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우보이의 노래 해석 | 넷플릭스가 있다면 진짜×100 꼭 봐야할 명작 최근 답변 26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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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우보이의 노래 – 나무위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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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에 대한 기사 평가 카우보이의 노래 해석

  • Author: 무비셀라 CINEMA CL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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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ate Published: 2020. 11. 14.
  • Video Url link: https://www.youtube.com/watch?v=1574TcUwtK8

카우보이의 노래_불가지한 개척시대

《카우보이의 노래 (The Ballad Of Buster Scruggs·2018)》후기·리뷰

[카우보이의 노래]는 책 한 권을 여는 것으로 시작해서 6가지 에피소드를 다 읽고서 소설책을 닫는 형식으로 끝맺음한다. 바로 <카우보이의 노래와 개척자들의 동화 The Ballad Of Buster Scruggs & Other Tales Of American Frontier>라는 책이다. 서부극 앤솔러지로 각각 다른 태도와 배역을 가진 서부 개척 이야기를 모았다. 그러나 공통주제는 아이러니한 죽음이다. 원래 TV 편성용으로 제작되었으나, 6편 모두 이어서 봐야 한다는 형제 감독의 주장에 따라 옴니버스 영화 형식으로 바꿨다. 그리고, [카우보이의 노래]는 서부극의 문법을 따르기보다는 우화(동화)를 공통의 형식으로 채택하고서 여러 다양한 장르를 뒤섞었다.

사실 코엔 형제는 평생 모든 장르를 섭렵하려고 했다. 이제껏 누아르, 범죄, 케이퍼, 스크루볼 코미디, 블루그래스 뮤지컬, 스파이, 종교 패러디물, 서부극을 만들어왔었다. 그럼 각각의 에피소드들을 최대한 스포 없이 다뤄보겠다.

1. 카우보이의 노래

1장은 뮤지컬, 코미디, 서부극, 판타지가 혼재되어 폭력에 관한 그들의 견해를 드러낸다. 기타를 치고 노래하며 유랑하는 총잡이를 통해 웨스턴 장르가 우리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폭로한다.

실제 개척의 역사는 낭만적이지도 않고, 잔인하고, 힘겨웠다고, 웨스턴 장르가 자랑하는 ‘결투’ 장면으로 까발린다. 공권력이 미치지 않는 서부에서 자신의 목숨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죄악시되는 살인을 밥 먹듯 벌어야 한다고 고백한다. 하나, 장르적 쾌감을 안겨주면서도 적절한 유머가 가미되어있어서 단숨에 관객들을 끌어들인다.

그리고 이후에 펼쳐질 5가지 서부 이야기를 암시한다. 강렬한 펀치라인을 통해 이 영화가 주제가 ‘죽음’ 임을 각인시킨다. 그리고 맨 마지막 장면은, 구약성서 욥기에서와 동일하게 죽음에는 논리가 없다는 자세를 보여준다.

2. 알고도네스 인근

2장은 억세게 재수 없는 은행강도(제임스 프랑코)가 주인공이다. 대놓고, 케이퍼(강도) 장르의 문법을 블랙 코미디에 유려하게 녹여냈다. 1달에 한번 보안관이 방문하는 은행은 백발의 노인이 지키고 있었다. 그는 2번의 강탈 시도가 있었지만, 미수에 그쳤다고 무용담을 신나게 떨어댄다.

은행강도는 수다쟁이 영감을 우습게 보고 권총을 꺼내 들고 위협한다. 그러나 노인이 젊은 강도를 압도할 수 있는 데에는 그만한 능력이 있었다. ‘살아남는 자가 강하다’라는 명언이 절로 떠오를 만큼 생존이야 말로 그 사람의 능력을 나타낸다. 약육강식이 난무하는 서부를 간접적으로 드러내는 우아한 화법이다. 그리고 주인공의 처지를 살펴보자. 그는 운 좋게 위기를 넘겼다가고 불운이 찾아오고 이처럼 아이러니한 죽음은 서부 어디에나 산재되어 있다.

3. 밥줄

3장은 배우 하나에 의존해 유랑하는 극단 이야기다. 시, 연설문, 성경구절, 신화들을 웅변하는 배우는 사지가 없다. 그런 장애 때문에, 먹고, 입고, 싸는 기본적인 생리현상 전부를 유랑극단 단장(리암 니슨)에게 전적으로 의존해야 만한다. 3장부터는 서부 장르의 문법을 버리고, 코엔 형제의 장기인 블랙 코미디와 드라마 장르에 집중한다. 전체 에피소드 중에서 제일 비정한 이야기이므로, 그에 맞춰서 조명과 촬영도 어둡게 처리했다. 그래서 코엔 형제가 처음으로 디지털 촬영 방식으로 찍었다. 이런 인간성에 대한 음침한 우화는 서부극 문법을 이탈함에도 불구하고, 주제는 일정하게 유지하는 코엔 형제의 유려한 솜씨를 즐길 수 있다.

1,2장과 달리 개척사업이 어느 정도 진척되면서 문명사회로의 진보가 이뤄진다. 어느 정도 경제적 안정이 찾아오면 인간은 유희를 찾는다. 여기서 문화가 필요하게 된다. 유려한 언변을 자랑하는 배우가 바로 그러하다.

배경이 서부이다. 자연이라면 살아남지 못할 약자는 문명세계에서 예술가로 살아남았다. 그리고, 그 문명은 자본주의 체제하다. 하지만, 예술은 생산활동을 하지 않는다. 오로지 소비활동이므로 언제나 관람객이 필요하고 후원자에게 의존한다.

그러므로 3장에 등장하는 배우와 유랑극단 단장의 관계는 예술가와 후원자 간의 관계를 치환할 수 있습니다. 영화로 치면, 영화감독과 영화사가 되겠네요, 이때, 팔다리가 없는 배우는 창작의 자유를 상실했음을 의미한다.그가 웅변하는 내용에서 이를 알 수 있죠. 낭만파 시인 비셔 셸리의 ‘오지만 디아스’, 셰익스피어의 희곡들, 성경의 창세기 속 카인과 아벨, 링컨의 게티즈버그 연설 등 서양인들이라면 친숙한 고전들만 반복해서 읊s는다.

현재 영화계도 오리지널 영화제 작은 줄고, 창작의 자유를 잃어버리고, 앵무새처럼 리메이크, 속편, 리부트에 목매고 있죠. 한 술 더 떠서 ‘셈을 하는 닭’을 통해 1차원적인 재미와 볼거리만 쫒는 영화사뿐 아니라 관객들도 함께 풍자하고 있지요. 이상 코엔 형제가 이미 [헤일 시저], [바통 핑크] 등에서 여러 번 다뤄본 테마이지만, 영화가 죽음을 다루다 보니 이번이 제일 섬뜩했다.

4. 금빛 협곡

4장은 광활한 자연에서 홀로 금맥을 캐는 노인(톰 웨이츠)이 주인공이다. 그 독특한 목소리 때문에 캐스팅된 듯싶다. 서부극 장르였던 1,2장이 황야였고, 어두운 블랙코미디 3장의 배경이 혹한의 설원인데 반해 4장의 배경은 녹음이다. 마치 에덴동산처럼 낙원과도 같은 자연환경이다. 이윽고, 서부개척을 이끈 동력원을 등장시킨다. 바로 ‘골드러시’이다. 개척 이주민들은 신의 이름을 빌려 자연을 개발하기 시작한다. 카메라는 수시로 동물들을 비춘다. 자연의 입장에서 인간은 침입자이며, 환경은 파괴된다. 그러나 노인은 4개의 부엉이 알 중 하나만 먹는다든지 금맥을 찾느라 파놓은 구덩이를 나중에 깔끔하게 원상 복구하는 등 자연과의 공존·공생을 추구한다.

이처럼 4장은 인간과 환경에 대한 우화이지만, 그 가운데 인간들은 탐욕 때문에 서로를 죽이려 든다. 즉, 서부개척 자체가 ‘약탈경제’였음을 시인하는 바이다. 어차피 인디언에게 빼았은 땅과 자원이니 말이다.

5. 낭패한 처자

5장은 주인공이 여성(조 카잔)이며 실내에서 등장한다. 개척이 진척되고,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음을 상징한다. 대화의 주제로 의학이 등장할 만큼 문명화는 꽤 진척되었다. 그녀는 오빠의 주선으로 정략결혼을 하기 위해 여행길에 오른다. 집단이주 도중 오빠는 질병 사하고, 그녀는 강아지 외에는 가진 게 없는 무일푼 신세가 된다.새옹지마랄까? 홀로 남겨진 그녀는 길잡이 냅 (빌 헤크)의 청혼을 받아들인다. 생애 처음으로 내린 결정이었다.

그렇게 주체가 되고 싶었지만, 미래는 아무도 모른다. 식탁에서 나왔던 의학 이야기가 이윽고 질병사를 암시했듯이 유일한 재산인 강아지 ‘피어스 대통령’을 찾아 나선 그녀는 불시에 아메리칸 원주민에게 습격을 당한다. 참고로, 프랭클린 피어스(14대)는 가정사가 가장 불운한 대통령이라는 점에서 강아지 이름 자체가 복선인 셈이다.

코엔 형제가 그리는 세상이 언제나 불가해한 불확실성의 세계이듯이 서부도 그러하다. 전체 에피소드 중에서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하고, 멜로드라마와 블랙코미디로만 구성되었나 싶었는데 후반은 웨스턴 장르다.

6. 시체

6장은 만담 형식의 우화로 통일성을 유지하면서 호러와 미스터리가 살짝 가미되어 있죠. 포트모건행 역마차에 동승한 다섯 남녀들은 토론 삼매경에 빠져있습니다. 각자 내뱉는 대사를 통해 각 인물들의 가치관을 엿볼 수 있지요.

언어가 다르더라도 바디랭귀지로 뜻이 통하므로 사람은 족제비와 같다며, 인간의 본능과 보편성에 주목하는 모피 사냥꾼, 성경의 구원론에 입각해서 죄의 유무로 판별하는 베처먼 부인, 그리고 존재하는 것은 모두 변한다는 공(空) 사상과 운에 따라 결정된다는 프랑스 도박꾼, 마지막으로 생과 사로 인간을 구별하는 현상금 사냥꾼 두 명으로 구성된 5명은 난상토론을 벌입니다.

마침내 호텔에 도착해서 현상금 사냥꾼은 계단을 밞으며 현상범 시체를 옮깁니다. 남은 3명은 사냥꾼을 뒤따르길 꺼려합니다. 만약 현상금 사냥꾼을 ‘죽음’ 혹은 ‘저승사자’로 비유한다면, 계단은 죽은 자들이 머무르는 “연옥”을 의미하겠고, 그들이 밤새 달려온 마차여행은 “인생”이겠죠.

어떤 삶을 살았든 모든 인간은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이니깐요. 호텔 앞에서 머뭇거리는 장면은, 제각기 다른 인생관을 지닌 사람들도 ”죽음”을 쉽게 수용하기 어렵다는 뜻이죠.

이상 6가지 에피소드는 배경, 사건, 인물, 장르 모두 다르지만, ‘아이러니한 죽음’이라는 공통주제로 통일성을 갖췄다. [카우보이의 노래]과 가장 비슷한 영화는 같은 서부극인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더 브레이브]보다는 2009년에 나왔던 [시리어스 맨]과 똑같이 구약성서의 욥기를 차용해서 인과응보식 고난을 부정한다.

지금까지 34년 동안 조엘과 에단 코엔은 장르만 달랐을 뿐 그들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항상 똑같았다. 그중 에단 코엔은 프린스턴 대학교 철학 학사출신이다. 아마 그래서 인간의 합리성을 의심하는 후기 구조주의에 경도된 듯이다. 인간의 합리성으로 제어할 수 없는 거대한 세계 속에서 불가해한 우연성, 비인간성의 유혹 속에서도 잃지 말아야 하는 인간성, 변덕스러운 우주의 섭리에 대한 불가해함, 부조리함이 주를 이룬다.

이런 불가지론적 입장은 칸트의 견해를 따르든, 데이비드 흄의 이론을 따르든 간에 몇몇 명제에 관해서 진위여부를 판별할 수 없음을 뜻한다. 이런 철학을 견지하면서 서부극의 신화를 벗겨내고, 서부 개척민들의 실상에 주목한다. 느슨한 옴니버스 영화이지만 주제는 뚜렷하고, 굉장히 이질적인 장르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대가의 솜씨를 한번 즐겨보세요

★★★★ (4.1/5.0)

Good : 같은 주제를 이처럼 다양하게 다룰 수 있다니!!

Caution : 서부극 장르의 쾌감은 1,2,5장에만 있다.

◆코엔 형제가 신생 영화사 안나푸르나(Annapurna)의 메간 엘리슨과 처음 손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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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우보이의 노래(The Ballad of Buster Scruggs, 2018): 비극과 희극을 오가는 코엔형제의 감칠맛나는 서부극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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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라, 서부극의 허망한 낭만을》

으어어어.

안녕들하십니까.

다들 잘들지내셨습니까.

한량총수입니다.

오늘 들고온 작품은 기냥기냥

아주 기냥 맛깔나는 서부극 작품입니다.

베니스 영화제 수상작으로

코엔 형제가 연출했습니다.

또한 걸출한 배우들이 대거 출연했죠.

작품은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입니다.

뻔히 총만쏘고 서부에서 빵야빵야

보안관 어딨어?!

오이오이 은행을 털러온거야?!

이런 얘기들만 있지 않습니다.

서부에서 사는

사람사는 냄새나는 서부극입니다.

각기 다른

6개의 서부극을

낭만과

희극과

비극과

한소절의 노래로

불러내다.

《카우보이의 노래》

※줄거리

《》

코엔 형제의 서부극이다.

건맨들의 냉혹한 승부를 즐거운 노래로 보여준 카우보이의 노래. 사형은 처음이지? 은행털이 잡범의 비루한 최후를 그린 알고도네스 인근. 리암니슨이 나왔지만 몰라봤습니다. 닭한테 진 한 불우한 남자의 이야기, 밥줄. 반전의 반전을 보여주는, 쫄깃하고 연민 느껴지는 연출의 금빛 협곡. 주도적으로 뭔가 해본 적 없는, 평생 끌려다닌 여성의 소심한 최후, 낭패한 처자. 괜히 긴장되는 스릴을 선사하는, 마차 안 사람들의 미스테리한 이야기 시체.

위와 같이 총 6개의 단편선으로 이루어져있다.

이야기는 짧은 건 짧고 적당한건 적당해서 끊어봐도 재밌다.

무엇보다 밥줄은 눈살이 찌푸려질정도로 불편하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다.

코엔형제가 선사하는 맛깔나는 단편선.

겪어본 적 없지만

왜인지 봐도 봐도 재밌는

미국 서부극을 6개로 그려내다.

※단편극

《아름다운 노래로 서부극을 설명하다, 카우보이》

1. 세상은 넓고, 나보다 잘 쏘는 놈들은 많다. 카우보이의 노래

샌사바의 노래하는 새, 버스터 스크럭스(팀 블레이크 넬슨)는 영화 세계관에서 유명한 현상수배범이다.

낭만주의 카우보이는 자신의 애마를 타고 기타를 치며 노래를하며 방랑한다.

그러다 우연히 술집에서 시비가 붙어 당연히 서부극답게 까부는 놈들은 총으로 참교육 시켜준다.

그렇게 서부극 결투에서 연전연승을 보이던 남자는 자신과는 전혀다른, 정반대의 검은 옷을 입은 남자에 의해 허무하게 목숨을 잃는다.

거꾸로 거울을 보고 쏴도 맞히고

장난치면서도 손가락을 다 날리고

한 번에 여러명을 상대해도 적수가 없던 무적의 남자는

그렇게 허무하게 목숨을 잃는다.

그리고 다시 영혼이 되어 노래한다.

LIFE GOES ON..

*개인적으로는 보고 좀 허무했던 이야기다.

그렇지만 영화가 끝날때 쯤이면 노래와함께 괜스레 생각나는 작품.

단순히 그냥 시간상 처음으로 배치된 게 아니라, 이 영화는 이런 영화다! 라고 주제를 설명해주는 듯한 느낌의 에피소드다.

카우보이의 노래는 서부세계의 모든 희노애락과 비극과 희극을 노래하는 작품입니다.

라고 설명하는 듯한 에피소드다.

《댁은 이런 거 처음이요?》

2. 사형은 처음이지? 알고도네스 인근

어서와, 사형은 처음이지?

잘생긴만큼 허술한 은행털이범(제임스 프랑코)의 이야기입니다.

이 잘생긴 은행털이범은 은행털다가 결국 은행원한테 집니다.

그것도 냄비로 무장한 은행원한테.

그래서 보안관놈들한테 죽을 위기에 처하게 됐는데, 갑작스레 나타난 인디언들에 의해 어찌어찌 살아남게됩니다.

그렇게 목숨을 부지하여, 근처 지나가는 소치기랑 같이 동행하게됩니다.

그렇지만 갑자기 나타난 무리에 놀라 달아나는 소치기?

알고보니 이 소몰이 청년은 소도둑이였다.

그래서 결국 우리의 허술한 카우보이는 다시금 보안관에 의해 잡히고 다시금 사형에 처하게된다.

그리고는 옆에 울먹이는 사형수에게 처음이우? 라는 농담도 건네고

앞에 사형수를 구경하는 아름다운 딸내미가 이쁘다고 생각을 하면서 결국 죽게된다.

*낫 배드한 소소한 작품.

《가장 큰 충격과 교훈을 선사한 작품, 밥줄》

3. 주워서 아들같이 키웠지만, 결국은 밥줄

비루한 2인으로 구성된 유랑단.

나이든 극단장(리암니슨), 팔 다리 없는 소년(해리 멜링, 두들리 맞습니다) 두 명은 전국을 유랑하며 공연을 펼친다.

단 두명밖에 없기에, 공연은 초라하고 작고 별볼일 없습니다.

팔 다리 없는 소년이 읊어주는 창세기, 셰익스피어의 이야기들.

그리고 그 공연이 맘에들면 조촐한 관람비를 자발적으로 내는 관객들.

그렇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관객은 줄어들어, 결국 아무도 돈을 내지 않는 지경에 이르는 공연.

그런 까닭에 단장(리암니슨)은 점점 더 단원에게 소홀해진다.

그의 식사는 점점 더 조촐해지고, 그를 혼자 둘 수 없어서 그를 짊어지고 사창가를 가기도 한다.

물론 자기만 하고, 그의 비용은 내주지 않는다.

그러다 우연히 마을에서 사칙연산까지는 아니지만 더하기와 빼기에 능통하 닭의 공연을 보게된다.

결국 단장은 큰 맘을 먹고 그 닭을 산다.

그렇게 머물던 마을을 떠나 다른 곳으로 가던 중 남자는 강에 큰 돌을 하나 빠트려서 깊이를 확인한다.

팔 다리 없는 소년은 자신과 같이 마차에 탄 닭을 보며 긴장한다.

*이 영화 중 가장 큰 충격과 공포를 줬던 작품입니다.

제목까지 밥줄이라니.

가장 멋지고 완벽한 작품입니다.

램파드 닮은 리암니슨의 비겁한 연기, 그리고 두들리의 열정어린 공연에 넋을 놓게되는 작품입니다.

두 번은 보고 싶지 않지만 가장 재밌던 에피소드였습니다.

《그래, 누가 이기는지 한 번 해보자》

4. 금빛 협곡

역시, 무법의 시대를 살아온 쌍남자들에게 총 한방쯤은 별거 아닙니다.

나귀를 타고 노래를 부르며 언덕에서 홀로 노래를 부르며 땅을 헤집고 강을 뒤지는 노인(톰 웨이츠)

노인은 금맥을 찾는 광부 아닌 광부다.

노인은 금맥이 흐르는 장소를 찾기위해 일생을 바친다.

근처에서 생선을 잡고, 새의 알을 훔치고 나귀와 대화하고, 또 산을 겁박한다.

“누가 이기나 한번 해보자!”

결국 노인의 노력은 결실을 맺는다.

그렇지만 완벽한 타이밍에 노인의 금을 노리고 그에게 총을 쏘는 한 젊은 청년.

그렇게 청년은 노인을 죽이고,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담배를 하나 태운다.

그리고는 노인의 굴에 들어선 순간, 다시 살아난 노인에 의해 목숨을 잃게된다.

이래서 사격실력이 중요하다.

노인은 급소를 피해간 총상을 대충 치료하고 금자루를 나귀에 실고 다시금 길을 떠난다.

노래를 하고

떠나간 물고기들이 다시금 모여들고

산에는 요란한 인간들의 흔적만이 고요히 남아있을 뿐이다.

*재미와 반전 두마리 금맥을 다 잡은 작품.

톰 웨이츠의 독특한 발성과 발음에 빠져드는 작품.

잭 런던의 원작이라고 한다.

《평생을 끌려다닌, 무능한 처자의 어이없는 죽음》

5. 낭패한 처자

낭패한 처자이야기의 처자는 조 카잔이 연기했다.

처자의 오빠는 무능한 인간이다.

그렇지만 이번 행상일을 계기로 시집못간 여동생도 시집보내고 돈도 한바탕 챙길 부푼 꿈을꾼다.

그러나, 오빠는 중간에 돌림병이 도져 죽게된다.

그래서 행상을 철수할까 말까 고민하던 찰나 같이 동행하던 동료들의 조언으로 계속 이동하기로 결심한 처자.

처자는 그러다 오빠가 약속한 돈을 요구하는, 자신은 알지 못했던 길잡이의 요구에 당황해한다.

그래서 행상을 호위하던 다른 동료에게 상담하고, 동료는 그녀를 도와주고 또 청혼을 요청한다.

당연히 이 처자는 워낙 우유부단하고 평생 끌려다니던 인물인지라 남자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그러다, 여자는 인디언들의 습격을 받는다.

지켜주던 다른 늙은 남자는 여자에게 권총을 주고 자신이 당하면, 강간당하고 사지가 찢겨 죽을테니 이걸로 자살하라고한다.

여자는 싫다고 하다가 ㅇㅋ해버린다.

그렇지만 늙은 남자는 짬에서 나온 바이브로 한 대 맞고 모두 소탕시키는 무쌍을 찍는다.

그러나, 이 작품은 카우보이의 노래다.

소심한 여자는 남자가 한 대 얻어터진 순간, 진 줄 알고 스스로 자신의 이마를 향해 방아쇠를 당겨 죽어버린다.

*재밌었어, 이작품은.

《갑분싸만드는 두 남자의 정체》

6. 시체

사람이 모인 마차안에서 토로하는 각자의 개똥철학.

무식한 사냥꾼.

고고한척 하는 늙은 부인.

개똥철학 설파하는 의심병 말기 남자.

그리고 현상금사냥꾼 두명.

매력적인 콧수염을 가진 남자의 노래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그러다 다들 말문이 틀여서 각자의 이야기들을 늘어놓는다.

즉, 아무말 대잔치가 달리는 마차안에서 일어난다.

자신의 사냥썰을 풀며 허세부리는 딱봐도 꾀죄죄한 노인.

그런 노인의 무식함에 성을내며 지식과 종교와 남편자랑하는 부인.

그리고 그 부인에게 “응, 니 딸도 너 싫어함, 니 남편도 아마.. ㅋ”를 시전하는 왼쪽의 남자.

그러면서 다시금 노래하던 남자들의 이야기로 이어지는 전개.

그 성격좋아 보이는 두 남자의 정체가 현상금 사냥꾼이라는 걸 알게되는 세명.

그리고 현재 그들이 잡은 사냥꾼의 시체가 위에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얼어붙는 관계.

호텔에 도착하자 먼저 내리는 두 명의 남자.

남겨진 세명은 긴장되고 오묘한 마음을 가지고 남자들이 들어간 호텔로 들어간다.

*안죽여서 뭔가 아쉬웠던 작품.

※작품 매력 포인트

《허무주의의 운치, 카우보이들의 노래》

1. 이 작품은 당연히 서부극입니다.

허무하고, 간략하고, 또 여운이 남는다.

그러한 작품입니다, 이 노래들은.

항상 뭔가 빵야빵야를 기대하게되는 서부극.

그리고 인질, 그리고 협박, 그리고 마지막에 권총 한자루를 들고하는 결투.

그런것이 없어도 이 서부극은 매력적입니다.

심장 쫄깃하게하는 비극들과, 허망한 웃음 자아내는 희극들로 이루어져 있어 지루하지 않습니다.

《이래서 닭이 최고다》

2. 자비라는 것은 본디 강요되는 것이 아니오

치킨에게 져서 버림받는 남자의 이야기, 밥줄.

이야기는 그냥 허망하게 죽고 죽이는 인간사 외에도 다른 교훈들을 줍니다.

때론 감동을

때론 허무를

때론 재미를

때론 인생을

역시 이런 게 서부극의 매력이죠.

그래도 역시 가장 재밌던 건, 이 밥줄입니다.

램반장이랑 똑닮은 이 리암 니슨의 절제된 연기와 소년의 공허한 외침이 너무 좋았습니다.

특히, 소년의 연설씬들은 계속 돌려볼정도로 매력적이였습니다.

단편이라 아쉬웠던 작품입니다.

※전체적인 평

처음보면 이게 뭐야? 라는 생각이 들지만

계속 보다보면 다음에는 무슨 에피소드가 나올까

다음에는 어떻게 끝날까? 하는 고뇌를 하게되는 작품 카우보이의 노래입니다.

다양한 출연진.

색다른 이야기.

그렇지만 또 그렇게 또, 살아가는 인간들의 이야기.

처음에 카우보이가 누굴 죽이고, 어디를 갈까 두근거리며 봤어서 실망이 있었지만.

그래도 기대와는 다른 재미를 선사해서 재밌게본 작품입니다.

희망없이.

그저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평범하지만 들여다보면

너무나 현실적이라서

괜히 살아본적도 없는 시대에 가지게 되는 연민을 주는 작품.

카우보이의 노래였습니다.

※세 줄 요약

낭만과 비극과 희극의 6가지 이야기.

시시한 인생은 없다.

들여다 본 인간의 삶은 언제나 영화다.

반응형

영화 <카우보이의 노래>를 보고.. 죽음을 향해 가는 삶들, 죽음 직전의 얼굴들…

‘코엔 형제’ 감독의 넷플릭스 기반 영화

<카우보이의 노래>를 조금 늦게 보았습니다.

원제는 .

제 75회 베니스 영화제에서 각본상을 수상했고

얼마 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색상, 주제가상, 의상상 후보로 지명된 작품이죠.

‘에단 코엔’, ‘조엘 코엔’은

각본을 가장 잘 쓰기로 유명한 형제 감독인 동시에

아이러니와 서스펜스를 다룸에 있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아티스트입니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2008)는

가장 좋아하는 열 편의 영화들 중 하나입니다.

그들의 작품을 처음으로 포스팅하는 것에 대해

먼저 심심한 사과를 드립니다.

개인적으로, 스릴러 다음으로 좋아하는 장르가

바로 서부영화입니다.

절대고독이라는 시공간적 상황에서

생존을 위해 벌이는 처절한 사투라는 소재는

어떤 식으로 변주되어도 매력적이더군요.

배신, 복수, 연대, 각성, 참회…

우리들 삶의 그 어떤 심오하고 극적인 테마도

서부극 속에는 참 적절하게 녹아듭니다.

이 영화는 그 장르 속에 여섯 편의 에피소드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절묘하게 묶어냅니다.

잠시 포스터를 보시죠.

러닝타임은 132분.

여섯 편의 에피소드들은

서로 연결되지 않는 독립적 성격을 띠면서도

‘죽음’이라는 공통분모를 공유합니다.

코엔 형제 감독 특유의,

고차원적 유머, 날카로운 풍자, 쓸쓸한 정서,

기가 막힌 아이러니를 품고 있음은 당연하구요.

한 편당 20분이 조금 넘는 길이임에도

등장인물의 성격은 치밀하게 빌드업되고,

은유와 상징도 깨알같이 박혀있습니다.

서부영화의 또 다른 매력인,

광활하면서도 황량한 자연을 담아내는 앵글도

입이 벌어질 정도로 우아하구요.

훌륭한 단편소설집을 읽는 기분을 들게 할 만큼

문학적 향취도 매우 짙습니다.

옴니버스 영화답게 여섯 번으로 나누어

각 에피소드의 관람 포인트를 살펴보겠습니다.

(1) <카우보이의 노래>

(The Ballad of Buster Scruggs)

싸움 실력, 노래 실력 모두 최고인 총잡이,

버스터 스크럭스의 순간적 몰락을 포착합니다.

그 몰락의 원인이 자만이나 방심이었을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건 미혹(迷惑) 때문이었다고 느낍니다.

‘무엇에 홀려 정신을 차리지 못하다’의 미혹.

다른 총잡이의 구슬픈 하모니카 소리에 대한 미혹.

아주 짧은 순간이지만 카메라는

그 소리에 미혹된 주인공의 적잖이 당황한 얼굴을

결코 놓치지 않습니다.

죽어서도 행복한 천사가 될 수 있었던 것도

미혹에서 비롯된, 어쩌면 멋진 죽음이었기에…

배우는 ‘팀 브레이크 넬슨’.

(2) <알고도네스 인근> (Near Algodones)

늙었다고 무시했던 은행원은 보통을 훨씬 넘고

교수형 직전, 코만치족의 습격으로 위기를 넘기고

자신을 구해준 카우보이는 소도둑이었으며

두 번째 교수형 직전, 한 눈에 사랑에 빠집니다.

잠시 후에 벌어질 상황조차

완벽하게 제어하지 못하는 삶의 아이러니.

우리들 삶의 또 다른 이름은,

어쩌면 아이러니의 연쇄일 지도 모르겠네요.

배우는 ‘제임스 프랭코’.

(3) <밥줄> (Meal Ticket)

여섯 편의 에피소드들 중

감정적 울림과 여운이 가장 크고 깊은 이야기죠.

팔다리가 없지만 연기에 능한 해리슨과

그의 수발을 들며 그를 이용해 장사를 하는 노인.

퍼시 비시 셸리, 셰익스피어, 바이블,

심지어 링컨의 연설을 총동원한 그의 연기는

대중들에게 호응을 얻지 못하고

끝내 그의 자리를 위협하는 건 고작, 암산하는 닭.

그 둘의 존재가 각각

예술영화와 상업영화를 상징함은 당연합니다.

영화 속 관객들의 선호와 취향은

영화 밖 관객들의 그것들과 일치할 것이구요.

해리슨의 부재하는 팔다리는

마치 팔다리가 잘린 듯한 기분을 느끼는,

예술영화 감독들의 비애, 절망과 다르지 않습니다.

그러나 오로지 돈만 좇는 상업영화의 미래도

그 닭의 수명을 넘지는 못할 것 같네요.

배우는 ‘해리 멜링’과 ‘리암 니슨’.

(4) <금빛 협곡> (All Gold Canyon)

여섯 편의 이야기들 중

유일하게 해피엔딩으로 보이는 에피소드입니다.

금맥을 애타게 찾는 노인은

거듭되는 실패에도 좌절하지 않고 인내하죠.

마침내 금맥을 발견한 순간,

등 뒤에서 한 젊은 무법자의 총을 맞습니다.

급소를 피해 깨끗하게 몸을 관통하는 기적의 행운.

그 행운은 우연이 아니라

올빼미의 알을 하나만 꺼내고

자연에게 축복의 노래를 불러 줌을 잊지 않으며

파헤친 땅을 하나하나 정성스레 메꾸었던 노인을

자연이 계속해서 주시했기 때문이 아닐까요.

인간과 자연의 관계가 어때야 하는 지를,

영화는 불과 20여 분의 호흡으로 설득합니다.

그것은 바로 공생(共生)…

배우는 ‘톰 웨이츠’.

(5) <당황한 처녀> (The Gal Who Got Rattled)

원칙을 고집스레 지키는 오빠의 결정에 의해

오리건으로 결혼을 위한 여정을 떠나는 앨리스.

자신의 삶을 결정하던 오빠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그녀는 마침내 자기결정권의 자유를 얻고

때마침 빌리의 청혼을 받습니다.

그러나 결정적 순간 그녀는 다시

아서가 정해 준 위기상황의 매뉴얼이란 원칙을

그만 급하게 따릅니다.

아서는 대체 빌리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까요.

배우는 ‘조이 카잔’.

(6) <죽을 자만 남으리> (The Mortal Remains)

여섯 편들 중 유일하게

등장인물의 직접적 죽음이 수반되지 않는 일화죠.

두 명의 바운티 헌터를 포함한 다섯 명의 동승자가

달리는 마차 안에서

인간사의 여러 일들을 주제로 논쟁을 벌입니다.

특히, 인간을 두 부류로 나눌 때

그 기준이 무엇이 될 것인가의 주제는

무척이나 흥미롭습니다.

다만, 그 주제는 결론이 날 수 없는 것이고

다섯 명 누구도 마차에서 내릴 수 없습니다.

당도한 호텔에는 죽음의 그림자가 가득하고

세 명의 동승자들은 안으로 들어서기를 주저하죠.

서로 다른 가치관과 편견을 가지고

의미없는 논쟁에 얼굴을 붉히던 그들 모두

죽음 앞에서는 한없이 두렵고 무력할 뿐입니다.

그들이 논쟁을 벌이던 내내

그들 머리 위에 매달려있던 시체처럼.

아니, 어쩌면 그 세 명 모두

이미 죽은 자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시 포스터를 보시죠.

마치 길처럼, 또는 삶을 옥죄는 밧줄처럼,

사람과, 말과, 마차에게로 이어지는 활자.

그리고 죽음과도 같은 여섯 개의 그림자…

여섯 편의 에피소드에 몇 편의 이야기가 더해져도

자리를 뜨지 않고 한 숨에 볼 수 있을 만큼

영화의 몰입도가 상당합니다.

코엔 형제의 천재성에 다시 한 번 감탄합니다.

다만,

이렇게 아름답고 위대한 영화를

작은 노트북 화면으로 보아야 함은 참 아쉽습니다.

창작의 자유의 보장,

유통구조의 간소화와 개선,

접근의 편리성…

분명 넷플릭스는 많은 장점을 가진 매체죠.

그러나…

영화는, 특히 좋은 영화는

반드시 영화관에서 보아야 한다는,

구시대적 감성을 지닌 저와 같은 관객들은,

제한적이나마

영화관에서 영화를 접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함께 마련될 수 있는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그저 마냥 기다릴 뿐입니다.

TV, 컴퓨터, 스마트폰의 작은 화면에 갇히기엔

이 영화는 너무도 크고 너무도 아름답습니다…

※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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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카우보이의 노래(2018, The Ballad of Buster Scruggs)] 삶을 위한 죽음의 발라드; 죽음은 늘 느닷없이 온다. 삶이 그렇다.

영화 <카우보이의 노래>는 여섯 개의 이야기로 구성된 옴니버스 엔솔로지다.

그 여섯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1. 버스터 스크럭스의 노래 (The Ballad of Buster Scruggs)

2. 알고도네스 인근 (Near Algodones)

3. 밥줄 (Meal Ticket)

4. 금빛 협곡 (All Gold Canyon)

5. 낭패한 처자 (The Gal Who Got Rattled)

6. 시체 (The Mortal Remains)

코언 형제의 옴니버스 엔솔로지 서부극

동시대인이라 부를 수 있는 감독들 중 ‘천재적’이라는 수식어가 잘 들어맞는 감독이 내 머릿속에는 네 사람이 있다. 두 명은 한국 영화에서 중심을 잡고 있는 박찬욱과 봉준호이고, 나머지 둘은 미국 땅에서 세계적 명성을 떨치는 쿠엔틴 타란티노와 코언 형제 (조엘 코언, 이든 코언)이다. 그중 코언 형제가 18번째 영화를 내어 놓았다. 그것도 넷플릭스 플랫폼을 통해서 35년 만에 처음으로 디지털로 찍었다.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제작하였고, 그의 역대작 중에 가장 긴 러닝타임을 기록하였다. 바로 옴니버스 구성의 엔솔로지(단편선 구성 형태) 영화 <카우보이의 노래>이다. 원래 TV 방영용으로 만든 단편들을 감독들의 고집으로 한 편의 영화로 구성했다는 전언이 있었지만, 이는 곧 감독들의 직접 인터뷰로 그저 소문으로 밝혀졌다. 코언 형제는 이 엔솔로지 옴니버스 영화의 이야기를 25년간 차곡차곡 작가의 서랍에 넣어 두었고, 영화로 만들기로 10년 전에 이미 계획해 놓았다고 한다.

코언 형제는 자신들의 영화 인생에서 많은 장르를 섭렵하였다. 누아르, 케이퍼, 뮤지컬, 패러디, 코미디, 스파이, 하드 보일드, 서부극 까지 할리우드에서 상상할 수 있는 대부분의 장르로 자신들의 필모그래피를 채워 놓았다. 그 중에서 ‘서부극’은 철새의 도래지나 연어의 회귀점 처럼, 그들의 영화 족적에 의미 있는 발걸음을 남겼다. 그러나 영화 <카우보이의 노래>는 서부극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각기 다른 이야기들은 모두 개척기의 미국 서부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정통 웨스틴 무비의 문법을 찾아볼 수는 없다. 6개의 단편들은 모두 저마다의 장르로 표현되고 화법이나 분위기마저 통일감은 찾아볼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를 감상하고 나면 영화는 제법 드라마틱하게 한편 처럼 전개됨을 느낄 수 있다. 그 이유는 각 이야기의 배치가 주는 묘한 불균형 감 때문이다. 영화의 배치는 옴니버스식 구성에서 고심 거리가 되기 마련이다. 감독들은 영화의 배치를 고심하다가 작가의 서랍에 쌓인 순서, 즉 쓰인 순서대로 배치하였다고 한다. 그런 실제의 시간차가 작품들을 극화하였을 때도 묘한 시간 감을 가져다주었는지, 영화는 전체적인 한 편의 서사시처럼 읽히기도 한다.

영화의 원제는 “The Ballad of Buster Scruggs and Other tales of American frontiers(벅스터 스크럭스의 노래와 다른 미국 개척자들의 이야기)”이다. 한국에서 개봉할 경우 한국식 작명을 하는 장고 끝의 악수로 곤혹스럽게 만드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 영화의 경우 ‘카우보이의 노래’라는 개명은 제법 많은 고민과 영민함이 보인다. 발라드(Ballade)는 보통 대중음악의 한 장르로 사랑이나 감성 가득한 이야기를 센티멘털한 노래를 떠올리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발라드는 문학의 오래된 한 장르이다. 라틴어 ‘춤추다(ballare)’에서 유래한 단어로서 교회나 궁정 중심의 문학에 대비된 민중들의 영웅전설, 연애 비화 등의 담시로 세대에서 세대로 구전 또는 전송된 문학의 형태를 지칭한다. 중세 시대에 등장하여 영국을 포함한 전 유럽으로 크게 번진 ‘음유시인’의 주요 레퍼토리는 이 발라드 문학이었다. 역사나 전설 등을 소재로 많은 이야기들이 만들어졌고,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독일의 괴테, 하이네, 프랑스의 위고, 그리고 영국의 스콧 등이 이 발라드 장르의 작품을 제법 남긴 작가들이다. 이런 이유에서 영화 <카우보이의 노래>를 보고 난 후 다시 되짚어 보면, 제목대로 ‘노래’가 떠 오른다. 영화 속에 삽입된 노래들 때문일 수도 있지만, 6개의 단편으로 구성된 단편선을 읽어 내듯 구성된 옴니버스 구성의 이야기는 작은 마을 극장에서 읊조리는 서사시가처럼 들린다. (그래서 그런지 세 번째 에피소드 [밥줄(Meal Ticket)]에서 외진 마을 마을을 다니는 유랑극단의 이야기는 영화 전체와 코언 형제의 영화 인생 전체를 대유 하는 이야기로 다가 올지도 모른다.) 서부 개척시대의 배경이 이 이야기가 낯설지 않은 이유는, 구성이 우리가 태생적으로 접하였던 고유한 문화 장르인 마당극의 그것과 닮아 있어서 일지도 모른다.

‘낯설게 하기’로 만든 삶의 ‘그럴 듯 함’

영화를 말할 때, 장르적 특성으로 구별하고 구분하는 경향도 있으나, 개인적으로는 크게 두 가지의 영화가 있다고 생각한다. 한 가지는 리얼리즘 영화나 사실에 기반한 영화가 주는 드라마 요소의 영화로 ‘이야기에 빠져들게 만드는 영화’이다. . 영화를 보는 내내 스토리에 몰입하고 극 중 배역의 입장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작가나 전지적 입장이 되어 내러티브를 관찰하게 되는 그런 영화이다. 아마 대부분의 극영화가 그런 형태로 진행되는 영화일 것이다. 이는 영화에 그럴듯한 ‘개연성’을 부여 함으로써 실제와 다르지 않은 가상 경험을 전달함으로써 관객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법이 된다. 또 다른 하나는 ‘지금 당신이 보고 있는 것은 영화입니다’하고 중간중간 스토리 망상에서 “레드 썬” 주문으로 깨워 주는 영화이다. 영화가 몰입감 있게 진행되는 중에 갑자기 배우가 스크린을 마주하고 방백을 하거나, 이야기 사이사이에 친절하게 내레이션으로 부가적인 설명을 해주는 영화들이 그런 것들이다. 박찬욱의 영화나 우디 앨런의 영화에서 시그니쳐로 들려주는 방법들인데, 이는 고전적인 내러티브(서사)의 방법에서 벗어난 것들이다. 코언 형제의 영화들에서도 그러한 장치들이 자주 등장한다.

보통 내러티브의 방법으로는 스토리와 담화라는 방법의 ‘스토리텔링’이 주로 사용되는데, 이는 이야기를 현재 진행형으로 구성하며, 시간적이며 인과적인 이야기들을 담화로 엮어 내어 청자들에게 쉬운 이해를 도모하는 주요한 수단이 된다. 하지만, 이 방법에는 큰 단점이 있는데, 자칫 흥미나 긴장감이라는 반응을 유발하지 못해 지루해지기 십상이라는 데에 있다. 이런 단점의 보완을 위해 문학적 용어로 이야기되는 ‘낯설게 하기’라는 기법이 사용이 된다. 낯설게 하기란 이야기로 구성된 작품의 기교성을 대표하는 기법으로 자리 잡고 있고, 그 기교성으로 인해 작품은 예술로 승화될 수 있다. (러시아 형식주의 쉬끌롭스끼 참고)

이 낯설게 하기의 대표적인 방법이 통시적인 서사의 진행을 방해함으로써 사건의 중단을 노리는 것이다. 이는 시간의 불일치, 공간적 구성을 병행 배열하는 방법과 함께 액자 구성, 이야기 속의 이야기로 대표된다. 이런 낯설게 하기의 대표적인 방법이 옴니버스식의 엔솔로지 구성이 될 수 있고, 더욱이 ‘전설’과 ‘구술’처럼 들리는 발라드(Ballad)와 테일(Tales)의 연속 구성에서 불쑥 튀어나오는 내레이션이나 멋쩍은 방백은 미적 경험을 극대화할 수 있다. 이러한 기법적인 요소들은 미적 경험을 최대로 증폭시켜 주기도 하지만, 여러 이야기로 묶인 구성에서 전체 이야기(外話)와 속 이야기(內話)를 동기화시켜준다. 그리고 그 낯설어진 동기화는 묘하게도 현재 진행형의 서사적 내러티브보다 훨씬 강한 ‘핍진성’이라 일컫는 ‘그럴듯함’을 던져 준다. 영화 <카우보이의 노래>에서 사용한 낯설게 하기는 이야기마다, 그리고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를 연결한다. 그 연결된 주제는 바로 ‘삶’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이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자면, 살고 있는 자가 죽음을 직면하는 순간에 만나는 현실감 가득한 ‘느닷없음’이다.

코언 형제의 단편들은 정통적인 웨스틴 무비의 장르적 상투성에서는 많이 벗어나 있다. 여섯 편의 단편은 각기 기타를 치며 유랑하는 경망스럽지만 손 빠른 총잡이 카우보이, 인생의 새옹지마를 몸소 실천해 보이는 억세게 재수 없는 은행강도, 사지가 없는 독백 배우에 의지하며 오지를 유랑하는 극단 마스터, 광활하지만 경탄스럽게 아름다운 자연에서 금맥을 찾다 죽음의 순간을 겨우 넘기는 노인, 정착을 위해 집단 이주하는 도중 유일한 혈육인 오빠를 잃고 무일푼이 된 고지식한 여동생, 시체를 올려 싣고 어딘지 모를 목적지로 향하는 묘한 구성의 다섯 승객의 이야기가 다양하게 진행되지만, 거창한 무용담이나 질퍽대는 복수극은 없다. 먼지 날리는 황량하고 척박한 땅에서 고단하게 살아가는 인간 군상들의 ‘그럴 듯 한’ 이야기로 담담하게 그려낼 뿐이다. 그 이야기 안에서 담담하게 그려지는 그들의 고된 삶에서 공통적으로 찾아오는 것은 ‘느닷없는 죽음’이다. 영화 <카우보이의 노래> 안의 여섯 개의 단편에는 모두 죽음이 등장한다.(마지막 스토리에는 직접적인 죽음의 묘사가 없지만 보는 이 모두 죽음을 연상할 수밖에 없으므로 죽음의 등장으로 묶어 본다.)

여섯 개의 죽음은 나름 나름의 순간으로 묘사되고, 그 상황도 사뭇 다르게 그려진다. 손 빠르다 자부하는 총잡이는 직접 머리에 구멍 난 총알 자국을 보며 죽음을 맞이 하고, 교수형 직전 코만치 습격 때문에 살아난 은행 강도는 어처구니 없게도 다시 목메달려 끝을 맺는다. 신기한 능력을 가진 닭에게 밀린 독백가의 죽음은 추운 겨울날 다리 밑 강물에 던져졌을 것이라 추측을 남기고, 어떤 늙은이는 죽음의 문턱에서 극적으로 본인의 등 뒤에서 총을 겨눈 젊은이와 삶과 죽음을 맞 바꾸며, 악재가 덮치고 덮친 끝에 기댈 언덕을 찾은 고지식한 여인은 상황을 오해하여 스스로 죽음을 맞이한다. 이 나름 나름의 죽음에 고만 고만한 것이 있다면, 바로 죽음은 느닷없이 찾아왔다는 것이다. 예고도 없고, 예상되지도 않으며, 계획대로 진행도 없이 죽음은 찾아온다.

산다는 것은 기쁘고, 노엽고, 슬프고, 노여운 일들의 연속이지만, 죽음은 그저 갑작스러운 종결일 뿐이다. 그 죽음의 순간, 아니 죽음 직전의 순간은 아이러니하게 매혹적(은행강도는 마지막 순간에 이상형의 여인을 발견한다. 그것도 교수대에서)이고 낭만적(금맥을 뒤쫓아 노인에게 총을 쏜 젊은이는 미려한 자연을 잠시 감상까지 한다.)이며 희망적(온갖 우여곡절 끝에 든든한 남자에게 청혼을 받은 상황의 오판으로 여인은 어이없는 선택을 한다.)이기 까지 하다. 그래서 더욱 죽음은 어이없게도 갑작스럽다. 그 갑작스러운 죽음의 묘사는 보통의 내러티브보다 느닷없이 그려지기에 오히려 더 ‘그럴 듯’하다. 죽음이란 실제 이렇게 갑자기 찾아오는 것이니까.

‘어차피 죽을 목숨’

영화의 처음 다섯 이야기로 시작한 코언 형제는 마지막 여섯 번째 이야기 ‘시체(The Mortal Remains)’로 이야기를 정리하는 듯 선문답을 던져 주며 마무리를 한다. 이 에피소드에서 시체를 싣고 가는 현상금 사냥꾼들은 마치 나머지 사람들을 저 새상으로 인도하는 저승 차사처럼 느껴진다. 이들 둘의 이야기와 노래에는 죽음의 느닷없음과 불가역 한 운명에 대한 암시를 던져 준다. 동승한 것이 신기할 정도로 다른 세 사람 (산사 사냥꾼, 중산층 교수 부인, 한량끼의 프랑스인)은 어색하고 불편한 자리에 익숙해 지자, 각자의 경험에서 나오는 확신에 가득한 어조로 이야기를 쏟아 놓는다. 그중에 사람의 부류에 대한 이야기가 격하게 오고 가게 된다. 사람은 한 가지의 부류가 있다는 산사냥꾼의 말을 들은 체 만 체하고 귀족 부인과 나머지 승객들은 저마다의 분류의 기준을 내어 놓는다. 운 좋은 놈과 아닌 놈, 강자와 약자, 때려눕히기 어려운 자와 힘 없이 쓰러지는 자, 죄짓지 않는 부류와 죄짓는 부류 등 저마다의 가치관과 변별 가능한 가치의 잣대로 주장한다.

주장을 굽힐 것 같지 않던 세 사람은 갑자기 맞은편에서 부르는 아일랜드 포크송과 영국 남자가 들려주는 ‘한밤중에 찾아온 손님’에 대한 오싹한 이야기로 순식간에 잠잠해진다. 세 승객의 표정을 살피곤 남자는 “다 아는 이야기지만, 사람들은 이렇게 매번 어린애처럼 정신을 빼앗긴다”라고 옅은 미소로 이야기한다. 그리곤 멈추지 않을 기세로 달리던 마차가 어느 호텔 앞에 종착하자 모두들 깨닫게 된다. 산사냥꾼이 처음 주장한 대로 사람은 족제비나 비버와 다름없다는 것, 바로 죽음 앞에서는 모두 ‘죽을 운명에 처한 자’들이라는 인생 허망의 절대 진리를 느끼며 숙연해지고 밤은 더욱 짙푸르게 깊어 간다.

‘한밤중에 찾아온 손님’ 이야기는 코언 형제의 <시리어스 맨>(2009)과 <더 브레이브>(2011)에도 삽입된 이야기 소재이다. 이 이야기는 코언 형제가 생각하는 일종의 종교와 같은 신념처럼 들린다. 성경에서도 한 밤중에 찾아오는 손님에 대한 이야기는 출애굽기의 과월절 탄생 에피소드로 ‘죽음’의 갑작스러운 무자비함을 묘사하듯, 죽음은 어린아이 손가락 꼽아 기다리는 크리스마스처럼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인간의 본디 성향과 가치관, 윤리적 규범 및 자유의지, 합리적인 선택을 위한 무수한 노력이 운명을 바꿀 수 있는 구원으로 작용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런 의미에서 여섯 번째 에피소드의 소제목을 ‘시체’라고 번역한 것에는 아쉬움을 느낀다. 누군가는 ‘죽을 자는 남으리라’라고 직역 아닌 직역도 하였지만, 나의 취향대로 의역을 하자면, ‘어차피 죽을 목숨’이라 하고 싶다. ‘Motal’이라는 단어가 명사로 쓰이면 보통 ‘(운명이나 숙명에 아무 힘없는) 보통 인간’으로 쓰이는 경우도 많고, 코언 형제의 신념의 메시지를 빗대어 이야기하자면 좋은 소제목이 되지 않았을까 혼자 주장해 본다. 코언 형제의 삶과 죽음에 대한 철학은 영화적 편집과 촬영으로도 충분히 말하고 있다. 첫 번째 에피소드에서의 밝고 유쾌한 분위기로 시작하여 마지막 에피소드의 음침하고 어두운 분위기 일색의 맺음이나, 에피소드마다 시작하는 첫 시작의 내레이션과 마지막 내레이션의 댓 구는 매우 유의미해 보인다.

“자비란 본디 강요되는 것이 아니오,

그것은 마치 하늘에서 내리는 고마운 비와 같습니다.’

에피소드들을 한편 한편 떼어 놓고 보아도 무척 매력적이다. 이야기 하나하나를 늘이고 첨가해 하나의 극화를 만들어도 손색이 없을 이야기로 다가온다. 영화계에서 자신들의 영화의 색깔을 추구하고, 때로는 비정한 평가에 좌절도 했을 형제 감독들이 서랍에 차곡차곡 쌓아 남긴 25년 간의 끄적임이라 그러할 것이다. 그래서 에피소드 하나하나들에 대해 풀어내고 싶은 욕심이 드는 엔솔로지에서 하나만 골라 보라면 떠돌이 유랑극단의 비정한 선택을 그린 세 번째 이야기 <밥줄(Meal Ticket)>을 꼽고 싶다.

에피소드의 내용은 사지 절단된 독백 배우 헤리슨의 일인극으로 연명하던 극단 마스터가 새로운 ‘돈’이 되는 배우 신묘한 ‘산수 하는 닭 (The Calculating Capon)’을 만나면서, 밥만 축내고 있는 독백 배우를 버린다는 이야기다. 이야기는 드라마틱한 장치 없이 건조하게 진행된다. 영국의 낭만파 시인 퍼시 비시 셸리의 <오지만디아스>, 창세기 속 카인과 아벨의 이야기, 셰익스피어의 소네트와 <템페스트>, 그리고 링컨 대통령의 게티즈버그 선언에 이르는 장대한 이야기를 암송하여 낭독하는 사지가 없는 장애인은 처음에 돈벌이가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의 그런 ‘옛날이야기’를 끊임없이 낭독하는 늘 같은 형태의 일인극은 인기를 잃어 가고, ‘밥줄’마저 고민하게 되는 지경이 되고 많다. 변화를 추구하던가 아니면 굶어 죽을 판이다. 코언 형제는 이와 같은 이야기로 자신들이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고 상업과 작품의 양면을 가진 ‘영화’에 대한 현실 풍자와 비판을 하고 있다.

마블 영화나 대형 프랜차이즈 액션 영화처럼 요즘 영화사들의 주요 업무가 아닌 작품

이 에피소는 그저 ‘이야기’ 그리고 ‘콘텐츠’가 산업의 논리로 소비되는 이야기꾼의 현실을 담고 있다. 오래된 이야기는 철 지난 소리 같고, 계속 반복되는 고전과 명언들은 이젠 지겨운 동어 반복의 고장 난 라디오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관객들은 좀 더 자극적이며 신선하고 이전에 없었던 무엇을 찾게 된다. 이런 관객의 ‘니즈’에 발 빠른 마블 같은 영화나 대형 프랜차이즈 영화는 멀티플렉스를 꽉꽉 채우고, 이전의 형태로 만들어진 낡아 보이는 이야기들은 외면받기 일쑤다. 이단 코언은 매체의 집요한 질문에 ‘애초에 할리우드 영화제작사에 시나리오를 보여줄 생각이 없었다’라고 한다. 그만큼 ‘돈’이 되지 않는 영화는 세상 밖으로 나오기 힘든 세상이 되었다.

신묘하게 산수를 하는 닭처럼, 이전에 없었던 새로운 것들이 ‘돈’의 선택을 받는 것이 영화계의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야기’는 계속되고 ‘노래’는 또다시 불려져야 한다는 것이 코언 형제의 생각일 것이다. 그래서 코언 형제에게 서부극이라는 낡은 배경의 이야기를 옴니버스 엔솔로지라는 옛 것의 냄새가 나는 틀을 씌워 지속 가능한 플랫폼인 ‘넷플릭스’에 업로드한 선택은 필수 불가결한 운명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느닺없이 죽음이 닥쳐오더라도 그 죽음의 순간이 어찌 될지 몰라도 삶은 계속되듯이, 기존 영화의 틀이 바뀌고 소멸할 운명일지라도(실제 그런 일은 없겠지만), 그들만의 방식으로 영화 만들기는 계속된 것이다.

여섯 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카우보이의 노래>는 책을 펼치며 시작하여 책을 닫으며 끝맺는다. 영화의 포스터 문구인 ‘stories live forever people don’t(이야기는 영원하지만, 사람은 아니다)’를 떠 올려 보면, 영화 속에 책이라는 장치를 도입한 까닭을 파악할 수 있다. 흔히들 디지털 저장매체의 발전으로 디지털 저장 매체가 더 오랫동안 저장 가능할 것 같지만, 사실은 길어야 10~20년 동안 완전 저장이 가능한 상태가 된다. 하지만, 종이로 만든 책은 생각보다 오랫동안 보관이 가능하다. 보관의 노력과 방법에 따라 ‘이야기’는 책 속에서 오랫동안 저장이 가능하고 전례 될 수 있다. 포스터를 보면 제목의 캘리그래프에서 뻗어가는 여섯 갈래의 길과 말은 이야기가 사람과 사람에게, 책에서 사람에게, 사람에게서 책으로 전례 되는 모습의 표현처럼 보인다. 이처럼 코언 형제는 ‘이야기’는 그 서사의 힘이 있다면, 옛 것이든 오래된 것이든 긴 시간 동안 간직하며 전해질 것이라 믿는 듯하다. 그리고 바람이기도 한 듯하다. 그들의 믿음과 바람이 바로 영화 <카우보이의 노래>에 잘 녹아든 것만큼은 확연해 보인다.

삶을 위한 죽음의 발라드

보통 영화감독들은 저마다의 색을 지니고 있다. 다시 말하자면 그 감독을 떠 올리면 생각나는 이미지가 있다. ‘코언 형제의 영화’ 하면, 가치 있을 것 같지도 않은 그렇고 그런 삶에 무의미한 노력을 하다 낭패를 맞닥뜨리는 인간 군상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영화 <카우보이의 노래>는 그런 인간 군상들의 허우적거리는 삶에 갑자기 찾아드는 죽음의 순간을 그린다. 황망하기도 하고 어처구니없는 죽음, 조금은 생뚱맞아 보이는 죽음의 전개는 코언 감독이 이번 영화에서 처음 보여 주는 것은 아니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에서의 죽음들은 대체적으로 극적 긴장감을 단숨에 죽여버리도록 생뚱맞다.) 그런데 죽음이라는 게 원래 삶에선 의미 없는 것이다. 그것이 생생하게 미혹적이든 생뚱맞게 충격적이든 죽은 자는 말이 없다. 그런 의미에서 <카우보이의 노래>에서의 죽음은 자비란 없고 배려란 없이 찾아 올 삶의 ‘순간’이라 이야기한다. 한 번 사는 삶, 어차피 죽는 인생 뭐 그리 아웅 대며 사는가 하고 등 뒤에서 비웃듯이 말이다.

그러나 코언 형제는 영화적 언어로는 단호하게 윽박지르지는 않는다. 오히려 풍성한 장르적 실험과 에피소드와 에피소드 간의 콘텍스트를 만드는 명석한 편집으로 보는 이의 생각을 움켜쥔다. 그래서 보는 우리들은 뻔한 옛날이야기에 속는 셈 치고 집중하게 된다. 그리고, 그 뻔한 옛이야기를 영화가 끝나고 난 뒤 일상 속에서 문뜩문뜩 곱씹어 보게 된다. 영화 <카우보이의 노래>는 코언 형제의 최고 걸작이라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자꾸 생각 나는 옛날 맛집 음식처럼 마음이 가는 영화이다. 그래서 영화 <카우보이의 노래>는 보는 내내 긴장하거나 가슴 울렁거림은 없지만, 보고 나서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끌리는 매력이 있는 영화이다.

카우보이의 노래 각 에피 해석

내 맘대로 해석해 본 카우보이의 노래 각 에피의 의미임

1. 서부에선 영원한 승자는 없다

2. 서부에선 두번의 기회는 없다

3. 서부에선 궁핍해지면 양심을 버리고 짐승이 된다

4. 서부에선 탐욕을 쫓아 일생을 바친다

5. 서부에선 운명의 선로에서 벗어날 수 없다

6. 서부에선 죽음은 갑작스럽게 찾아오는 여정의 종착점이다

3번은 리암 니슨이 자신의 양심과 소신을 힘들게 지켜내려고 하지만 점점 대중에게 외면받자 현실과 타협하고 양심을 버리는 내용 같았음

4번은 평화롭게 살고있는 자기네 땅에 느닷없이 나타난 개척민들이 서로 피를 흘리며 다투다 떠나는 걸 무심히 지켜보는 원주민의 모습이긴 한데…

5번은 근데 여자 남매의 모습을 보면 약자는 살아남을 수 없다 같기도 하고 인생은 굴곡진 여정이다 뭐 이런 뜻 같기도..

6번은 악마와 사신 또는 악마와 천사가 죽은 자 3명을 데리고 가는 내용 같음 일단 한명은 생긴 것부터 너무 뻔하게 악마임

그 외에 첨에 털보가 깨어나면서 시작하는 거랑 마차가 중간엔 절대 서지 않는다, 수배범을 살아있는 채로 데려가지 않는다, 임종의 모습을 지켜본다 등등도 죽은 자의 영혼을 데려가는 모습을 묘사하는 거 같음 또 마지막에 시체를 끌고 2층 계단을 올라갈 때 위에서 내려오는 빛도 전형적인 죽음의 묘사고..

그리고 글 쓰다가 느낀건데 셋 다 첨엔 덤덤하다 점점 더 초초해 하더니 마지막에 가선 의연히 받아들이는 걸 보면 갑작스러운 죽음을 받아들이는 단계 같음

현대 사회를 서부 시대에 빗대 풍자한 것 같은데 우리나라 감독도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누가 이런 거 하나 만들어줬음 좋겠다 ㅋ

영화 카우보이의 노래, 욕망은 거품이다. The Ballad of Buster Scruggs, 2018 넷플릭스 결말 해석 후기 리뷰

카우보이의 노래

The Ballad of Buster Scruggs, 2018

<<정보>>

‘조 카잔 Zoe Kazan’ ‘리암 니슨 Liam Neeson’ ‘팀 블레이크 넬슨 Tim Blake Nelson’ 등이 출연하고 있다.

연출/각본/제작 ‘코엔형제’ 메가폰을 잡았다.

해외 7.4 평점 기록하고 있다.

<<개인평가>>

욕망은 거품이다.

EP1. 사막(적막) 위를 홀로 거닐 때나 결투 후 노래를(감성=사랑) 부른 버스터의 모습은, 그 노래가 절망을 견디게 해줄 희망을 상징했던 것이나, 이 버스터의 노래가 보다 아름다운 키드의 하모니카선율 때문에 멈춰졌고, 그에게 허망한 죽음까지 맞아 더 이상 노래를 부르지 못하게 되었단 것은, 음악에 반대되는 혈투의(약육강식=욕망) 무의미함을 드러낸 것이다.

EP2. 황무지에 덩그러니 있던 신탁은행, 이는 고립된(기댈 곳 없는 절망) 내면의 비유로, 카우보이는 그 은행을 터는 것이 미래라 여겼지만, 실상은 돈 한번 만져보지 못한 채 2차례 걸쳐 목이 매달렸다 끝내 처형까지 당했단 것은 욕망의(은행털이/돈) 공허함을 드러냈다 볼 수 있다.

EP3. 팔다리 없는 아티스트를 케어하며 그의 이야기로 돈벌이와 유랑생활을 함께한 단장의 모습은, 마치 서로를 의지하는 사랑처럼 보였지만, 돈벌이가 시원치 않자 아티스트보다 돈벌이를 위해 닭을 택했단 것은, 둘의 관계는 그저 돈으로 얽힌 욕망의 관계였단(허울뿐인 사랑) 의미이며, 단장은 그러한 선택이 미래라 여겼지만 유랑시 그나마 있던 대화상대가(감정) 없어지게 된 것은 또 다른 절망을(고립) 의미했다 볼 수 있다.

EP4. 사슴을(순수성=사랑상징) 비롯한 동식물들이 많아 천국과 다름없던 금빛협곡이 훼손되고, 무덤까지 생기게 되었던 것은, 그 천국이 타락해갔단(지옥이 되다) 의미가 되는 것인데, 이 원인은 금을 노린 인간의 욕망으로써, 결국 욕망이 자신이자 세상을 타락시켜갔단 의미이다. 그 인간이 사라지자 다시 사슴과 동식물이 돌아온 것도 같은 의미..

EP5. 오빠를 따라 오리건으로 향하던 중 오빠를 잃어 혼자가 된(고립=절망) 앨리스, 정착지 없이(내면의 안식처=사랑) 늘 떠돌아 다녔던 빌리, 둘은 서로를 의지하며(사랑) 정착한 삶을 사는 듯 했지만, 인디언들의(약육강식=욕망) 습격에 앨리스가 죽음을 맞게 되었고, 그녀의 죽음이 과거 자신이 살려준 개에게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빌리가 알게 되어 죄책감에(스스로증오=욕망) 빠지게 되리란 것은, 욕망이(약육강식) 둘을 절망으로 내몰았단 의미가 되는 것이다.

EP6. 마차 내에서 시종일관 대화가(감정교류=사랑) 아닌 주장만 늘어놓았던(내 관점=욕망) 3인, 이 3인의 종착지가 현상금사냥꾼과 함께 할 인적 없는(고립) 포트모건이었다는 것은(죽음암시), 자신의 주장만(욕망) 해온 3인의 삶은 이미 고립(기댈곳없는절망) 속에 죽은 삶과 다르지 않았단 의미이다.

연출, 배우

서부극의 배경인 사막, 약육강식, 이에 따른 고립 등 이 자체가 욕망을 비유하는 주된 요소이다.

사랑/욕망

http://blog.naver.com/camoju/221109312288

-인물 리뷰

조 카잔 팀 블레이크 넬슨 클랜시 브라운 데이빗 크럼홀츠 제임스 프랭코 스티븐 루트 랄프 이네슨 리암 니슨 해리 멜링 브렌단 글리슨 코엔형제

다같이 본 [카우보이의 노래] 리뷰(스포 있음)

사실 카우보이…를 비롯해서

당시 미국 서부의 배경이라던가

또는 그걸 그린 영화라던가

그닥 관심이 없는 분야라 잘 모릅니다

영화는 해봐야 장고:분노의 추적자, 매그니피센트7 정도를 지나가듯 봤으려나요

그래서 더욱 이미지가 별거 없었습니다

무법지대에, 총알이 오가고, 말을 타고 다니며, 원주민과도 싸우고 어쩌구 저쩌구…

평범한 서부극이었다면 대충 즐기고 말았을 지도?

아무튼 그런 상태로 영화를 봤는데 말이죠

끝나고 기억이 잘 나지 않아 다시 찾아보면서 리뷰를 쓰는데,

의외로 생각할 거리가 더 많은 영화였습니다

*물론 개인적인 생각이니 만큼 수준 낮은 억측이나 과해석도 있을 수가 있습니다*

첫번째-두번째 에피소드에선

이미지는 생각한 것에서 그닥 벗어나지는 않았습니다

예상하던 카우보이의 모습을 보여줬달까요

스스로를 ‘무법자’라고 칭하면서

오는 시비 참지 않고, 결투도 마다하지 않으며,

누군가는 비열하게, 또 누군가는 나름 정정당당하게

결투에서 패배하여 죽거나 은행을 털다 잡혀서 죽을 때도

태연하게 받아들이면서 영혼이 되어 노래도 부르는

어쩌면 그들에겐 낭만이었을 지도 모르는 모습이었어요

주변 사람들 반응으로 보아 당연하게 받아들여 지는 것 같고

별칭에도 신경 쓰면서

본인의 정체성을 찾거나 자부심을 느끼는 것도 있는 것 같아요ㅎ

대충대충인 죄인 판결이나, 원주민들과의 충돌,

일상이라는 듯이 능숙하게 강도를 막아내는 은행장,

전체적으로 보여지는 배경들도

당시를 보여주는 좋은 장치겠죠

우리가 가진 인식에 부합하지만 유쾌하게 장면을 그리면서

앞으로 그려나갈 이야기의 배경을 잘 보여주고

빠쵸님 말마따나 꺼려지는 폭력적인 장면들도 조금 더 잘 받아들이면서

몰입할 수 있도록 두 에피소드를 먼저 넣었을 것 같다 싶어요

덕분에 멋있다…?까지는 아니라도 그들만의 무언가를 이해할 수는 있었을 지도ㅋㅋ

다만

첫번째가 다소 연극처럼 느껴지는 것에 비해

두번째가 좀 더 현실같다는 거?

노래와 함께 한편의 작은 서부 연극을 보는 것과 같은 첫번째와

은행 털다 허무하게 가버리는 비교적 현실적인 두번째

결국 주요 인물의 죽음으로 귀결되지만,

그런 차이를 만들어놓고 시작한 것이

당시의 ‘카우보이’와 그들의 ‘죽음’을 더 돋보이게 하는 듯 합니다

세번째와 네번째 에피소드는

이전의 ‘카우보이’에서 조금 벗어나서 진행되었죠

마차를 끌고 돌아다니며, 서사를 팔고 다니는 두 사람과

홀로 금광을 찾으려 땅을 파고, 또 파는 할아버지

‘재물’을 중심으로

각 에피소드 인물이 행동이 대비되면서도 비슷한 느낌이 있는 것 같아요

세번째 에피소드에서

쇼를 팔러 다니는 사람이

처음에는 돈도 벌리고 잘 나가니까

배우에게 고기도 먹여주고, 배우도 힘차게 해내는데

날이 갈수록 관중은 줄어들고, 그에 따라 음식도 초라해져갔죠

그러다 종국에는 아무렇지도 않게 배우를 살인하고

잘 팔리는 산수하는 닭으로 교체하기에 이릅니다

재물을 벌기 위해서 수단을 가리지 않는 모습이

상당히 반인륜적으로 보이죠

특히나 단지 도구로 취급된 배우의 처지에 의해 느낌이 가중되는 것 같고…

엄청 께름칙 했습니다

찾아보니, 심지어 둘은 말 한마디 안 섞었다더라구요;;

새로운 자극을 원하는 관중들을 의식해서

그 닭 역시도 언젠가는 처분될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다른 사람들은 이 점 역시 풍자였다고 합니다

갈수록 자극적이고 눈이 즐거운 작품에 혹하는 경향?

현실의 그런 점을 꼬집었다고 하더군요

현실을 되돌아보니 가슴 한쪽이 찔리네요

하지만 우리 킹-갓 할아버지는 어떻습니까

비록 금을 발견하고 욕심은 생겼지만

홀로 그 땅을 다 파시고

나오는 금이 시원찮을 때도 있었지만

꾸준하게 일해서 결국 금맥을 발견했죠

부엉이 알을 훔쳐먹을 때도

고민 끝에 그나마 양심적으로 하나만 챙기거나

담배 하나 애껴피는 날먹충 처단ㅋㅋㅋㅋ을 보면

앞선 에피소드보단 비교적 선해보입니다

어쩌면 그래서 할아버지만 살아남았을 지도?

다만

다 파헤쳐놓은 땅과 동물들이 떠났다 돌아오는 장면,

다른 인간과 싸우는 장면을 짚는 글들을 보고

결국 그것도 탐욕이긴 했구나 싶었습니다

할아버지 중심으로 보면 해피하지만

나머지는 흠…

이건 볼 당시에는 생각하지 못해서 또 새로웠습니다

또한 세번째 에피소드가 어둡고 차가운 색감이라면

네번째는 색이 밝죠

그래서 상당히 의외였어요 네번째는

영화 내내 끝은 주요 인물의 사망이었고,

바로 앞 이야기는 특히나 비참했으니까

맘에 드는 걸로는 1순위!

다~여섯번째 에피소드는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ㅋㅋㅋㅋ

슬 집중력 떨어지기도 했고

제가 부족해서 찾아낸 것도 없어서ㅎ

넓는 평야를 이동하면서 이런저런 사정이 보이는 다섯번째와

어디를 달리는지도 모르게 마차 안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여섯번째

다섯번째 에피소드는

여주의 입장이나 처한 상황에서 보이는 사회적 위치나..

원주민들과의 충돌, 그들을 savage라고 부르는 것 등등

또 다른 면을 보여주려는 요소가 보이는 듯 합니다

…는 물론 당시에 대해 아는게 별로 없어서 그냥 추측입니다

대충 여주 안타깝다 하고 넘어갔어요ㅋ

여섯번째 에피소드는

영화를 끝맺으면서도 전체를 관통하는 무언가인 듯 합니다

각자가 자신들의 이야기를 풀어놓으면서

서로에 대한 반응도 잘 보이고

그냥 그런가보다~ 할 뻔 했는데

어느순간 차갑고 어두워져 있는 불빛과

멈추지 않는 마차, 위에 실려있는 시체ㄷㄷ

시청 때도 저승행 아니냐고 얘기가 나왔죠

굉장히 그럴법 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반응이야 어떻든 자기 이야기를 하는 사냥꾼과

남편자랑부터 무슨 바이블에 의거한 위생철학까지 펼치시는 귀부인,

옆에서 딴지 거는 남자,

사람을 어떻게 두가지로 나누는가 하는 이야기

주절주절 참 많았는데

저승행 마차라고 생각하니까

죽어서 저승사자가 데리고 갈 때 이야기 들어주는 것 같기도 하고,

멈추지 않는 마차에서 내리지도 못하고 끝을 향하고,

또 그 끝에는 결국 서로 숙소에 들어가기 싫어서 미루는 모습에

결국 죽음 앞에서는 모두가 똑같다 말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이야기를 하던 세 사람이 어떻게 되었을 지는 모르지만

저승행 마차가 맞다면,

첫번째 에피소드부터 쭉 주요 인물들이 죽음을 맞이한 것이 이것을 위한 게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그야말로 이 영화의 마무리에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끝으로 전반에 대해 얘기하자면,

전체적으로는 서부영화에 대한 관념을 깨부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뭔가 거창하고 총 빵빵거리는 것보다

담담하게 이야기하면서 한편으론 씁쓸하게 만드는 그 느낌이

굉장히 맘에 들더라구요

지루하지도 않게 유쾌한 장면이 나오기도 하고

재밌게 봤습니다

이렇게 전 에피소드에 대한 리뷰를 남겨봤는데

글솜씨도 그렇고 생각이 짧아서 만족스럽진 않네요ㅋㅋ

쓰면서 기억이 잘 안 나는 부분이나

느낌은 있는데 표현이 안 되는 부분은 찾아보면서 했더니

다른 사람들과 생각이 비슷해지는 경향도 있는 것 같고…

영화 구성이나 표현같은거 솔직히 잘 몰라서

그냥 스토리 위주로 나름 해석하고 리뷰한 건데

생각할수록 두통이 일어날 것 같아요ㅋㅋㅋ

재미는 있었는데 다시 생각하면 피곤한 영화…

저는 별 네 개(4/5) 주고 싶습니당!

카우보이의 노래 마지막 에피에서요(스포)

바운티 헌터 듀오는 죽음 그 자체 혹은 저승사자를 의인화한 것 같아요. 현란한 이야기에 빠져 있다 한 방에 훅 가는 이야기는 모든 사람의 인생이기도 하니까요. 제각각의 인간론을 주장하며 서로 갈등을 빚던 사람들이 바운티 헌터들이 지나간 뒤를 밟기가 두려워 서로 눈치만 보는 장면 또한 죽음을 갑작스레 맞이하고 싶지 않은 인간의 욕망을 보여주는 것 같았습니다. 그들이 시체를 들고 올라가는 빛나는 계단은 저세상을 의미하고요. 어떤 인생을 살던간에 여행이 끝나고 가는 곳은 죽음으로 귀결된다는 메세지가 인상적입니다.

오늘 낮에 보고 정말 좋아서 저녁에 바로 재관람을 했는데 두 번 연속으로 보니 더욱 좋네요. 별점도 4.5에서 5점으로 올려줘야겠어요. 코엔 형제 작품 중에서 노인없다, 파고, 시리어스 맨, 바톤 핑크에 이어 5번째 만점작이네요ㅋㅋㅋ 만점을 짜게 주는 편인데 코엔 형제는 너무나도 취향저격입니다ㅠㅠ

카우보이의 노래 The Ballad of Buster Scruggs (2018)

요새 오스카 후보 자격을 놓고 스필버그와 넷플릭스의 전쟁이 한창인데요. 솔직히 이렇게 크게 번질 일이긴 한가 싶습니다. 하긴 요새 그림을 보면 신기하긴 합니다. 코엔 형제나 쿠아론과 같은 쟁쟁한 감독들이 만든 영화들이 극장을 거치지 않고 넷플릭스로 직행하고 있으니까요. 이 영화들이 극장 상영을 거치지 않는 게 아쉽기도 하고요. 하지만 텔레비전은 점점 좋아지고 있고 지금도 어떤 면에서는 영화관 스크린보다 더 좋아요. 예를 들어 콘트라스트 표현은 영화관을 오래 전에 넘어섰지요. 어제 저는 넷플릭스로 개봉된 코엔 형제의 신작 [카우보이의 노래]를 새 텔레비전으로 보았는데, 극장보다 못하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습니다. 제 방의 조건도 만족시키지 못하는 상영관은 얼마든지 있었고요. 전 여전히 영화관을 선호하지만 세상은 계속 바뀌지 않을까요?

극장 이야기는 여기까지면 되었고. [카우보이의 노래] 이야기를 하죠. 이 영화는 서부극 앤솔로지입니다. 영화는 옛날 할리우드 영화들이 그랬던 것처럼 책을 펼치면서 시작되는데요. 컬러 삽화가 하나씩 실린 [The Ballad of Buster Scruggs]라는 책의 에피소드를 하나씩 영화화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허구예요. 하지만 단편 두 개는 원작이 있다고 합니다.

첫 에피소드인 “The Ballad of Buster Scruggs”는 진 오트리 스타일의 ‘노래하는 카우보이’가 주인공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주인공 버스터 스크럭스는 ‘노래하는 카우보이’ 영화 속 주인공들과는 전혀 달라요. 살인이 습관이 된 냉정하고 잔인한 살인자지요. 그는 노래를 부르는 사이에 그에게 시비를 건 무법자들을 해치웁니다. 그의 운이 언제까지 계속될 수 있을까요? 확실한 건 그가 어떤 상황에 마주치더라도 노래를 멈출 일은 없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 에피소드인 “Near Algodones”에서 주인공인 카우보이는 사막에 새로 생긴 은행을 털려고 합니다. 바보스럽게 실패한 그는 사형선고를 받는데, 그만 사형집행인들이 모두 원주민의 공격을 받아 죽어버립니다. 그는 간신히 목숨을 건지지만 역시 그의 운이 어떻게 이어질까요.

세 번째 에피소드인 “Meal Ticket”은 팔다리가 없는 남자를 이용해 돈을 버는 나이 든 흥행사 이야기입니다. 남자는 관객들 앞에서 셸리의 [오지만디어스]에서부터 링컨의 게티스버그의 연설에 이르는 근사한 텍스트들을 감동적으로 읊어대지요. 하지만 관객들은 점점 줄어들고 그는 경쟁자를 만납니다.

네 번째 에피소드 “All Gold Canyon”는 잭 런던의 동명 단편이 원작입니다. 아직 어느 인간도 들어온 적 없는 낙원 같은 곳에 남자 하나가 들어와 황금을 찾기 시작합니다. 그는 아주 치밀하게 계산하고 열심히 일해서 드디어 그가 찾던 광맥을 발견하는데… 여기서부터는 스포일러입니다.

다섯 번째 에피소드 “The Gal Who Got Rattled”은 스튜어트 에드워드 화이트의 단편을 각색한 것입니다. 앞의 에피소드가 원작에서 충실했다면 이번 에피소드는 원작을 조금 확장시켰다고 해요. 예를 들어 영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피어스 대통령이라는 개는 원작에 없다고 합니다. 하여간 이야기의 배경은 오레곤으로 가는 포장마차 행렬을 다루고 있습니다. 여자주인공은 여행 중간에 오빠를 잃고 곤란해집니다. 오레곤으로 가더라도 받아줄 사람이 있는지 알 수 없고 가지고 있는 돈도 없지요. 다행히도 주인공 주변에는 걱정해주는 사람들이 없지는 않습니다. 잘 하면 해피엔딩이 가능하겠어요. 역시 운이 따라준다면 말이죠.

마지막 에피소드 “The Mortal Remains”는 역마차를 타고 가는 승객들이 주인공들입니다. 이들은 호텔까지 가는 동안 온갖 소재로 수다를 떠는데, 에피소드가 중반을 넘기면 과연 이 마차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이 마차에 탄 사람들의 진짜 상태가 어떤지도 확신이 서지 않습니다.

코엔 형제의 영화들이 대부분 그렇듯, [카우보이의 노래]도 고전 클래식 영화 장르의 재해석입니다. 이 영화의 배경이 되는 서부도 진짜 서부가 아니라 서부극의 서부죠. 영화는 이들 세계의 사실성을 증명할 생각이 없습니다. 영화는 코엔식 아이러니로 고전 서부극의 명예롭고 결백한 그림을 깨트리고 있지만 그렇다고 수정주의적 접근법도 거의 허용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 원주민들은 전형적인 옛날 서부극 영화의 스테레오타이프로만 가끔 등장할 뿐이죠.

은행강도에서부터 역마차에 이르기까지, 서부극의 온갖 소재들이 등장하고 진지한 멜로드라마에서 슬랩스틱까지 성격도 다양하지만, 이 영화 속 주인공들은 모두 코엔 형제가 만들어낸 코엔스러운 세계에 갇혀 있습니다. 거의 랜덤인 운이 주인공의 운명을 결정하고, 이는 선악과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세상은 늘 생각보다 괴상하고 미래를 예측하기는 어렵습니다. 종종 영화는 매정하게 장르 도구들을 놀리는 잔인한 신에 의해 지배된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앤솔로지 대부분이 그렇듯, 옥석이 있고, 어느 것이 옥이고 석인지는 관객들의 취향에 따라 다를 것입니다. 코엔 형제가 만들어낸 인공적인 서부 세계의 향취를 즐기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이들의 이야기가 조금 더 현실 세계에 닿아있기를 바라는 사람들도 있겠죠.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이는 만족스러운 뷔페입니다. 모든 걸 좋아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훌륭한 요리사가 만든 훌륭한 요리들이죠. (19/03/03)

★★★☆

기타등등

코엔 형제의 첫 디지털 촬영 영화입니다.

감독: Joel Coen, Ethan Coen, 배우: Tim Blake Nelson, Tyne Daly, James Franco, Brendan Gleeson, Zoe Kazan, Liam Neeson, Tom Waits

IMDb https://www.imdb.com/title/tt6412452/

Naver 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78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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