빛났다. 동굴에 닿기 위해 흘렸던 땀이 모두 보상되는 광경이었다.
호수 주변에는 천연 백사장이 있었다. 풍화한 석회암이 모래가 되어 호수 근처에 쌓인 것이다. 백사장에 설치된 텐트가 동굴에서 하룻밤을 날 숙소였다. 요리사가 동굴에서 만들어 준 따뜻한 밥을 먹은 뒤 텐트에 벌러덩 누웠다. 텐트 입구를 활짝 열어젖혔는데도 모기가 한 마리가 없었다. 동굴 내부 기온이 연중 15~18도로 유지되는 터라 모기가 활동하기에 적합하지 않고, 동굴에는 모기의 천적인 박쥐가 서식하기 때문이었다.
새까만 어둠이 찾아든 동굴에 바위 틈새로 달빛이 밀려왔다. 억겁의 시간이 만든 석순과 석주가 흐릿하게 빛났다. 지상의 소란스러움이 지하 세계까지는 닿지 못한 듯 동굴의 밤은 고요하고 평온했다.
여행정보 베트남은 한국보다 2시간 느리다. 화폐는 동을 쓴다. 100동 약 5원. 퐁나께방 국립공원은 동호이(Dong Hoi) 국제공항에서 차로 45분 거리다. 한국에서 직항은 없다. 하노이 국제공항에서 국내선을 타면 동호이까지 1시간 소요. 베트남 정부가 지정한 11개 현지 여행사가 당일 투어, 동굴 숙박 상품을 운영한다. 여행사 ‘옥자일스’가 세계 최대 동굴 손둥 동굴(4박5일 약 340만원)과 항은 동굴(1박2일 약 37만원) 트레킹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전문 가이드와 포터가 동행해 트레킹 경험이 있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한아세안센터에서 만든 앱 ‘아세안여행’을 받아가자. 날씨·환율·회화 등 여행정보가 담겨 있다.
꽝빈(베트남)=양보라 기자 [email protected]
베트남 퐁나께방국립공원, 동굴 트레킹의 성지를 만나다
양보라 여행전문기자는…
[한경 머니 기고=양보라 여행전문기자] 지난해 베트남을 방문한 한국인은 343만 명에 이른다. 한국인 여행자가 특히 몰리는 곳이 다낭, 나짱 등 바닷가 휴양 도시라, 베트남의 이미지는 가성비가 좋은 바다 휴양지로 굳어지는 듯하다. 그러나 바다만 즐긴다면 베트남을 절반만 본 것이나 다름없다.베트남은 국토의 50%가 산과 정글인 나라다. 베트남 산악지대의 매력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여행지가 베트남 중부 꽝빈주인데, 이곳에는 2003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퐁나께방국립공원’이 있다. 동굴 트레킹 성지로 꼽히는 이곳에서 여행자는 빽빽한 정글을 헤집고 깊숙한 석회동굴에 찾아 들어가는 수고를 무릅쓴다. 그리고는 기기묘묘한 동굴 안에서 잊지 못할 밤을 보낸다.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500㎞ 떨어진 꽝빈주의 벽촌, 퐁나의 풍경은 1970년대 우리 농촌을 촬영한 자료 화면을 보는 듯했다. 둥그스름한 동산이 사위를 두르고 있고, 산 밑자락엔 정성껏 빚어 놓은 논밭이 펼쳐졌다. 도로 위에 달구지를 끄는 소도 이따금 출몰했다. 인구 3000명이 사는 이 평화로운 농촌에 무슨 근심이 있을까 싶었는데, 퐁나에서 나고 자란 가이드 ‘윰’은 “내 고향은 10여 년 전만 해도 베트남에서 손꼽히는 빈촌(貧村)이었다”는 이야기를 들려줬다.“퐁나를 가난하게 만든 건 ‘비’예요. 해마다 홍수가 나서 애써 기른 곡식을 수확하지 못하는 일이 다반사였거든요.”퐁나의 연 강수량은 2270㎜로 우리나라(1200㎜)보다 2배 많은데, 이 많은 비가 9~11월 석 달 동안 집중적으로 쏟아진단다. 폭우는 많은 것을 파괴했지만 선물을 안겨주기도 했다. 바로 퐁나가 자랑하는 세계 최대 면적(2000㎢)의 카르스트(석회) 지대다. 퐁나는 바다에 잠겼다가 5만 년 전 융기한 땅이다. 석회암 틈 사이로 빗물이 줄기차게 파고들어 퐁나 곳곳에 널찍한 동굴을 뻥뻥 뚫었다.퐁나 지역에 지금껏 발견된 석회동굴이 400개에 이르고, 동굴의 길이를 모두 합치면 100㎞가 넘는다. 2000년 베트남 정부는 퐁나에 있는 공원(께방)이라는 뜻에서 카르스트 지대이자 원시림인 퐁나의 산간을 퐁나께방국립공원으로 지정했다. 서울(605㎢)보다 더 넓은 국립공원(857㎢)은 2003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도 등재됐다.정글과 동굴을 탐험하려는 여행객이 퐁나께방국립공원에 모여들자, 빈궁한 농부였던 퐁나 주민 대다수는 여행 가이드, 홈스테이 운영 등으로 생계 수단을 바꿨다. 그 결과 베트남 농촌 지역 평균 소득은 1인 월 10만 원 수준인데, 퐁나의 주민은 월 25만 원을 번다. 윰은 “퐁나 주민은 이제 비가 쏟아져도 하늘을 원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현재 퐁나께방국립공원을 개별적으로 여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베트남 정부는 자연보호를 위해 지역 여행사를 통해서만 동굴에 접근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퐁나께방에서 업력이 가장 오래된 현지 여행사 ‘옥자일스(Oxails)’를 찾아갔다. 퐁나께방국립공원에서 여행객에게 개방된 동굴은 딱 15곳인데, 이 중에는 길이 9㎞, 높이 200m, 폭 150m인 세계 최대 석회동굴 ‘손둥동굴’도 포함됐다. 옥자일스가 손둥동굴 트레킹을 독점적으로 운영하는 여행사였다.이왕 동굴 트레킹에 도전하기로 결심한 이상, 세계 최대 손둥동굴에 도전하고 싶었지만 손둥은 감히 트레킹 초보가 도전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동굴 안에서 사흘을 머무는데, 암벽 등반을 해야 하고 하루에 30㎞를 걸을 만한 강철 체력이 요구됐다. 손둥동굴 트레킹은 미래의 로망으로 남겨 두고 베트남에서 두 번째,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동굴 ‘항은동굴’ 트레킹 프로그램에 도전하기로 했다. 이 여행 상품도 옥자일스가 진행했다.트레킹에 동행한 여행객은 4명. 여기에 가이드 2명, 안전 가이드 1명, 포터 2명, 요리사 1명이 가세해 모두 10명의 동굴 원정대가 꾸려졌다. 항은동굴 트레킹의 첫 여정은 해발 300m에서 해발 10m까지 이어진 가파른 산길을 내려가는 것이었다. 길의 끝에 동굴 트레커의 베이스캠프 역할을 하는 반둥 마을이 나타난다. 기껏 300m밖에 안 되는 동산인데 뭐가 힘들겠나 싶어 호기롭게 첫발을 뗐지만, 태곳적 원시의 세계로 들어가는 일이 녹록하지 않다는 것만 절감했다. 물기를 가득 머금은 산길은 말 그대로 진창이었다. 바닥이 찐득찐득해 등산화가 벗겨지기 일쑤였다.습기가 가득한 정글의 주인은 거머리였다. 거머리는 자신의 영역에 들어온 인간을 호시탐탐 노렸다. 행여 미끄러질세라 발바닥에 힘을 주며 걷고, 사방에서 공격해 오는 거머리를 부지런히 떼어내느라 정신없이 산을 내려갔다. 동굴 트레킹에 이런 장애물이 있을 줄 몰랐다는 말에 가이드 ‘다이’는 “모든 게 모험의 일부라고 생각해라” 하며 웃었다. 원시림의 한복판에서 이 고비를 잘 넘기자고 마음을 다잡았다.1시간 비탈진 산길을 내려와 반둥 마을에서 간식을 먹고 다시 길을 나섰다. 평탄한 길을 3시간만 걸으면 동굴 입구에 다다른다는 말에 가벼운 마음으로 발을 뗐지만, 곧 계곡이 앞을 막았다. 다이가 아무렇지 않게 계곡을 건너갔다. 베트남 가이드와 포터들은 구멍이 뻥뻥 뚫린 빨간색 샌들을 신고 진창과 계곡을 잘도 헤집었다. 베트남에서는 이 샌들을 ‘호찌민 신발’이라고 부른단다. 호찌민이 식민지 베트남의 독립을 위해 베트남의 정글을 누빌 때 신은 신발이라고 생각하니, 베트남 사람들이 잘 걷는 이유는 아마도 저 신발에 숨은 힘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등산화와 양말을 벗고 계곡물을 건너려는 내게 가이드는 “지금부터 숱하게 계곡을 만나니까 벗을 필요 없다”고 충고했다. 하릴없이 계곡물에 첨벙첨벙 발을 담그자 얼음장처럼 차가운 물이 신발 속으로 파고들었다. 물을 뚝뚝 흘리며 정글을 헤치고, 계곡을 건너는 일을 반복했다. 30번 물길을 가로질렀더니 어느덧 계곡 앞에서 머뭇거렸던 마음이 사라졌다. 몸은 점점 녹초가 돼 가고 거머리와의 싸움도 힘에 부칠 즈음, 동굴 원정대가 “동굴! 동굴!” 하며 외쳤다. 절벽 아래 아가리를 쩍 벌리고 있는 항은동굴 입구가 드러났다. 땀과 계곡물에 푹 젖어 온몸이 무거웠는데도 드디어 동굴에 다다랐다는 반가움에 펄쩍펄쩍 만세를 불렀다.항은동굴 안에는 인공조명이 없어 랜턴을 머리에 달고 암벽을 기어 내려갔다. 목구멍같이 좁은 터널을 통과하자 폭 200m, 높이 100m, 길이 2㎞에 달하는 항은동굴의 속살이 드러났다. 피노키오가 제페토 할아버지를 만났던 고래 뱃속이 이런 광경일 거라 짐작했다. 항은동굴에는 수심 7m의 호수도 고여 있었다. 동굴 틈 사이로 햇빛이 쏟아지자 호숫물이 퍼렇게 빛났다. 동굴에 닿기 위해 흘렸던 땀이 모두 보상되는 광경이었다.호수 주변에는 천연 백사장이 있었다. 석회석이 풍화돼 모래로 바뀐 것이 호수 근처에 퇴적된 것이다. 백사장에 설치된 텐트가 동굴에서 하룻밤을 날 숙소였다. 동굴 생활은 뭐든 체험이었다. 단순이 씻고 화장실을 가고 밥을 먹는 것도 특별했다. 고급 호텔에서 묵는 것처럼 욕조에 몸을 담그지는 못했지만, 트레킹 가이드가 미리 정수해 둔 물로 얼굴과 손발을 닦았다. 화장실은 그늘막 텐트에 숨어 있었는데 물로 씻어내는 대신, 배설물에 톱밥을 흩뿌렸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먹는 것이었다. 트레커와 동행한 요리사가 동굴에서 밥을 만들어줬다.돼지고기구이며 채소볶음이며 갓 지어낸 따뜻한 밥을 잔뜩 먹곤 텐트에 벌러덩 누웠다. 텐트 입구를 활짝 열어 젖혔는 데도 모기가 한 마리가 없었다. 동굴 내부 기온이 연중 영상 15~18도로 유지되는 터라 모기가 활동하기에 적합하지 않고, 동굴에는 모기의 천적인 박쥐가 서식하기 때문이었다. 바깥세상은 찜통 같은 여름인데, 동굴은 선선하고 쾌적했다. 새까만 어둠이 찾아든 동굴에 바위 틈새로 달빛이 밀려 왔다. 억겁의 시간이 만든 석순과 석주가 흐릿하게 빛났다. 지상의 소란스러움이 지하 세계까지는 닿지 못한 듯 동굴의 밤은 고요하고 평온했다.베트남은 한국보다 2시간 느리다. 화폐는 동을 쓴다. 100동이 약 5원. 퐁나께방국립공원은 동호이국제공항에서 차로 45분 거리에 있다. 우리나라에서 동호이까지 닿는 직항은 없다. 하노이국제공항에서 베트남 국내선으로 동호이까지 1시간 걸린다. 퐁나께방국립공원은 현지 투어로만 입장할 수 있다. 11개 여행사가 동굴 당일 투어나 동굴 숙박 상품 등을 운영한다. 옥자일스가 세계 최대 동굴 순둥동굴(4박 5일, 6980만 동, 약 340만 원)과 세계 세 번째로 큰 항은동굴(1박 2일, 760만 동, 약 37만 원) 트레킹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전문 가이드와 포터가 동행해 기본적인 트레킹 경험이 있으면 누구나 동굴 트레킹에 참여할 수 있다.단연코 여행의 재미는 소비에 있으며 온갖 살 것이 넘치는 메트로폴리탄이야말로 궁극의 여행지라고 믿어 왔다. 인생의 분기점을 넘은 것인지, 자연으로 파고드는 여정이 즐거워졌다. 이제 막 걷기 여행의 매력에 눈을 뜬 초보 트레커다. 걸어보지 않고는 못 배길 국내외 아름다운 트레킹 코스를 소개할 예정이다. 중앙일보와 월간지 트래비 여행 기자로 글을 써 왔다.[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70호(2019년 07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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